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정경
봄 안개가 파르스름하게 내렸다 걷히는
이 고즈넉한 산골!
봄비가 내릴 때나 달무리진 날엔 30리 밖의 긴 기적 소리......!
밤이면 산 짐승 소리 간간히 들리고
일찍 잠깬 닭 울음소리로 새벽이 옵니다.
날로 심화 되는 이농 현상으로 인해 아이들이
다니던 예쁜 분교가 폐교 되면서 노란 스쿨버스가(아이들은 꼭 학교차라고 한다.)
몇 안 되는 이 산골 마을의 학생들을 태우러 오면 이젠 제법 시골에 적응해 가
두 아들 녀석들은 건강한 목소리로 인사를 하며 뛰어갑니다.
게으른 성격으론 시골이 적합지 않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황금빛 가슴을 한 산새들 때문에
일찍 잠이 깨었습니다.
그림 같이 가라 앉은 마을 앞산에 봄 볕 에 등이 떠밀려 올라봅니다.
크고 작은 산들 주위로는 물빛 안개가 신비스레
둘려있고 이마를 맞대고 봄 치장이 한창입니다.
하늘은 어제 내린 봄비와 부는 바람으로 더욱 말갛게 씻어 주고
구름 또한 아가의 살결 같이 곱습니다.
자연과 어울려 살며 자연의 일부분이 된 사람들은 저 넓은 일터를 향해
바삐 움직이고 밝게 소리치는 질박한 사투리가 산울림이 됩니다.
지난 봄 이사 와서 아직 낯설어하고 머뭇거려지던 이곳의 생활이 시작될 때 이곳
사람들의 인심과 함께 그렇게도 용기 주며 탄성을 자아내게 하던 진달래며 산수유 꽃이
여전히 피어나고 배꽃, 살구꽃이 팝콘처럼 흐드러집니다.
이제 곧 연초록 잎 새로 장식 하겠지요.
빨갛게 피어나는 복숭아의 새순!
온통 녹 보석 같은 새 잎을 매단 낙엽송의 큰 키......!
칡넝쿨 아래 산나물은 따스한 기운을 한껏 들이키며 새봄을 맞이하겠지요.
봄을 노래한 아름다운 가곡들을 혼자 부르며 취나물이며 두릅, 고사리 등을 꺾어 겨울 반찬도
마련하고 우리가 살던 인천의 이웃들 에게도 한 묶음씩 보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도시에 살 땐 자연이 그립더니 이젠 사람들이 그립습니다. 그 그리움을 채울 수 있는
대상이 곧 산나물 준비 하는 거며 채소를 가꾸는 일이 되었습니다.
조그맣게 흉내 낸 비닐 하우스엔 옥수수며 호박 오이 등의 각종 채소와 또 갖은
꽃씨까지 예쁘게 자라고 있습니다.
올 일년을 기쁘게 해줄 이 모종들을 이제 곧 제 땅에
잘 자라게 옮겨 심어 주어야겠습니다.
이 마을 사람들의 숱한 이야기를 간직한 산모롱이 마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릅니다.
구슬처럼 산자락에 부딪칩니다.
금빛으로 부서지고 무지개가 됩니다.
전설 같은 얼굴로 핀 할미꽃, 민들레 ,제비꽃,
별처럼 작은 낙엽송 숲의 이름 모를 노란 풀꽃들.......!
그 숲으로 쏟아지는 이 찬란한 아침햇살과
아기새 눈망울 같은 아침이슬 ......!
살아 있는 것에 대한 경이로움과 신비함......!
모든 생물들과 논밭에 생명 줄이 될 실개천이 바쁜 세상사 와는 달리 너무나 여유롭게 흐릅니다.
그러나 이 한적한 곳에도 어두운 농촌 현실로 인해
제초제며 농약으로 해서 냉이며 달래 같은 밭에 있는 봄나물이 귀해졌습니다.
나물 캐는 처녀도 마을을 떠난 지 오래고 소 먹이던 목동 또한 옛일을 간직 한 채,
소먹이는 할아버지들만 등이 휘어지신 채 계신 일이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맑은 까치소리 일할 힘을 주는 뻐꾸기 소리
참새들의 합창소리가 있는 이 산 골짜기도
사과꽃 향기가 짙어 오면 꿀벌 들의 잔치로 온 마을이 떠들 썩 할 것입니다.
과수원의 푸른 열매들과 다른 많은 종류의 천연계가
주는 그 선물들을 거둘 때를 위해 묵묵히 사는 사람들이 멋져 보입니다.
저 먼 도회 사람들의 들뜨고 분주한 생활, 세상의 조그만 안락의 단면들이 또한
그 많은 우수사려가 잎 더디 피는 빈 감나무 가지 사이로 보이는 구름처럼 부질없는
것임을 일찍 깨달은 사람들은 감사를 늘 간직하고 살아갑니다.
