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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흐른다는 것

바리톤 0 775
요즘 활동하는 성악가들을 보면 참으로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생각이듭니다.

제가 대학시절 최고 성악가로 평가를 받았던 분들은 이제 한 분, 두 분 무대에서 뵙기가 어렵고 이제는 새로운 신진 성악가들이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세월의 무상함을 절로 느낍니다.

오랜만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홈페이지에 접속을 하여 교수진들을 찾아 보았습니다.

성악과 교수님들의 사진에 늘 가장 중심에 커다란 무게를 지탱해 주시던 김성길 교수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저는 김성길 교수님이 이미 은퇴하셨다는 소식을 들은 바 있기 때문에 김성길 교수님이 계시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이미 하고 요즘은 성악과 교수님들이 어떤 분들이 계시는지 본 것입니다. 그러에도 불구하고 김성길 교수님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조금 과장 해서 표현을 한다면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와 보니 가족들이 이사가고 없는 듯한 허무함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물론 저는 서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하지도 않았고 김성길 교수님께 배운 적도 없습니다. 오랜만에 모교에 가 보니 나를 아껴 주시던 지도교수님이 은퇴하시고 계시지 않은 그런 심정이랄까요?

어쩌면 김성길 교수님은 바리톤의 목소리를 가진 수 많은 성악도들에게 마음속의 선생님을 자리를 잡으신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김성길 교수님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최고의 바리톤 성악가로서 그 무게감이 거대했다는 이야기 이겠지요.

제가 대학교를 졸업할 무렵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을 하시다가 서울대학교 교수님으로 들어 오신 강병운 교수님이 가장 연장자 교수님으로서 김성길 교수님의 자리를 대신하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비슷한(맞나요?)연배의 테너 박세원 교수님 또한 자리에 계셨습니다.

이제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두 분 성악가 선생님 또한 은퇴하신다는 소식이 들려오겠지요.

거장이 퇴장한 자리에는 쓸쓸함 만이 감도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그분이 차지한 비중이 엄청났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말이겠지요.

세월이 흐른다는 것 어쩌면 쓸쓸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한 때를 풍미했던 성악가 선생님들이 영원히 추억의 벗이 되어 우리와 함께 해 주시기에 흐르는 세월이 쓸쓸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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