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연주.감상후기, 등업요청, 질문, 제안, 유머, 창작 노랫말, 공연초대와 일상적 이야기 등 주제와 형식, 성격에 관계없이 쓸 수 있습니다.
단,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는 금지하며 무단 게재할 경우 동의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회원문단은 자유게시판으로 통합되었습니다.

아이들과 타임머신

윤연모 2 916
  아이들과 타임머신
                                                                  윤연모


교복을 입은 열입곱 살
순수덩어리들을 보며
꼭 이십 년 전에 담임을 했던
인혁, 진회 성조를 떠올려본다
그 아이들도
짙은 고동색 교복을 입고
정해진 교육이란 틀 속에서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반짝이며
나를 선생님이라 따랐었지

삼십 대 중반이 되어
내 눈 앞에 나타난 청년들
대학에서 근무하고 강의하고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단다
마음속에 있던 아이들이
동화 속에서 나와
타임머신을 타고 나타나니
키도 더 크고 몸도 튼실한
멋진 청년들이다

어린 시절 고운 미소에
예쁘게 답해주었을 뿐인데
물주고 햇볕을 쬐어준 것처럼
멋진 열매 맺어 향훈(香薰)이 곱다
너희가 들고 온
붉은 장미 꽃바구니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세상의 눈으로 보면
초라한 한 인간을
스승으로 받들어주는
너희 마음이다
                                2007. 5. 2.
2 Comments
바리톤 2007.05.03 11:28  
  무엇보다 보람된 일은 바로 사람을 키우는 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저는 공교육의 선생님은 아니지만 그런 보람을 느끼기 위해 사교육인 학원으로 들어선지 4년 쯤 됩니다. 하지만 그러한 보람을 느끼기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을 댓가로 치루어야 한다는 것을 비로소 느끼는 것 같습니다. 청소년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선생님의 글을 통해 선생님으로서 저의 현재를 돌아보게 됩니다. ^^
윤연모 2007.05.04 13:38  
  바리톤 선생님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선생님의 글에서 풀잎처럼 겸손함과 태양처럼 뜨거운 열정이 느껴집니다
제가 느낄 정도의 겸손함과 열정이라면
분명 선생님이 가르치는 학생들도 느낄 것이고
먼 훗날 뜨거운 인연으로 다시 나타날 것입니다.
따뜻하게 보살펴주고 근지러운 데를 잘 긁어주어야 하겠지요.
이 아름다운 계절, 오월에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윤연모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