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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저 혼자 짙어간다.
꽃구름언덕
(58.♡.251.233)
회원문단
4
952
2007.05.04 13:46
찬바람 눈보라에 떨던 겨울 지나고
훈풍이 흔들어 깨운 별 같은
꽃들이 한꺼번에 피어 날 때
온 세상이 화려한 꽃에게
마음을 다 빼앗겨 행복에 겨워했다.
숲은 안다. 그 찬란함이 오래가지 못할 것을.......
낙화의 허무에 마음 다칠까
지는 꽃 보다
고운 연초록 연두 빛
아슴한 새순을 키워 내며
잔치 집 뒷정리 하던
종가집 며느리 처럼
뒤를 살펴 떨어진 꽃잎들을 치운다.
폭염에 지쳐 시드는 일 없도록 숲은 저 혼자
그늘 데리고 가만가만 짙어간다.
어느 결에 진한 그늘 되었는지
어느 틈에 샘물 흐르게 하였는지
착한 바람 너른 그늘 데리고 숲은 몰래 짙어간다.
나리꽃 외롭지 않게 숲은 저 혼자 짙어간다.
내생의 들판도 고단한 더위 식혀줄
푸른 바람이는 숲으로 짙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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