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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제일 못됐다?????

박성숙 1 759
결혼하기전 개를 키우다가 죽으면 초상을 치를 정도로 많이 울고
 
마음이 아파 우리 아이들이 개를 키우자고 해도 절대로 허락 안 했는데
 
어찌 하다가 똥개 한마리를 애완견처럼 키우게 되었다.
 
10여개월 정말 너무나 이뻐하면서그렇게 살을 부비며 지냈는데....
 
 개는 집에 하루종일 있는 사람이 키워야 한다고 하던데
 
아침에 나왔다가 저녁에 들어가는 우리의 생활이니
 
개 성격도 이상하게 변하는 것 같았다.
 
우리가 집에 들어가면 완전히 난리가 나는거다.
 
잠시도 가만히 있질 못하고 방방 뛰고 하루종일 혼자 집에 있다보니
 
어떤 물건도 잠시만 관리 잘 못하면 다 물어 뜯어 놓는거다.
 
개한테 물어뜯겨서 버리게 된 살림살이만 해도 무시 못할 정도다. ㅎㅎ
 
그런데다가 털이 어찌나 빠지는지 어찌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옷을 사다 입히고, 털을 깎이고 목욕을 시키고 별짓을 다해도
 
빠지는 털때문에 사람 미칠 지경이었다.
 
그러다가 이런 고민을 우연히 남편 친구한테 얘기했더니
 
아는 사람이 과수원을 하면서 개도 키우는데 거기다 맡기자고 한다.
 
처음엔 어떻게 그럴 수 있나 많이 망설였는데 빠지는 털 때문에
 
도저히 참을수가 없고, 혼자 저렇게 집에만 있느니
 
다른 개들하고 어울려 지내는게 낫겠다 싶어 보내기로 했다.
 
그렇게 개를 보내고 참 많이 울었다.
 
아들아이는 자기한테 말 한마디 없이 보냈다고 화가 나서 말도 안하고.
 
남편 친구한테 개 소식을 물으니 밥도 잘 안먹고 새 주인한테도 으르렁대고
 
물려고 해서 맞기도 한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니 정말 마음이 많이 아팠다.
 
이쁘다고 할 때는 언제고 개 때문에 생활이 불편하다고 그렇게도

매정하게 다른 곳에 보내버리는 내가 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7개월이 지났나?
 
어제 우연히 그 개가 있는 곳에 가서 개를 봤다.
 
그 곳에 보낼 때보다 더 많이 커 있었다.
 
남편과 내가 들어가니 처음에 막 짖다가  지 이름을 부르자
 
금방 알아듣고 조용해진다.
 
곁에 가서 쓰다듬어 주니 옛날 그 버릇대로 발랑 눕는다.
 
그 모습을 보니 어찌나 안 됐던지 또 눈물이 나온다.
 
그래도 잘 먹었는지 몸도 통통하고 생각보다 잘 있는 것 같아
 
안심이 되었다.
 
마당이 있는 집이라면 지금이라도 당장 데리고 가고 싶었다.
 
그러면서 내가 참 못됐지 못됐지 하는 생각에 눈물이 더 난다.
 
자주 보러 올께 하고 개를 뒤로 하고 나오면서
 
그래도 집에 그렇게 매일 혼자 있는 것보다 다른 개들이랑
 
어울려 지내는 것이 너한테는 더 나을거다 하는 위로의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1 Comments
수패인 2006.04.04 16:54  
  독한사람 아니면 개 제대로 못키운다네요.
그 개한텐 넓은들이 오히려 행복할거예요.
몇해전 키우던 개가 집앞 횡단보도에서 신호위반뺑소니차에 치여
그자리에서 죽는걸 보곤 우리집 세여자가 거의 한달간을 우울해 하더군요.
그후론 절대로 개 안키워요.사람과의 헤여지는 아픔에 비할바는 아니겠지만 정들은 애완동물과 헤여지는것 또한 아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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