나 또한 여기 이 아름다운 곳에 사는 것이 조금은 불편하기도 하지만
얼마나 큰 축복을 받고 사는지 늘 에덴에서의 첫날을 그려 보곤 합니다.
삶의 물결을 적극적으로 헤쳐 가며 살 자신이 없는 나로서는 항상 무엇인가
가시적인 것에 기대고 싶은 습성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천연계는 내 언덕이며 노래입니다.
세월의 때가 묻은 오늘 저 풀꽃만큼의 깨끗함도 없는 나는 부끄럽습니다.
꿈이 찬란한 이 봄!
누구에겐가 모든 생물들과 조그만 풀꽃들도 나고 질 때까지 교훈인
이 아름다운 봄의 정경을 포장하지 않은채 선물하고 싶습니다.
뒷뜰에 앵두나무에선 갓 태어난 병아리 깃털 같은 눈에서 점점 연두 빛으로
반짝이며 동그랗게 자라는 잎새는 생각만으로도 저절로 희망찬
마음이 되고 밝아지는 경험을 하게합니다.
“바라봄으로 변화 한다”는 말은 진실로 인간 마음의 법칙입니다.
이 영악한 세상에 사람들은 전자계산기가 된 듯 감정까지 수치로 재려 한다지만 자연은 이 조그만 소백산 언저리에서 잃어버린 순수를 찾으라고 말없이 교훈합니다.
이 오묘한 조화의 극치를 보노라면 "자연은 신의 예술품"이라고 설파한 단테의
말에 백번 동감하게 됩니다.
또 한 무리의 산새들이 날아오르고 청설모가 재주넘기를 넘기를 하며 오르내립니다.
이젠 내려가서 화단도 좀 더 손질하고 어제 내린 봄비로 따뜻해진
향긋한 밭에 모종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올 여름도 도시에서 온 친구들에게 갖 따서
찐 찰옥수수며 호박전으로 이 산골을 떠들 썩 하게
할 것 이니까요. 뽀얀 아기 쑥으로 쑥버무리를 해서 아이들 간식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앞산을 내려 올 때도 그리움같이 아스럼한 봄 햇살이 향기 토하는
이름모를 들꽃 위로 귀여운 봄풀 위로 재잘대듯 쏟아집니다.
따사롭던 어느 봄날
이 고즈넉한 산골!
봄비가 내릴 때나 달무리진 날엔 30리 밖의 긴 기적 소리......!
밤이면 산 짐승 소리 간간히 들리고
일찍 잠깬 닭 울음소리로 새벽이 옵니다.
날로 심화 되는 이농 현상으로 인해 아이들이
다니던 예쁜 분교가 폐교 되면서 노란 스쿨버스가(아이들은 꼭 학교차라고 한다.)
몇 안 되는 이 산골 마을의 학생들을 태우러 오면 이젠 제법 시골에 적응해 가
두 아들 녀석들은 건강한 목소리로 인사를 하며 뛰어갑니다.
게으른 성격으론 시골이 적합지 않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황금빛 가슴을 한 산새들 때문에
일찍 잠이 깨었습니다.
그림 같이 가라 앉은 마을 앞산에 봄 볕 에 등이 떠밀려 올라봅니다.
크고 작은 산들 주위로는 물빛 안개가 신비스레
둘려있고 이마를 맞대고 봄 치장이 한창입니다.
하늘은 어제 내린 봄비와 부는 바람으로 더욱 말갛게 씻어 주고
구름 또한 아가의 살결 같이 곱습니다.
자연과 어울려 살며 자연의 일부분이 된 사람들은 저 넓은 일터를 향해
바삐 움직이고 밝게 소리치는 질박한 사투리가 산울림이 됩니다.
지난 봄 이사 와서 아직 낯설어하고 머뭇거려지던 이곳의 생활이 시작될 때 이곳
사람들의 인심과 함께 그렇게도 용기 주며 탄성을 자아내게 하던 진달래며 산수유 꽃이
여전히 피어나고 배꽃, 살구꽃이 팝콘처럼 흐드러집니다.
이제 곧 연초록 잎 새로 장식 하겠지요.
빨갛게 피어나는 복숭아의 새순!
온통 녹 보석 같은 새 잎을 매단 낙엽송의 큰 키......!
칡넝쿨 아래 산나물은 따스한 기운을 한껏 들이키며 새봄을 맞이하겠지요.
봄을 노래한 아름다운 가곡들을 혼자 부르며 취나물이며 두릅, 고사리 등을 꺾어 겨울 반찬도
마련하고 우리가 살던 인천의 이웃들 에게도 한 묶음씩 보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도시에 살 땐 자연이 그립더니 이젠 사람들이 그립습니다. 그 그리움을 채울 수 있는
대상이 곧 산나물 준비 하는 거며 채소를 가꾸는 일이 되었습니다.
