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밭 길을 걷노라면은 / 이숙경 작시
가만히 들려오는 소리 있어 귀기울이면
등 굽은 노송의 한숨 소리 뒤따라 온다
누군가 따라오는 발걸음소리 있어
송진 내음 머금은 푸른숲 돌아 보면
이름 모를 묘비명 홀로 외롭구나
걸음 걸음마다 울리는
소나무들의 합창소리
온 숲을 깨운다
속살대는 소리 있어 마음 열어 듣노라면
파릇하게 눈 뜨는 경이로운 생명의 소리
누군가 따라오는 발걸음소리 있어
돌아보면 소나무는 보이지 않고
파아란 숲만 내 마음에 가득하여라
걸음 걸음마다 울리는
소나무들의 합창소리
온 숲을 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