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는 댓속 같은 바람 한 점 지니고 싶다
오늘 나는 댓속 같은 바람 한 점 지니고 싶다
권선옥(sun)
토요일 오후 그냥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면 왠지 황금 같은 여유를 잃어버린 허탈감을 느낀다. 그저 비적거리다 평일과는 다른 뭔가를 해야만 마음이 놓이는 것이 병이라면 병일 터이다. 언제부터인가. 내 속에 댓속 같은 바람 한 점 키우며 시리게 시리게 고개 떨구고 살고 있는 날들이.
바람은 무한의 공간에서는 소리 나지 않으니 들릴 수가 없고 보이지 않으니 형체가 없음이다. 그러나 운명적인 만남에서는 그 자체의 크고 작음을 떠나 드러남으로 울림으로 비로소 바람은 자신의 존재를 남기는 것이다.
그 바람이 머문 자리 세월 흘러 잊혀질 즈음에 나는 또 그 흐른 세월만큼이나 새순으로 돋아난다. 새순으로 돋아난 어린 대(竹)가 초록에서 연두로 연두에서 황갈색으로 변해 가며 굳어가듯 내 속에 머문 한 점 바람이 한 소절의 구슬픈 피리 가락이 되어 또 다른 그 누군가의 차디찬 가슴에 남을 것인가.
권선옥(sun)
토요일 오후 그냥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면 왠지 황금 같은 여유를 잃어버린 허탈감을 느낀다. 그저 비적거리다 평일과는 다른 뭔가를 해야만 마음이 놓이는 것이 병이라면 병일 터이다. 언제부터인가. 내 속에 댓속 같은 바람 한 점 키우며 시리게 시리게 고개 떨구고 살고 있는 날들이.
바람은 무한의 공간에서는 소리 나지 않으니 들릴 수가 없고 보이지 않으니 형체가 없음이다. 그러나 운명적인 만남에서는 그 자체의 크고 작음을 떠나 드러남으로 울림으로 비로소 바람은 자신의 존재를 남기는 것이다.
그 바람이 머문 자리 세월 흘러 잊혀질 즈음에 나는 또 그 흐른 세월만큼이나 새순으로 돋아난다. 새순으로 돋아난 어린 대(竹)가 초록에서 연두로 연두에서 황갈색으로 변해 가며 굳어가듯 내 속에 머문 한 점 바람이 한 소절의 구슬픈 피리 가락이 되어 또 다른 그 누군가의 차디찬 가슴에 남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