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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5/16

barokaki 3 765

이런걸 올려도 되는지 몰르겠네요.


5. 16(일) 흐림

부산에는 비가 온다고. 해철이와 통화했다. 그가 어제 밤 자정이 다 돼서 전화를 한 모양인데 난 받지 못했다. 보아하니 그가 어제 밤 한 잔 했던 걸게다.

아침 운동을 했더니 졸리기 시작한다. 일찍 일어난 새가 존다더니... 그 짝이다. 지난 주 무리를 한 탓이다. 허리도 욱신거리기 시작한다. 

저녁에는 집사람을 꼬드겨 뒷산(아침 운동 하는 곳)에 다녀왔다. 산에는 아카시아 내음이 꽉 차있었다. 나는 한 송이 따서는 아내에게 건넨다. 어릴 적에 먹어 본 기억이 있지? 어? 이 맛이 아닌데? 하더니 아. 맞아요. 이 맛. 숲길이 고즈넉하다. 구름은 높게 끼어 답답함이 없다. 그러나 숲이 우거져 동네는 보이지 않는다. 아내의 발걸음이 제법 빠르다. 산, 하면 질겁을 하는 사람이 제법 간다. 그러더니 쉬잔다. 그래. 쉬었다 가자. 산책하재서 나왔드만 산이라고. 속았단다. 투덜대면서도 자꾸 간다. 나는 뒤에서 히죽이 웃는다. 일주일에 한 번씩은 이렇게라도 운동을 해야하는디~이? 추임새를 넣었다. 주말농장을 하는 닭 집이 보이는 다리를 건너, 곱게 단장한 왕릉 같은 묘를 지나고 개 키우는 집이 있는 골짜기도 지나고 얼마 전에 설치한 구름다리도 지나고 드디어 목적지에 이르르니, 집 사람은 힘이 다 빠지고 자기 다리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단다. 저녁, 고생했다고, 난 따라와 준 게 난 고마워, 별건 아니지만 고등어조림에 맥주를 손수 대접해 올렸다.



3 Comments
아까 2004.05.19 15:42  
  바로가기님.
두분 산책하시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이튿날 사모님은 뭐라고 하셔요?
산에 가길 잘 했다고.
몸이 가뿐해졌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저는 원래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라 가만 앉아 있길 싫어하는데
대신 애들 아빠는 움직이는 걸 워낙 싫어해요.
어느날 제가 성질을 부리자 나서지 않을 수 없어서 산엘  따라 갔다가
어느날부터는 자기가 먼저 나가요.
그런다음 저희는 통요일 오후, 일요일 아침이면 산엘 갑니다.
사모님 열심히 모시고 다니세요.
barokaki 2004.05.19 15:46  
  아까님.  우찌하면 좋을런지... 산. 별로래요.
근데, 다리는 안 아픈지 아뭇소리도 안 하더라구요?
아까 2004.05.20 12:48  
  사모님은 뭘 좋아하시나요?
사탕? 초콜렛? 과일?
사모님 좋아하시는 거 몰래 준비해서 산올라 가세요.
사모님 힘들어 하실 때 드리세요.

저는 아침마다 아이들 깨우기 힘들어요.
고함 지르다, 성질 부리다 난리에요.
어느날 초콜렛을 선물 받았어요.
아침에 똥침 주면 아이가 좋아하겠더라구요.
아침마다 똥침을 주었더니 너무 좋아해요.
그러더니 어느날부터인가는 제가 방문 여는 소리를 듣곤 자동으로 똥꼬가 하늘을 가리키고 있어요.
똥침을 주면 웃으면서 일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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