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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시인

고 봉 0 769
감나무 / 안드레아


생전에 자식에 줄 것이라곤 달리 없었던
노모가 심은 감나무 한 그루 있었네 
가을이 되면  노을빛을 닮은
어머니의 단내 나는 젖가슴으로 출렁거렸네
재 작년 여름 폭우로 인해 그 육중했던 관절이
부러지기 무섭게 그 어미의 아들은
트럭을 대동하여 황토흙으로 갈라졌던 천륜을
 더욱 단단하게 밀착시켰네

평소 텃밭에 풀 한 포기
자라지 않게하는  옆집 할머니
늘,  텃밭에  햇살이 가려져
농작물이 잘 안된다며 투덜거리며 
못내 눈에 가시처럼 여기던 감나무 밑으로 
그녀의 찬서리같은 눈치는
제초제 찌꺼기며  온갖. 뽑혀진 잡초들을
고봉처럼 쌓아 놓았지만  해마다,
그녀의 다섯 며느리들의 자가용 바퀴들이
출렁거리도록 풍성한 가을걷이를 하곤 했었네

옆집 할머니의  속내가 환하게 웃을 때쯤

" 형제는 우애가 있어야 하느니라"
더욱 강건해야 했던 어머니는
개울가 물소리를 골수 깊이
들여 마시며 상처를 씻어 내린 당신의 팔이 
더욱 넓어진 하늘을 떠 받들며  소리없이 웃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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