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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나무인가요?

simon 11 938
봄 기운이 완연합니다.
앞으로도 몇 번쯤은 꽃샘 추위가 있겠지만, 자연의 섭리야 거스를 수 없겠지요.
내마노 가족 여러분! 춘곤증을 모르는 활기찬 나날이 되시기 바랍니다.

뒷산을 한 바퀴 돌면서 흥얼거리는 가곡의 레퍼토리를 바꾸다 보니, 허윤석님 시 조두남님 곡의 “산”도 포함이 되었습니다. 헌데 가사 중에 “사향나무 가지마다 눈물 먹은 꽃이 피면~~”의 ‘사향나무’가 어떤 나무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전후 내용으로 보면 이른 봄에 꽃이 피는 나무인 것 같은데……… 혹시 봄에 일찍 노오란 꽃을 피우는 '생강나무'의 사투리나 아닌지……..  왜 ‘생강’을 어느 지방(실은 우리 고향입니다만)에서는 ‘새앙’ 이라고 부르기도 하쟎아요. '새앙'과 '사향'의 발음이 비슷해서....... 생강나무는 북한산 골짜기에서도 볼 수 있는, 이른 봄에 산수유 꽃과 혼동을 일으킬 만한 노오란 꽃을 피우는 나무로 제가 알고 있거든요.

혹시 아시는 분은 알려주세요.
11 Comments
靜 軒 2005.03.11 02:40  
  아는 것은 아니구요... 함께 생각해 보길 원해요. 

1>우선 사향나무의 조건을 보면 노래 가사 전체 분위기를 보아
1. 봄에 피는 꽃
2. 풀이 아니라 나무라는 것
을 알 수 있어요.

2> 이제 사향나무로 불리우는 것들을 살펴 보기로 해요. 
1. 백리향  -  사향나무
2. 수수꽃다리 - 세발 사향나무

그럼,  1번>의 조건을  2번>에 적용시켜 보지요.
1. 백리향 -  향토언어로 사향나무로 불리우기도 하지만 이 꽃은 6월에 피기 때문에 봄꽃이 아니에요.  그리고 또 꿀풀과 식물로서 나무도 아니에요.  오히려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잔디처럼 옆으로 퍼져 나가지요.  그러므로 가곡 가사에 나오는 사향나무의 조건에 맞지 않음을 알 수 있어요.

2. 수수꽃다리 - 이 나무는 물푸레나무과 식물로서 4,5월에 꽃을 피우지요.  그리고 일명 <세발사향나무>라  불리우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것들 중 꽃이 크고 향기가 짙게 나는 것을  라일락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가장 근접한 답은 2. 수수꽃다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수수꽃다리와 라일락을 비교해 보면,
수수꽃다리 -  북한지방의 석회암지대에 자생
라일락 - 전국 각지에서 재배 
   
그러므로 단순히 유추에 지나지 않지만 이 시를 쓰신 허유석님의 고향이 김포시라는 것(제가 잘 알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을  감안하면
노래 가사 속 사향나무는 라일락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전문가가 계셔서 더욱 정확한 설명을 해 주시면 저 역시 기꺼이 저의 견해를 접겠습니다.

감사합니다. 
靜 軒 2005.03.11 07:13  
  빠뜨린 것이 있습니다.
배제할 수 없는 사실은, 사향나무가 작가만 아시는 어떤 향기나는 나무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곡을 감상하는데 방해되지 않는 쪽으로 상상하시면서 즐기는 것이 좋으실 것 같습니다.  지금으로서는....    감사합니다.
배주인 2005.03.11 07:50  
  저도 사향나무가 궁금하여 
어제(3월 10일) 오후 6시30분경
산림청과  국립 수목원등  ..  알아볼수 있는 기관에 문의해보았지만
뾰족한 답이 없었습니다. 
 연구원들도 사향나무라는 이름은 처음들어본다는 답이었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섰지만  작시자의  시어 운율(?)을 맞추기 위해서 라든지,  작시자만  알고 있던 나무, 또는 생강나무의  지방 사투리일것
같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사전에도  사향나무는 없는것같아  저두  궁금증만 더욱 더...

참고로  작시자  허윤석선생님께서는 김포에서 생활하신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1995년  돌아가셨구요.
노을 2005.03.11 10:37  
  나무를 무척 좋아하는데 나무 이름은 아는 게 별로 없어요.
나무에 관한 책도 사보는데 글로만 봐서는 잘 모르겠더군요.
이렇게 자세한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대하는 일은
가곡을 듣는 것만큼 즐겁군요. 
"산"을 다시 들어봐야겠어요.
simon 2005.03.11 11:06  
  靜軒님! 배주인님!
친절하신 조언 고맙습니다.

