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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차성우 6 1204
살다가 지쳤을 때나,
한가로이 보낼 시간이 있을 때,
그리고
잠들지 못하는 밤에 , 알지도 못할 여러 가지 생각에 빠졌다가
문득,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이나 일들이 떠오를 때가 있었다.

‘어머니,
‘지나고 생각하니 아름다웠던 벗님,
‘말은 없었으나, 은근히 뒤를 보살피시던 선생님,
...

그러나 그때 그 모습으로 남아있을 이들은 아무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중에서도 이미 세상을 떠나신 이들을
그리워만 하고 만날 수 없음이 얼마나 안타까운지,

만날 수는 있으나
주어진 상황의 차이로 또는 환경의 차이로 만나서는 아니 되는 그리운 사람들,
잊어버린 꿈들 또한 있으니,

사람 사는 세상이 어찌 이리도 안타까운 것인가,
아니면 못난 자신의 한계 때문인가.
인연이 있으되 여러 모양이 있어서 그리워만 하되 만날 수 없음이
또한 인연의 한 모양인 듯하다.

중학교 때 아버지를 여의고 형의 집에서 살던 친구가 있었는데,
우리는 밀살이 하러 밭에 가기도 하고 토끼를 잡으러 산으로 가기도 하고.
물고기를 잡으러 강가에 가기도 했었다.

 어느 겨울밤 친구네 집 외양간 곁방에서 몇이 어울려 밤새도록 도란거리다가
새벽에야 잠들고 늦게 일어났는데,
방문을 열고 내다보니 새하얀 눈이 마당 가득히 쌓여 있었다.
눈을 크게 뜬 친구들의 눈에는 말로 할 수 없는 기쁨이 솟고 있었다.
그 새하얀 눈이 얼마나 우리들 가슴을 설레게 하였었던가,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이요 만날 수 없는 친구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사는지,
늘 생각하고 떠 올리는 심정은 아릿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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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남 >

세상에서는 당신을
만나는 일이
아니 된다기에

내 가슴 속 동리
어딘가에
주소를 만들고

오늘도 나는
당신을 만나러
길을 떠났네.
6 Comments
해야로비 2009.07.13 15:15  
저도 가슴 속 동리 어딘가에 주소를 만들고 만나야할 분이 참.....많네요~
차성우 2009.07.13 22:34  
짙은 하늘을 날으시면,
거기,
고운 이들이 있을 거예요,

가만히 눈을 감으시면
아름다운 해야로비 처럼
옛날에 있을거예요.  ^0^
열무꽃 2009.07.14 07:49  
저의 취미 중 하나는
자면서 꾸는 꿈.

이제는 나도 할머니가
되어버려서인지
찾아오지 않으시는
나를 키위주신 외할머니,
오늘밤은 날개 달고
찾아가 뵈어야지.
차성우 2009.07.14 08:40  
꽃이 필 때는
하늘이 내려와 마중한다 합니다.
꿈길은 또 얼마나
우리들 맘을 설레게 하는지요,
풋풋하고 넉넉하신 열무꽃님..^0^
정영숙 2009.07.14 19:18  
차성우님, 꼭 내맘을 알고 미리 글 쓰신것 같네요.
차성우 2009.07.14 22:00  
사람의 생각, 마음, 형편
어느 누구라도 그리
크게 차이가 날 성 싶지 않습니다.
좋은 날 누리십시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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