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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片片短想] ㅡ 우리 토박이신

鄭宇東 1 1793
우리 토박이신

올림포스靈山의 열두 신은 우리 초등학생들이 어른들보다 더 잘 많이 압니다.
번개통을 손아귀에 움켜쥐고 있는 주재신 제우스신과 배우자 헤라여신을 필두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신들이 찬란하게 등장하였다가 소리없이 사라져도 헷갈리지
않고 잘도 외워댑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 아이들이 토박이 우리신에 대해서는 까맣게 모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나마 우리 어른들이 어린시절에 듣고 보았던 
대를 이을 아기를 점지해 달라하고 무병장수를 빌었던 삼신할미신앙
음력 이월 초하루면 뱃사람들의 수호신이던 영등할미에 대한 소지기도
그밖의 옥황상제 바리데기신 칠성신 조왕신 치우천왕신 둔갑신 도깨비신 등은
이제 어른들의 기억속에서도 거의 잊혀져 가고 있어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신화는 고대인류에게 닥친 불가해한 신비와 기이한 사건에 대한 해석이며
프로이트류의 심리학에서는 초기인류의 무의식적인 꿈과 바램이라고 합니다.
이 바램만하여도 서양에서는 노골적이고 적극적인데 대하여
우리의 신화에서는 꿈과 소원을 암시적이고 소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수 많은 신화중의 신화인 그리스-로마신화에서
미녀라면 신인을 가리지 않고 찍접대는 난봉꾼 제우스신의 야단법석 연애사건
영웅중의 영웅 헤라클레스가 헤라의 미움으로 겪는 모험과 피비린내 나는 혈투
테이레시아스가 목욕하는 알몸을 훔쳐 보았다고 장님으로 만들어 버린 아테나여신
을 포함하여 황금사과를 서로 차지하려고 인간 파리스 앞에서 스스로 옷을 벗고
나체로 미와 교태를 서로 경쟁하며 체신머리 없이 감언이설로 유혹하는 여신들
쉬시포스와 오딧세이가 자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술수와 묘책의
사기성을 보면서 서양신들의 부도덕성 무절제성 치졸성을 경계하는 반면에

나는 우리조상이 믿어온 토박이신의 도덕성과 소박함과 점쟎음을 좋아합니다.
부모에게 효도하기를 솔선하는 등 인간의 도리를 가르치는 바리공주가 있고
배가 고플때 남몰래 조용히 나타나서 밥상을 차려주는 싹싹한 우렁각시가 있고
재물간에 바라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제공해 주는 풍요의 화수분단지가 있으면
우리 토박이신의 모습이 서양신의 그림이나 조각상처럼 아름답지 않아도 좋고
신화의 내용과 구성이 좀 엉성하고 윤택하지 못 한것은 그리 탓할 바가 아닙니다.
우리조상이 이땅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 평화롭게 살아온 덕스러움은 화려하지만
무절제하고 시끌벅적한 서양신화 이야기에 비교할 바가 못되게 군자처럼 도덕적
이고 선비처럼 단아하고 고고하게 느껴집니다.

헤라클레스의 영웅담은 이런 분위기나 사정의 단적인 본보기라 할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증좌는 무엇보다 먼저 그의 시작 출생의 계보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우리의 영웅중의 영웅 헤라클레스는 치마만 두르면 다 건드리는 바람둥이 제우스신이
암피트리온의 신부 알크메네를 속이고 신방에 들어가 태어난 신과 인간의 티기이며
헤라를 속이고 낳은 사생아였기에 여신의 미움을 사서 시련을 겪고 열두가지의 난제를
다 처결해 낸후 헤라와 화해하고 축복속에 올림포스신국의 가족이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처음에 헤라의 미움덩이였던 그가 이 단계에 와서야 "헤라의 영광" 이라는
그의 이름값 그대로 온전한 헤라클레스가 된 것입니다.

또 여기서 헤라클레스의 열두가지 과제 이야기는 장황하게 풀어 놓을 겨를도 없지만
사랑스러운 별자리전설이나 하나 더 적습니다.
아르테미스여신의 부탁으로 사정도 모른체 헤라가 헤라클레스에게 젖을 먹일때
어린아기가 너무 세게 젖을 빠는 바람에 깜짝 놀래서 물린 젖을 빼내어도 멈추지 않고
자꾸 젖이 하늘로 치솟아서 젖길(Milky way) 이 열리고 거기로 은하수(銀河水)가 흐르
게 되었다는 전설까지 만들어 놓을만큼 그들은 용의주도 합니다.

세계의 신화는 종족의 수만큼 아니 차라리 나눌 수 있는 지역의 수만큼 많을 수 있고
신화의 형태는 천상신, 영웅전설, 건국신, 이승신, 저승신, 수호신등으로 나뉩니다. 
근래에 책을 읽다가 내 자신이 우리토박이신을 너무 모르는 것이 부끄러웠고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는 신화의 내용이 조악하고 빈약한 것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리스신화에 정통한 어린이들에게 지지 않도록 
공부삼아 아흔아홉 우리 토박이신들 중의 일부나마 여기서 주어섬겨 봅니다.

천상신 ㅡ 옥상황제 / 바지왕 / 할락궁이 / 칠성신 / 일월신
건국신 ㅡ 환인 / 환웅 / 단군 / 웅녀 / 해모수 / 유화 / 해부루 / 고주몽 / 비류 /
              온조 / 박혁거세 / 알영 / 김수로왕 / 허황옥왕비
이승신 ㅡ 마고할미 / 영등할미 / 산신령 / 당산신 / 서낭신 / 문도령 / 도깨비
저승신 ㅡ 염라대왕 / 전륜대왕 / 일직차사 / 월직차사 / 바리데기 / 비리공덕
군 . 신 ㅡ 백마신장 / 둔갑신장 / 작두신장 / 벼락신장 / 치우천왕
집지킴이신 ㅡ 성주신 / 지신 / 삼신 / 조왕신 / 측신 / 업왕신 / 철융신
12띠신 ㅡ 쥐 / 소 / 호랑이 / 토끼 / 용 / 뱀 / 말 / 양 / 원숭이 / 닭 / 개 / 돼지
1 Comments
고진숙 2009.06.02 00:47  
또 썼군요.
부지런도 해요.
나는 그리스 신들이 너무 많이 나와
그 신화책을 접어 두고
'중점 그리스신화'를 읽고 말았다는 얘기를ㅡㅡ
먼젓번 꺼낸 신화 이야기 때 말해 버린 대로 있으니
우리 신ㅡ 귀신의 이름도 잘 모릅니다.
좀 밝은 데로 나와 다른 얘기 하면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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