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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예술

이종균 4 865
짧은 예술
             

샹들리에 불빛 휘황한
어느 연회장
얼음 독수리 한 쌍이
나란히 앉아있다

폭포수에 씻은 듯
크리스탈 투명한 몸
오장(五臟)을 뚫어 봐도
티끌 하나 없다

그는
매서운 눈초리로 사람의
육부(六腑)를 들여다본다

칼과 끌로
찍고 파고, 깎아 다듬던
조각가의 얼굴에 서린 땀방울을
온몸으로 흘리며

오한을 앓듯
부쩍부쩍 야위어
형체를 잃어가는 독수리

긴 인생을 축복하는
짧은 예술이다.
4 Comments
바 위 2006.10.01 16:16  
  선생님 ~


긴 인생 보다 낳은 짧은 예술 부러워

공연히 먼 하늘에 눈길 주니 눈물 넘어

저 세월 맨 무심손바닥 땀 잃은지 오래라


깊은 마음 되새겨
세운 뜻 빛에 날립니다...
건안하십시요.

고맙습니다  ^^;
정우동 2006.10.01 16:28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아라 를 삼척동자도 알고 있습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것은 없어 그 逆도 진리가 될수 있습니다.
짧은 예술이 긴 인생을 축복하는 것도 가능태의 일입니다.

소화물을 담은 위장이 크리스탈처럼 티 없이 투명하다면
인간세상이 아닌, 神饌을 먹는 신의 세계인가 봅니다.

스러지는 얼음독수리가 마음 깊이 각인되어 기억속에 오래
오래 남은 것도 마다할 수 없는 일입니다.
역시, 영원한 초상화는 마음속에 그려 둔 초상화라 할 것입니다.
.
이종균 2006.10.06 04:37  
  학생시절 巴城散人의 老鷹을 즐겨 암송 했는데
어느새 저도 그 처지가 되엇나 봅니다.
-산맥의 번영에 공헌한바 없이 / 후대에 주는 기원만이 남아 있다-던...

두 분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사랑노래 2006.10.07 11:04  
  '짧은 예술' 들여다 본
 님의 눈초리 또한  '찰나의 예술'입니다.
훌륭한 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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