조그맣게 흉내 낸 비닐 하우스엔 옥수수며 호박 오이 등의 각종 채소와 또 갖은
꽃씨까지 예쁘게 자라고 있습니다.
올 일년을 기쁘게 해줄 이 모종들을 이제 곧 제 땅에
잘 자라게 옮겨 심어 주어야겠습니다.
이 마을 사람들의 숱한 이야기를 간직한 산모롱이 마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릅니다.
구슬처럼 산자락에 부딪칩니다.
금빛으로 부서지고 무지개가 됩니다.
전설 같은 얼굴로 핀 할미꽃, 민들레 ,제비꽃,
별처럼 작은 낙엽송 숲의 이름 모를 노란 풀꽃들.......!
그 숲으로 쏟아지는 이 찬란한 아침햇살과
아기새 눈망울 같은 아침이슬 ......!
살아 있는 것에 대한 경이로움과 신비함......!
모든 생물들과 논밭에 생명 줄이 될 실개천이 바쁜 세상사 와는 달리 너무나 여유롭게 흐릅니다.
그러나 이 한적한 곳에도 어두운 농촌 현실로 인해
제초제며 농약으로 해서 냉이며 달래 같은 밭에 있는 봄나물이 귀해졌습니다.
나물 캐는 처녀도 마을을 떠난 지 오래고 소 먹이던 목동 또한 옛일을 간직 한 채,
소먹이는 할아버지들만 등이 휘어지신 채 계신 일이 안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맑은 까치소리 일할 힘을 주는 뻐꾸기 소리
참새들의 합창소리가 있는 이 산 골짜기도
사과꽃 향기가 짙어 오면 꿀벌 들의 잔치로 온 마을이 떠들 썩 할 것입니다.
과수원의 푸른 열매들과 다른 많은 종류의 천연계가
주는 그 선물들을 거둘 때를 위해 묵묵히 사는 사람들이 멋져 보입니다.
저 먼 도회 사람들의 들뜨고 분주한 생활, 세상의 조그만 안락의 단면들이 또한
그 많은 우수사려가 잎 더디 피는 빈 감나무 가지 사이로 보이는 구름처럼 부질없는
것임을 일찍 깨달은 사람들은 감사를 늘 간직하고 살아갑니다.
나 또한 여기 이 아름다운 곳에 사는 것이 조금은 불편하기도 하지만
얼마나 큰 축복을 받고 사는지 늘 에덴에서의 첫날을 그려 보곤 합니다.
삶의 물결을 적극적으로 헤쳐 가며 살 자신이 없는 나로서는 항상 무엇인가
가시적인 것에 기대고 싶은 습성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천연계는 내 언덕이며 노래입니다.
세월의 때가 묻은 오늘 저 풀꽃만큼의 깨끗함도 없는 나는 부끄럽습니다.
꿈이 찬란한 이 봄!
누구에겐가 모든 생물들과 조그만 풀꽃들도 나고 질 때까지 교훈인
이 아름다운 봄의 정경을 포장하지 않은채 선물하고 싶습니다.
뒷뜰에 앵두나무에선 갓 태어난 병아리 깃털 같은 눈에서 점점 연두 빛으로
반짝이며 동그랗게 자라는 잎새는 생각만으로도 저절로 희망찬
마음이 되고 밝아지는 경험을 하게합니다.
“바라봄으로 변화 한다”는 말은 진실로 인간 마음의 법칙입니다.
이 영악한 세상에 사람들은 전자계산기가 된 듯 감정까지 수치로 재려 한다지만 자연은 이 조그만 소백산 언저리에서 잃어버린 순수를 찾으라고 말없이 교훈합니다.
이 오묘한 조화의 극치를 보노라면 "자연은 신의 예술품"이라고 설파한 단테의
말에 백번 동감하게 됩니다.
또 한 무리의 산새들이 날아오르고 청설모가 재주넘기를 넘기를 하며 오르내립니다.
이젠 내려가서 화단도 좀 더 손질하고 어제 내린 봄비로 따뜻해진
향긋한 밭에 모종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올 여름도 도시에서 온 친구들에게 갖 따서
찐 찰옥수수며 호박전으로 이 산골을 떠들 썩 하게
할 것 이니까요. 뽀얀 아기 쑥으로 쑥버무리를 해서 아이들 간식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앞산을 내려 올 때도 그리움같이 아스럼한 봄 햇살이 향기 토하는
이름모를 들꽃 위로 귀여운 봄풀 위로 재잘대듯 쏟아집니다.
따사롭던 어느 봄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