저도 혹시 새발사향나무(수수꽃다리=라일락)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늦봄/초여름을 느끼게 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 "사향나무"의 정체(?)가 확실해 질 때 까지는
정헌님의 두 번째 조언과
배주인님께서 제보해 주신 내용,
그리고 뒷산에서 이른 봄에 노오란 꽃을 피우는 나무를 참작하여
생강나무로 상상할까 합니다.

다른 정보가 있으시면 또 알려주세요.
고맙습니다.
simon 2005.03.11 11:08  
  엇?!
그 사이 노을님이 다녀가셨군요.
감사합니다.
서들비 2005.03.11 14:43  
  저도 덕분에 공부 많이 했습니다.
앉아서 뒤져보는 것 가지고는 영 신통ㅎ지가 않았는데,
고맙습니다.
내맘대로 생각해도 된다면,
개인적으로는 [수수꽃다리]로 하죠  ^^
윤교생 2005.03.12 19:05  
  많은 공부가 되었네요..
조목조목 잘 써주셔서 이해가 빨리 되는데요....

靜軒님..
감사합니다...^^
클레르 2005.03.13 00:27  
  靜軒님.  설명 잘 읽었습니다.  제가 앞서는 크게 여쭈었다가 다시 이리로 왔습니다.  여기서 시작된 얘기라서요...  정헌님의 글 속에는 생강나무라던가  산수유에 대한 언급이 없던데 이 나무들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물론 각자 음악에 방해되지 않도록 듣기를 권하셨지만 ...
그 외 이 노래에 대해 생각하시는 바를 듣고 싶군요.  아무거나.. 
靜 軒 2005.03.13 10:40  
  안녕하세요? 
지난 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으로서는 어떠한 상상인들  뭐 어떻겠습니까?  작사가가 벌떡 일어나 바른 답을 알려 주지 못하는 바에는... ^^   

저의 생각을 물으셨는데...

이제 전체적인 저의 이해를 적어 보겠습니다.
잠시 가사를 적겠습니다. 

소리없는 가랑비에 눈물씻는 사슴인가...
영을넘는 구름보고 목이쉬어 우노라네..
아  산에 산에 사노라
사향나무 가지마다 눈물먹은 꽃이피면
푸른언덕 그늘아래 숨은새도 울고가네..

싸리덤불 새순밭에 숨어우는 사슴인가
속잎피는 봄이좋아 산을 보고 우노라네
아- 산에 산에 사노라
동백나무 가지마다 송이송이 꽃이피면
나물캐는 산골처녀 물소리에 귀를 씻네

1) 시인이 어느 한 장소에서 주위 풍경을, 약간의 이상을 가미해 묘사한 경우를 생각해 봅니다. 

이 곡의 제목이 <산> 이므로 우리는 얼마간 깊은 산 아니면 산 속을 상상해 왔습니다. 
그러나 싸리덤불 새순밭, 산을 보는 일, 동백나무,  나물캐는 일은 결코 깊은 산이나 산 속에 있거나 그곳에서 행해지는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따뜻한 산기슭의 어느 시골 마을을  상상하면 노래 전체 분위기를 잘 살리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앞서 발음의 변화로 인한 사향나무가 아니라 사향나무로 불리우는 것들 중 자생지가 남쪽인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그렇게 말씀드린 이유는 시인이 언급한 동백나무 때문이었습니다. 이 동백나무는 아시는 것처럼 중부 이남 해안지대에 군락을 이루어 자생하는 수종입니다.
산 중에서 자라는 나무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저는 산에 있는 나무를 택하지 않고 그저 남쪽 해안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나무로 이어가 보았고 그 이름이 서구적이라 운률이나 어감에 맞추려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았을까 하여 말씀드렸던 것입니다.  그러나 결코 정답이 아님을 저도 압니다. ^^  왜냐하면 오늘 아침 저는 차라리 제가 가장 좋아하는 향기로운 <조팝나무>로 이해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 
저는 이 가사 속의 사슴은 시인 자신을 가리킨 것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따뜻한 남쪽 산기슭의 어느 마을에서 산을 바라보며 또 주위를 바라보고 서 있는 시인을  그려보았습니다.

2) 시인이 전체를 상상에 의하여서 쓴 가사라면...

우리 역시도 각자 나름대로 상상하며 부른다 한들...^^ 

대답이 되었나 모르겠습니다.
부족한 저의 생각을 물으시고 또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클레르 2005.03.13 13:25  
  성실하신 대답 고맙습니다.  참  깊이있게 생각하시는 분이시군요.  겸손하시고..  즐거운 생활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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