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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물의 길

사은 3 1552
너는 바람에 밀리는 안개이다가 때론
희망의 무지개 빛을 피우기도 하다가
빙점아래서 얼음이다가
때론 거대한 빙산으로 타이타닉을 삼키기도 하다가
지구 온난화로 그 차가웠던 너의 의지가 녹고 녹아
뜬구름으로 하늘에 머물기도 하다가
어느 고비사막에 뿌리는 생명이다가
지층을 흐르는 광천수이다가
더러는 나무를 키우기도 하다가
너는 내 몸에까지 들어와
70%가 물로 된 나를 채우는 바다였다.
너는 강물이다가 홍수이다가
광풍으로 요동치는 파도이다가
그렇게 돌고 돌아 죽이기도 하다가 살리다가
쉬지 않는 너는 나에게 힘겨운 사랑이었다.
너는 잃어버린 첫사랑의 눈물이다가
한 잔의 커피이다가
끝없이 버려도 살아나는 나의 꿈이었다.
너는 어느 병사의 수통에 가득한 위로이다가
노아의 홍수이다가
세느강을 흐르는 낭만이다가
어느 완강한 댐에 갇혀 밤이면 밤마다
물안개로 끝없이 피어오르는 그리움이었다.
그러다, 너는 바람과 눈이 맞아
심술꾸러기 폭우이다가
어느 정글에 푸른 숲을 살찌워 놓고 너는
또다시 태양과 눈이 맞아
내 고향 7월에 피는 뭉게 구름이다가 또다시 너는
생명으로, 궁창(穹蒼)에 가득한 생명으로 남는다는




2003년 12월 29일 늘 푸른 제주에서 사은 김광선 시인목사


3 Comments
오숙자.#.b. 2003.12.30 10:06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체에
그생명을 유지시켜주는데
없어서는 아니될 존재,
공기처럼 중요한 것 또한 '물'입니다.
또한 모든것을 말끔히 씻겨주기도 하는 '물'
이 귀중함을 잊고 삽니다.

사람들의 온갖 고통속에서 흐르는 '눈물'
기쁨과 감동의 '눈물'도 존재하네요...
꽃구름언덕 2003.12.31 15:21  
  땅이 혼돈하고 공허할때 부터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셨다 했지요.
사은 목사님  어쩌면 물에 관한 깊고 심오한 통찰력을
이리도 잘 표현하셨는지요.
늘 물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
광풍에 용동하는 물은 닮고 싶지 않았는데
오늘 목사님의 시시를 읽으니
물에 대한 더한 고마움과 공기같이 잔잔한 시내같이 살아야겠다고
이 해가 다가기전 아쉬움으로 마음다져봅니다.
감사합니다.
사은 2004.01.06 21:50  
  오숙자교수님! 이번에 행사 잘 치루셔요. 언젠가 저두 참석할 날리가 속히 오길  꿈꾸어 봅니다.
꽃구름언덕님! 그 넉넉한 마음으로 늘 내게 용기를 주시는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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