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연주.감상후기, 등업요청, 질문, 제안, 유머, 창작 노랫말, 공연초대와 일상적 이야기 등 주제와 형식, 성격에 관계없이 쓸 수 있습니다.
단,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는 금지하며 무단 게재할 경우 동의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회원문단은 자유게시판으로 통합되었습니다.

'짝사랑'을 팽개치고 불새가 되었다

김형준 2 745
마침내 꿈 속에서만 바라왔던
그녀와의 멋진 사랑을 나눌 기회가 왔다.

오랫 동안 마음에만 품어 왔던 그 사람,
은근한 감정들이 말없이 오고 갔지만
실제 삶에선 서로의 감정들을 확인할 수 없는 처지였었다.

무엇 하나 부족한 것이 없을 것 같은 그녀였기에
쉽사리 속내를 보여줄 수도, 들여다 볼 수도 없었고,
홀로 품고 있는 사랑으로 인해 늘 가슴앓이만을 할뿐
좋은 시간을 함께 나눌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늘 바빴고, 나도 내가 추구하는 삶 속에서 발생되는
많은 일들로 시간이 너무도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던 터이다.

아,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영화를 보러 가잔다.

물론 너무도 기뻤다.
흥분이 되었다.
허지만 금방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다.

과연 그녀를 기쁘게 해 줄 수 있을까.
나의 처지에서 그녀를 만족시켜줄 수 있을까
내 마음은 서서히 얼어붙기 시작하였다.
그녀를 향한 그 뜨겁던 열정에 마비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었다.

거절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무언가 다른 선약이 있다는 핑계로

실망 가득찬 그녀의 목소리
전혀 원치 않던 부정적인 대답을 한 후
우리들의 대화는 알맹이 없는 애매한 세계에서 떠돌았다

원하고 원하던 클라이맥스에 오르기도 전에
푹 꺼져 버리고 만 김 샌듯한 관계가 되어버리는 걸까.

다음에 다시 전화 하겠다고 내가 얼른 말은 했지만
그녀는 그러한 내 대답이 탐탁지 않은 모양이었다.

밤마다 잠을 못이룰 때마다
내 마음의 영상 속에 늘 나타나던 그녀
맘 속에서만 손을 잡고, 포옹하고, 키스하던 그녀

드디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왔건만 그저 흘려보내버리고 말았다

환상 속에서의 따스한 만남이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을까 염려되어서였다
 
각자 처한 여건이 워낙 다르다보니
주눅이 들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하게 느껴진다.

그녀가 나의 정신적인 풍요함을
사랑하고 아끼며 존경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나의 초라한 자아가 너무나도 밝은 그녀를 현실에 들이기를 꺼린다.

차라리 마음 속으로만 깊이 사랑하고 아끼며 살련다.

환상과 실제 삶 사이의 괴리로 인해
잠시 만남을 유지하다가 서로 헤어질 처지라면
맘으로 사랑하고 그리워하며 오랫동안 정신적인 사랑을 하고프다.

짝사랑은 그렇게 이어질 테지만
현실에서 사랑할 수 있는 사람도 만나고 싶다.
그러다 보면 두 세계에서의 사랑이 한 사람으로 녹아내리게 될까.

세상에는 다양한 사랑이 존재한다.
아름다운 사랑, 따스한 사랑, 깊은 강과 같은 사랑,
치사한 사랑, 못난 사랑, 음란한 사랑, 불법적인 사랑,

짝사랑, 짝사랑, 짝사랑.......

그나마 짝사랑을 할 수 있는 대상이 있는 이의 삶도
충분히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랑이 없이 그저 메마른 삶을 정신없이 살다
희미한 안개처럼 떠나는 이들도 수 없이 많은 세상에서....

빨강, 노랑, 황색의 단풍이 세상을 휘덮어가고 있다
결국은 다들 떨어져 바람에 휘날릴 낙엽이 될 것이다.

바람이 불면 얼른 옆에 있는 잎사귀 한 장 껴안자
그나마 그만큼의 애정은 서로 전하다 떨어지는 것 아닌가.

짝사랑이 싫으면 이젠 그만하라
아예 확 불장난을 치고 잿더미만 남겨버리든지.....

불 낸다고 깊이 뿌리 박힌
임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과연 증발될 수 있을까

2 Comments
바다 2006.10.08 23:54  
    사랑이 무엇이길래...
김형준님!
극장에 같이 가시지 그랬나요?
가서 그녀의 향기를 가까이서 느껴보시지 그랬나요.
안타깝네요.
김형준 2006.10.09 22:23  
  바다님!
잘 지내십니까.
이번 글의 내용은 가상 현실(virtual reality),
즉 픽션(fiction)입니다.

그저 누군가 제 맘을 주고 싶은 막연한 대상을 만들어 놓고
가상으로 만든 이야기입니다.

믿어 주시는 거죠? (^_^)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