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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보셨어요?

노을 11 752
어제 저는 너무 신기한 걸 봤어요.
TV채널을 돌리다
가곡이 들리기에 얼른 고정을 시켜 보는데
김동진 선생님의 '봄이 오면'을 실내악으로 연주하는 장면이었어요.
그런데 그 장면은 인터넷에 뜬 동영상이었고
그 연주 중 이상한 부분 때문에 TV에까지 등장하게 되었다는군요.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선율이 보타이를 맨 지휘자의 손끝을 따라
아름답게 퍼지다가 '꽃만 말고' 부분에서 딱 정지했어요.
그 '고' 부분에서 연주되는 악기 말고 다른 음색이 들린다는 겁니다.
녹음실인지 음향실인지에서 그 부분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도중
'꽃만 말고'의 고 부분에서 현악기와 다른 피리소리 같은 유량한
음색이 들려와요. 저는 순간 휘파람 소리라고 알아차렸지요.
누군가 가까이에서 휘파람을 부는구나 했어요.
음향기술자가 피리소리 라고 하더군요.
그 소리의 정체를 추적하는데 바로 그 지휘자의 입에서 나온 소리였어요.
아무리 봐도 그분의 입술은 가만히 있었는데 말입니다.
혀를 V나 U자로 해서 양쪽 혀끝은 입천정에 닿게 하고 앞부분은
아랫 니 안쪽 가운데 붙여서 공간으로 공기를 흐르게 하면 그런 소리가
난다는데 저는 아무리 해봐도 안되더라구요.(물론 보통 휘파람도 못 불지만)
그분은 배재대학 성악과의 임채흥 교수였습니다.
독일에 계실 때는 그 휘파람 연주로 큰 반향을 일으켰었대요.
본인의 말로는 피콜로 소리와 비슷하다고 하는데 저는 그분의 휘파람 소리가
더 아름다웠어요.
입술모양을 조금도 변형시키지 않고 편안한 모습으로 부는 그분의 휘파람은
연주하지 못하는 곡이 없었어요. 다른 악기와 협주도 하고 모든 연주기법을
다 구사할 수도 있었어요. 스타카토, 바이브레이션 등등
저는 바보처럼 입을 헤 벌리고 다물 줄을 몰랐고
너무 감탄스러운 나머지 막 흥분이 될 지경이었습니다.
정식으로 ‘봄이 오면’을 바이올린과 피아노, 그리고 그분의 휘파람으로
연주한 다음 그 프로는 끝났습니다.
그분의 맑은 모습과 아름다운 휘파람소리는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았는데
맨 나중에 드는 생각 하나!
아, 우리 가곡교실에 한 번 초대할 수 있으면 좋겠다...
 


 
 
11 Comments
Schuthopin-yoon 2006.04.05 15:27  
  ㅎㅎ..
저도 작곡할때는 그 방법으로 흥얼거린답니다..

뭐 연주 정도는 아니더라도 조금은 가능하지요..
다음 가곡교실에 오세요..
높은음은 올라가기 힘들던데...고수인가 보네요..
노을님 보고 싶어요...^^
서들비 2006.04.05 16:54  
  그 방송 예요?
^^*
뵙고 싶어요.
김메리 2006.04.06 01:11  
  보고싶어요~~마니마니~~
靜 軒 2006.04.06 07:02  
  노을님은 어쩜 그리 관찰력과 표현력이 섬세하신지....^^
거기에 오히려 감동입니다.^^



김형준 2006.04.06 07:52  
  휘파람도 성악의 일종이다.
호흡을 입천장 딱딱한 부분에 울려내는 소리.
금빛깔, 청빛깔 빚어내는 연주가의 영혼
하늘이 주신 자연 속에 만들어진 천연의 악기
휘휘 장난치듯 부는 그 휘파람에도 예술혼이 담긴다
정덕기 2006.04.06 08:29  
  나는 소리도 못내는데
봄꽃 2006.04.06 08:36  
  정덕기 교수님~~
오늘부터 연습해 보시길...  ㅎㅎ
아조 훌륭한 교향악 탄생...??
노을 2006.04.06 09:56  
  우리 지휘자님도 하실 줄 안다구요?
저 또 정신 빼게 생겼네요.
다음에 언제 들을 수 있지요?

서들비님, 메리님 저 보고싶다는건지 그 방송이 보고 싶다는 건지
헷갈리지만 아전인수! 저를 보고싶어하는 것으로 알고
가슴 막 설레면서 만날 날 기다리겠습니다.

정헌님, 저는 무엇이든 감동을 받으면 글로 하든 얘기로 하든 풀어놓지 않으면 못배기나봐요. 칭찬주셔서 행복합니다. 잘 지내시지요?

김형준님의 딱 떨어지는 결론, 휘파람도 성악의 일종이다. 아주 맘에 와닿습니다. 휘파람 소리는 고독하면서도 유쾌해서 좋아합니다.

정덕기 교수님, 댓글을 다 주시다니 영광입니다. 남자분들 휘파람 잘 불면 매력적으로 보이던데 연습해보세요. 봄꽃님도 권하시는데 연습하셔서 슈토팽님과 이중주 어떠신지요?

     
유랑인 2006.04.06 11:05  
  입술은 관계없이 혀를 아랫니에 대어 약간 오무리고
이 사이로 부는 휘파람입니다...
나두 좀 되는데~~~  ㅋㅋ
강하라 2006.04.07 23:47  
  근데요- 저도 휘파람 못불어요-
아무리 연습해도 그냥 휙휙 바람소리만 나던데-- ^^
 
바 위 2006.04.09 01:04  
  노을진 하늘건너 사연은 꿈속이듯

언제나 기다리던 기별은 속절없다

봄 안에 물새와 울면 임이신가 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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