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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구지 아리랑 - 평화를 기원하며

신동일 4 822


<댕구지 아리랑>은 실향민 최성근 님의 가사에 곡을 붙인 노래입니다.

오늘 오전부터 북한 핵실험 소식이 뉴스에서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평화를 기원하며 작사자 최성근 님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저의 고향은 황해도 연백군 벽촌에 있는 ‘댕구지’마을입니다. 저는 중학교 5학년이었던 17살 때까지 부모님 슬하에서 세상 물정 모르고 재미있게 댕구지 마을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55년 전인 1950년(6.25전쟁), 저는 아름다운 가정을 잃었습니다. 다정한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하늘 같은 아버지, 어머니와 생이별을 했습니다. 저는 사고무친한 거치른 ‘남한땅’에서 무의무탁의 알몸이 되었습니다.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저는 이제 배고픔 고생, 추운 고생, 세상 살이 고생은 그런대로 면했습니다. 그렇지만 부모님에 대한 마음 아픈 나날은 날이 갈수록 점점 더해만 갑니다. 저는 늙어가는 부모님의 안타까운 모습을 55년 2만날을 하루도 빠짐없이, 또 하루에도 열 번, 스무번씩이나 그리워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부모님 역시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이 자식이 ‘못된 놈’이 되어 ‘사람 구실’ 못할까 하는 걱정을 얼마나 많이 하였겠습니까. 또 이 자식을 얼마나 보고 싶어 하였겠습니까. 저는 지금 당장 부모님을 찾아가서 큰 절을 올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원혼이 되어 고향 ‘댕구지 하늘’을 이리 저리 맴 돌면서 지금도 이 자식을 기다리고 있을 부모님에게 갈 수가 없습니다. 강화도 교동 섬에서 불과 백리길도 안 되는 지척에 ‘댕구지 마을’이 있건만... 저의 이러한 안타까운 마음을 보탬도 뺌도 없이 쓴 것이 <댕구지 아리랑>입니다.

지금 신 선생님께서 제가 쓴 이 <댕구지 아리랑> 가사에 힘을 들여 곡을 만드신다고 합니다. 이 <댕구지 아리랑> 노래가락을 온 세상 사람들이 목청 높혀 힘껏 불러 저 세상에 계실 저의 할아버지, 할머니와 아버지, 어머니의 귀에까지 들릴 수만 있다면...“

<댕구지 아리랑>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댕구지” 아리랑

최성근 작사 / 신동일 작곡

(도입)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댕구지”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너머 갈 수 없는 곳
그리운 내 고향 “댕구지” 있소

1. 고향 부모 생이별 벌써 오십년
헤어질 때 홍안소년 백발 되었소.
내 목숨 다 되어 저승 갈 때면
부모님 계신 곳 찾아 가리라.
전쟁도, 이별도 다시없는 곳
그 옛날 뛰놀던 댕구지에서처럼
부모님 다시 만나 따스한 손 맞잡고
천년만년 행복하게 모시고 싶소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댕구지”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너머 갈 수 없는 곳
그리운 내 고향 “댕구지” 있소

2. 어머니 가슴속은 소금 되었고
아버지 가슴속은 재가 됐겠소.
하나밖에 없는 자식 보지 못하고
정화수 물그릇만 달았으리라.
기다림도, 그리움도 다시없는 곳
그 옛날 뛰놀던 댕구지에서처럼
부모님 다시 만나 찰밥 지어드리며
천년만년 행복하게 모시고 싶소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댕구지”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너머 갈 수 없는 곳
그리운 내 고향 “댕구지” 있소


3. 오십년 흘린 눈물 그 얼마던가
그래도 남은 눈물 한없이 솟소.
이 자식 눈물은 강물 되어 흐르고
부모님 눈물은 바다 되어 넘치리라.
슬픔도, 괴로움도 다시없는 곳
그 옛날 뛰놀던 댕구지에서처럼
부모님 다시 만나 즐거이 웃으며
천년만년 행복하게 모시고 싶소

(후렴)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댕구지”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너머 갈 수 없는 곳
그리운 내 고향 “댕구지” 있소



4 Comments
바다 2006.10.09 21:04  
  댕구지 아리랑을 작년 국립국악원에서 국악오케스트라 반주에 의해
바리톤의 음성으로 듣던 일이 생각납니다. 이렇게 가슴 아픈 사연들이 언제쯤 사라질 지... 오늘 뉴스를 듣고  신동일 선생님께서 올려주신 글을 읽으며 그 분의 마음이 되어 봅니다.
임승천 2006.10.10 04:47  
  사연이 있는 곡, 한이 서려있는 절절한 곡이군요. 신동일님의 곡들이 많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더욱 좋은 곡 많이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왕성한 음악 활동에 늘 감동합니다.
신동일 2006.10.10 11:19  
  어제 뉴스보고 마음이 좀 그래서 이 노래 좀 돌렸습니다. 우리나라가 잘 돼야 할텐데 말이에요...
규방아씨(민수욱) 2006.10.10 17:06  
  왜 노래가 안나올까요??/ 저만 그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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