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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연가

임현빈 3 1341
가난한 연가  / 현빈       

 
 
하루 스물네 시간쯤
참회한 눈물로
나를 깨끗이 씻어서
정결한 몸으로
그대에게 가고 싶다

이제 더 이상 세상 살기 싫어
포기한채 죽음이나 기다리는
그대에게 손을 내밀고 싶다

세상이 그대를 버려
그대도 세상을 버려
아무도 찾지 않는 그 자리에
맑은 마음으로 들어서고 싶다

그대를 찾아 주는 건
빈 손으로 달려오는 바람과
보석처럼 귀해 보여도
돈으로 환전할 수 없는
별들 뿐 이다

나도 그대에게
내어 드릴 수 있는 건
빈 몸뚱아리 뿐
그나마 차거운 그대의 몸을
따듯하게 데워 드릴 수 있으리

이 가난한 시대에
그대에게 맑음으로
홀로 다가서고 싶다.
3 Comments
바다 2003.10.15 22:20  
  이 가난한 시대에
그대에게 순수
그 자체의 맑음으로
홀로 다가서고 싶다

현빈님의 그 깊은 뜻을
그 님이 알아주기를 바랍니다
오숙자.#.b. 2003.10.15 23:25  
  현빈님!

雅歌 처럼 사랑의 깊이가 느껴집니다.


올라가기 보다 내려가기를
커가기보다 작아지기를
소리내기보다 침묵하기를
화려하기보다 단순하기를
풍요롭기보다 소박하기를
고민하기보다 고통당함을
사랑 하게 하소서


최비오 신부님의

<가난한 이들의 기도> 입니다.
호수나무 2003.10.21 12:17  
  순한 섬 하나 키우고 싶다

하늘과 바다
작은 동그라미
그림도 쉬운
순한 섬 하나 키우고 싶다

겉옷 벗어두고 맨발로 나서면
반나절도 안 되어 제 자리로 돌아오는
은반지처럼 하얀 해변
가끔 소곤거리는 씨앗 몇 줌 가지고 가서
목소리 눈빛도 물새 닮아 살다 오면
어려운 숙제 같던 세월도 끄덕여지고
성난 삶들의 손도 따뜻하게 품을 것 같다

결 고운 햇볕과 바람 데리고
내 안에
순한 섬 하나 키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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