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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줄

이동균 4 717
이게 정녕 핏줄이란 말인가?


우리 집사람 시집와서 첫 핏줄이란 걸 느꼈다는 이야기

주택인 우리 집, 저녁에 식사 마치고, 거실 화장실을 두고 꼭 마당에 나와서 오엽송 밑에서 

소변을 보는데,  참 좋다.

시원한 느낌에다, 하늘의 별을 혜면서 보는 일도 그렇지만,

어느새 뛰어 오는 그 놈의 개를 한 쪽 발로 쫒아가면서 볼일을 보다가 보면

더러는 좀 흘리기도 하지만 별을 헤며 볼일을 볼 수 있는 우리 집은

그 정도 불편은 충분히 보상하고도 남는다.

종종 마누라에게서 들켜서 잔소리를 듣지만 특유의 넉살로 위기를 모면 하는 데는 별 문제없다.

한 번은 마누라 혼자 방에 들어와 킥킥거리고 난리다. 나를 보더니

이 집 식구들은 전부다 왜 그러느냐고

당신 하나 그 나무 밑에서 오줌 누는 것은 그렇다 치고,

그렇게 젊잖으신 아버님까지, . . . 방금 나가다가 민망해서 혼났다고,

그게 부전자전이냐 좀 좋은 것을 따라해야지 아이고 이제 아버님을 민망시러버 우에 보꼬?

하면서 곤란해 한다. 정작 아버님이야 아무렇지도 않다.

그런데 우리 막내 그 자슥은 4살 이후 꼭 그 나무 밑에만 볼일을 본다.

그래서 일까 나무의 색이 싱싱하기는 하지만 황금 빛을 다소 발하고 있다.

그 나무 밑의 볼일 습관은 3대를 내려갔다.



대건 괴담


대건고등에 부임 2년차에 그해 새로 부임해온 화학과 모 선생,

키가 꽤 크다.(나는 세상에서 가장 꼴불견을 씰데 없이 키 큰 것이라고 생각한다.)

좀은 순진하고 장난이 잘 먹힐 것 같은 친구다.

아침마다 학교에서 큰 볼일을 본다.

집에 식구들이 많아서 어쩔 수가 없단다.

교감에게 항의 했다.

항상 학교에서만 볼일을 보는 교사와 집에서 항상 뒤처리를 하고 오는 교사를

꼭 같이 월급을 주면 안 된다. 고 항변하는 나의 넋두리에

난생 처음 그런 소리를 들은 신임교감이 난감해 하는 모양을 여러 교사들은 즐겁게 바라만 봤다.

한번은 아침에 화장실을 가는데,

그 착한 선생 혼자 신문을 들고 가는 폼이 그시기가 확실하다.

소리 없이 따라 갔다.

허리춤을 내리고 한 덩어리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청소용구함의 빗자루를 화장실 문틈으로 밀어넣고(화장실 문을 요즈음은 모두 수리해서 틈이 없음)

힘차게 좌우로 흔들고 모로 세워 털고 다시 좌우로 흔들면서

그 거룩한 장소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그 안에서의 비명 소리와 당황하는 소리가 나를 더욱 자극했다.

한참 후 마무리로 물 한 컵을 받아 위로 뿌리고는 유유히 소리 없이  사라졌다.

교무실 내 자리로 올라오면서 작전상 내 몸에 물을 좀 뿌리고 자리에 앉았다.

그 선생님 올라오시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좀은 상기된 듯 그 선생님이  들어 왔다. 내가 먼저 선수를 쳤다.

혼잣말로 “이 누묵 자슥들 장난을 쳐도 정도 것이라야 말이지, 화장실에서 그게 뭐야

물까지 뿌리고 말이야 아이 쉬바! ’

ㅡ먼저 내가 씩씩거리니까, 옆에 오더니

 ”행님도 당했어예? 아이쒸! 형님, 쫌 기다려 보이소.

내가 범인을 잡아가지고 식겁을 미기끼예! 아마 권선생 그 자슥이 그랬을 깁니다.“

그 날 이후 일주일 동안 범인색출에 온 경찰력을 동원 했지만 실패하고

누가 지나가는 소리로 우리 학교 그런 장난 칠 사람 한 사람 뿐인데,

엉뚱한 데서 찾고 있냐고 힌트를 주었지만, 결국은 나의 자백을 받아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영원히 미제의 사건, 괴담으로 남아있다.


나의 막내 이름 이성섭 수성중 3학년,

윤리 시간이었는지, 너무 조용히 수업만 하니까 심심하더래,

그래서 평소 갈고 닦은 솜씨로 선생님 코밑(그놈 자리가 앞에서 두 번째)에서

수업 중 휴대폰 진동소리를 흉내 냈는데(윗 입술을 약간 밀어 콧소리를 내면 거의 흡사)

선생님이 깜짝 놀라 선생님 호주머니를 뒤지더니 당신의 휴대폰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휴대폰 울린 놈 나오라고 고함을 쳤데, 결국은 범인이 나타나지 않자.

휴대폰을 사용하는 에티켓을 한참 훈화 하시고 다시 수업을 하셨는데,

이 놈이 10분쯤 후에 또 한번 장난을 쳤데.

그러자 교실 분위기가 너무 험악해져 결국 자수를 했다.

휴대폰 가지고 나오라는 호통에,

'휴대폰 없는데요.'

'이 자슥이 선생님을 놀려,' 하시면서 귀가 찢어지도록  당기니까,

“휴대폰 없이도 할 수 있습니다! ”  비명에 가까운 소리로 애원을 하니, 

학생들 앞에서 정말 확실히 속을 수 있도록 시범을 보이면 용서해 주신단다.

그래서 휴대폰 진동소리를 내고 용서를 받았다.

친구들의 환호에 내친김에 다른 소리도 하라고하셔서,

오토바이 소리를 내었데.

그것도 종류별로 산악용 오토바이, 다방아가씨 오토바이, 야마하 질주용 오토바이를 구분해서 내고,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비트박스연주를 피날레로 정리하니,

선생님 말씀 왈 '너거 애비를 어떤 사람인지 꼭 한번 보고 싶단'다.

그날 수업은 그것으로 끝이었데.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아비의 심정을 어찌 하리요?

이 애비의 얼굴을 그 선생님께 보여드려 말어!



아, 이것이 정녕 핏줄 이란 말인가?
4 Comments
산처녀 2006.09.25 19:51  
  ㅎㅎㅎ! 선생님 제 배꼽 돌려 주세요 ㅎㅎㅎ
아니 거시기 볼일도 대를 이으시더니 코미디도 대를 이으세요?
참 행복이 묻어 나는 집안입니다.
힘든 세상을 그렇게 웃을수 있는 재치를 갖인 분이야 말로
참 행복의 조건을 갖추신 분입니다 .
김경선 2006.09.26 07:33  
  이샘, 애비얼굴 자신 있심더!
함 보여 드리이소.
오늘도 재미있는 하루가 시작됩니다.

보충수업 빼 먹고 몰래 영화연기학원 다니던
아들 놈 때문에 저 학교에 불려가서 욕 많이 먹었죠.
"샘얘, 야는 고등학교 안 가도 됨니더. 그냥 놔 두이소."
해야로비 2006.09.26 08:52  
  ㅋㅋㅋ  재밌어요~~
저는 아들이 없어서 그런가요?  그런.....재밌는 이야기를 들을곳이 없었는데...이아침....시원하게 웃고 시작합니다.~
수패인 2006.09.26 09:48  
  어릴적엔 선생님은 거시기도 안하는 줄 알았었죠.
아침부터 진료실이 매케~합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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