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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노을 11 758

'꽃밭의 아버지'를 들으며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
그분이 병석에 누워 합창단 식구들이 보고 싶다 했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었습니다.
내마노 합창단이 무대에서 꽃집을 하시던 그분을 기리며 그 노래를 부르는데
얼굴도 모르는 분을 생각하며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내마노 모임에 나가기 시작한지도 그새 몇 해가 되다보니 알게 모르게
정이 들었나봐요.
다는 알지 못해도 누구에게 무슨 일이 있다고 하면 마음이 참 쓰이곤 합니다.

모짜르트  카페 시절에 한지영선생님 한 번 뵌 적 있었습니다.
'청산은'을 많이 좋아하고 즐겨 부르기에 용감하게 인사를 청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 또 그랬습니다.
'한지영 선생님이시지요'
'저 '청산은' 너무 좋아해요. 집에서 늘 불러요'
예의 그 조용하고 푸근한 미소로 답해주셨습니다.
무대에 올라 인사하시는 모습도 조용하고 겸손한 아름다움이 빛났습니다.

'희망으로'
무슨 격려의 노래같지만 씩씩하다기 보다 가슴에 차분히 스며드는 노래였지요.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기운빠지고 풀죽은  이들 모두에게 보내는 절실한 마음으로 불렀습니다. 

누구나 몸은 도심에 있으며 마음은 청산을 헤매여서일까요,
청산에 대한 노래 세 곡을 부를 때 그리움으로 불렀습니다.

그날 부른 한지영 선생님의 곡들은  선생님을 그대로 닮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화려한 드레스를 곱게 차려입으시고 무대에 올라 흔들림없이 노래해주신 분,
성함을 미쳐 기억못해 죄송하지만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왜 그 싯귀가 생각났을까요. 윌리암 워즈워스의 '초원의 빛' 중 한 구절이요.

은행원이 멋진 테너로 거듭나고 의사선생님께서 트럼펫으로 비목을 들려주는
아름다운 내마노의 모임, 안가거나 못가면 궁금하고 때만 되면 저절로 발걸음이 향하는 게
아무래도 옷이 함빡 젖은 것 같습니다.   




 
11 Comments
김경선 2007.06.27 13:30  
  이젠 노을님의 후기를 읽지 않으면
달력을 넘길 수 없겠네요.
장미숙 2007.06.27 14:33  
  저도 김경선 선생님과 같은 마음입니다.
며칠 간격으로 행사가 겹쳐 참석하지 못하였지만
달마다 놓치면 아까운 시간이에요~
요들 2007.06.27 16:27  
  매월 마지막 월요일엔
발걸음이 저절로 마포쪽으로...ㅎ
이젠 오시는 분들도 많이 바뀌셔서
인사를 나눌때 목소리가 그리 커지진 않지요.
그리고 마산의 요들팀의 전성룡님을 뵈었는데요,
제가 요들이라고 닉네임을 쓰고 있어서
전성룡님이 요들이라고 쓰지 못한다고 푸념?을 하시던데요...ㅋ
정우동 2007.06.27 16:43  
  드레스로 곱게 차려입고 한잎의 그리움을 노래하신 분은
동작구 가곡교실에서 공부하고 있는 정아델라님이십니다.
송월당 2007.06.27 16:58  
  노을님의 소개로 온 나는 정말로 내마노에 중독 되었어요.
친구불러,가곡반 학우 불러,아는 사람마다에게
내마노 사이트에 오라고 권고하고 나는 한번도 결석 할 수 없어요.
너무 좋으니까요.. 요즘 뒷풀이도 안 빠지고 가지요..
새삼스럽게 노을님에게 감사 드려요.
현규호 2007.06.27 17:41  
  악기를 연주하는 노인 한분이 하시는 말씀. 젊었을 때는 연주해 달라고 할 때 마다 바쁘다는 핑게로 거절을 하곤 했는 데 지금 와서 생각하니 왜 그랬는 지를 모르겠다는 군요. 지금은 와서 연주해 달라는 사람도 없데요. 그때 맘껒 연주를 했더라면 회한이라도 없을 텐데... 노래할 수 있는 기회있을 때 많이 불러야죠. 근력 없어 출입도 못하면 그 좋은 짓거리 할 수 없을 테고. 우리 매달 만났시다. 아자!
Schuthopin 2007.06.27 23:45  
  여러분들과 함게하는 가곡교실.... 그 순간  너무 행복합니다.
더 많은것을 알려드리고 함께 부르고 싶은데 시간이 허락치 않네요..

부족한 저에게 많은 힘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해야로비 2007.06.27 23:47  
  노을님의 글 읽으며...다시금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참으로 다정하시고, 늘....격려의 말씀으로 힘 주시던 아버지 같은 분이셨는데...

하지만, 천국으로 가셨으니......그곳에서 뵐 수 있겠지요~
sarah* 2007.06.28 09:19  
  노을님의 고운 마음씀이 전해져 오는 아담한 글에서 그 날의 정다운 분위기를 다시 한 번 떠올리며 읽습니다...  소박한 인사 말씀에도 자신의 음악빛깔을 은은히 드러내시던 한지영선생님이 정다우셨고.. 한 분 마다 부르시는 출연자들의 노래에서도 정성이 돋보여 좋았지요... 새로 옮긴 뒤풀이 자리에서는.. 우리들의 청춘시절을 반짝이게 했던 포크송을 막힘없이 기타반주로 리드해 주신 마산의 전성룡님께서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주셨답니다^^  감사한 분들이 참 많네요~~
노을 2007.06.28 10:42  
  후기라 이름할 수도 없는,
그저 그날의 몇몇 느낌을 단상으로 적어봤는데
모두 답글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곡을 부르며, 들으며 행복해하던 그 시간이
오늘처럼 하늘도 어둡고
비도 내리고
우울한 소식에 가슴 먹먹해지는 날
모든 이의 마음에 환한 햇빛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홍양표 2007.07.01 16:50  
  노을, 경선, 우동, 해야로비,...
그리운 사람들을 열거하려면 "모두" "모두"를 되풀이 하면 되나요?
그보다 훨씬 중요한 님은 고통으로 우리와 물리적으로 멀어져 가는 님, 여기 "곷밭의 아버지" 같은 님인데, 모습이 와 닿지 않네요.
사랑의 우선적 대상이지요.
감히 사마리아인이 되어
생명의 위기, 인생의 고통을 더욱 참아가는 님들, 
위하여 기도하겠습니다.
"세상에 열심히 살아가는 아름다운 사람들, 전쟁에 고통당하고 있는 형제들"을 위한 기도가 저의 기도의 피날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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