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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 코는 사냥개 코(1)

denklot 9 1775
나는 노래 잘 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결혼적령기의 우리 아들녀석 왈, "아빠는 노래 잘 하는 애들만 보면 제 어떠니? 좋은 짝이 아닐까?" 그러면서 자꾸 친해지려고 한다고 툴툴댄다.
2002년도 청년들에게 교육한다고 쓴 글인데 재미있어한 사람들이 꽤 있어서 여기에 올려본다. 반응이 좋거나, 또는 좋던 나쁘던 많은 분들이 보고 코멘트해 주신다면, 용기를 내어 다른 글들도 올리고 싶다. 비록 우리 마나님은 나를 동키호테라고 하지만, 자칭 나는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사는 사람이다"

글쓰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다. 또 인정사정보지 않는 날카로운 비평을 환영한다. 잘 쓴다 좋다고 하면 자꾸 쓸 위험이 있다. 전번에는 누가 내 글을 보고 "꼴값하고 있네" 라고 해서 '어이쿠 조심해야지' 하며 더 글에 신중하게 되었는데 그래도.......

나는 씻는 것을 싫어하는 편이다.
싫어 한다기보다 귀챦아 한다. 회사 일에 지치고 피곤한데 와서 대강 얼굴 씻고 잠자리에 들어가면 대부분 마누라에게 내몰린다. 또 늦게 와서 TV를 보다가 졸리면 발을 안닦고 그냥 이불속에 들어간다. 중간에 대부분 쫓겨 나기가 일수이다. 어떤 때, 발에 냄새도 안나고 별로 돌아다닌 것도 없으니 그냥 잘려고 하면 그래도 냄새가 나는지 중간에 할 수 없이 일어나 닦고 자야된다. 이 때문에 몇 번을 야단맞았는지 모른다.

목욕을 하라고 자주 꾸중을 듣는다. 그래도 일주일에 세번 정도는 했는데, 그래도 냄새가 난다고 야단이다. 이것참 남편으로 체면이 말이 아니다. 가끔 안씻고도 씻었다고 거짓말을 하면 대개 들통이 난다. 어떻게 그런 것을 거짓말 하느냐고 몰아부치면 대꾸할 말이 좀처럼 없다. 왜 옷을 그렇게 지저분하게 입느냐고, 옷에 무엇을 흘려서 얼룩진 것도 모르고 다니냐는 잔소리는 귀에 익은 소리이다. 화를 낼 수도 없고 이런 면에 벌써 기선을 제압당하니 눈치보고 살기에 바쁘다.
그것까지도 좋다. 그런데 수년쯤 전부터는 새로운 문제가 종종 생겨서 충돌이 자주 일어났다. 도대체 억울해서 살 수 없는, 이건 정말 집이라도 뛰쳐 나가 따로 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문제는 화장실겸 목욕탕에서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그것도 독한 찌린내가 나는데 내가 주범이라는 것이다.
“왜 나때문에 냄새가 나느냐? 말도 안된다. 나는 별로 냄새도 안 나는 것 같은데 ... „
강하게 항의를 했지만 결론은 변기에 서서 소변을 볼 때, 튀긴 물이 밖에 뭍어서 나는 것이므로 반드시 앉아서 일을 보라는 엄명이었다.

할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귀챦을 때는 가끔 이 규칙을 어기는 경우가 발생했다. 그러면 영낙없이 발각되어 마누라에게 취조를 받게 된다. 아들놈도 보니까 자주 규칙을 어기는 것 같은데 내게만 주로 공격이다. 이의를 신청했지만 도무지 받아 들여지지가 않았다. 할 수 없이 시키는 대로 하고 거의 규칙을 어기는 경우가 없었다. 그런데도 종종 이유없이 내게 공격의 화살이 날라 왔다. 화가 나서 몇 번을 큰 소리를 내고 다투었다. 요 아들녀석 때문인 것 같은데 아니란다. 그 애 오줌에서는 냄새가 별로 나지 않는다나... 이것참 사람차별 하는 것인지... 그후 억울한 누명이 자주 내게 씌워졌다.

그 후도 문제가 끊이지 않아서 정밀 조사에 들어갔다. 결론은 내 소변은 아들 소변보다 냄새가 독하게 난다는 결론이었다. 그런데 나는 냄새를 잘 못맡지만 그것은 사실이었다. 노인들이나 병자의 소변은 더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아기의 소변은 그렇게 냄새가 나지 않는단다.별 수 없이 더 조심하여야 했다.

그런데 새로운 쟁점이 발생하였다. 이번에는 간단히 커튼을 친 Shower장에서 냄새가 난다는 것이었다. 원인은 Shower할 때, 살짝 실례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아무리 물에 씼겨 나간다지만 그래도 냄새가 난다는 것이었다. 도무지 믿어지지가 않았다. 바로 씻겨 내려가는데 그렇게 냄새가 난다니…… 나는 전혀 냄새 나는 것을 모르겠는데….
다시 Shower시에 실례를 하지 말도록 새로운 엄명이 떨어졌다. 그런데 그건 잘 지켜지지가 않았다. 일부러 실례를 하자는 것은 아닌데도 뜨거운 물에 기분좋게 한참 Shower를 하다보면 자의반 타의반 나도 모르게 조금씩 실례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었다.
어쩌다 그러면 그런 날은 어김없이 지적을 당했다. 이건 사람코가 아니었다. 그렇게 예민할 수가 있을까? 분명히 진화론이 틀리니까 조상이 사냥개와는 상관이 없을텐데,
어쩌면 그렇게 냄새를 잘 맡는지,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그런데 이건 조심해도 완전히 지키기가 힘든 불가항력이었다. 전립선이 약해지고 보니 완벽히 통제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새로운 제안인 Shower하고는 바닥을 비누로 닦아야 되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생각하면 이렇게 초라해질 수가 없었다. 이렇게 70세가 된다면 얼마나 사람이 지저분해질까? 그렇쟎아도 요새는 입에서도 냄새가 종종 난다고 한다.

자신이 스스로 알 수 있으면 좋은데 몸에서 찌린내가 나는지, 썩은 냄새가 나는지 자신은 좀처럼 모른다고 하니 얼마나 지저분할 것인가? 게다가 혹 주위에 돌보아 주거나 잔소리할 사람이 없이 살게 되거나 피치 못하게 가족과 좀 떨어져 지낼 때가 있다면 남들에게 얼마나 추해 보일까?

무엇이 사람을 이 지경으로 만드는가?
젊었을 때부터 청결과는 별로 관계가 없이 지낸 게으른 습관, 부족한 위생관념, 편한 대로 적당히 살아온 생활태도 때문이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가장 뚜렷한 차이중의 하나는 선진국 사람들이 훨씬 더 청결관념이 있고 깨끗하다는 것이다. 물론 선진국사람 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고 나쁜 점도 많다. 그러나 이 청결문제는 생활의 격차, 빈부의 격차를 벌어지게 하는 주요요인이다.

만일 청년 여러분들이 좀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면, 후에 후회와 한탄과 괄세 속에서 살고 싶지 않다면 이런 면에 무언가 더 신경쓰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다음 글도 궁굼해 하시는 분들이 여러분 계신다면 "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손해보는 지저분한 생활을 하게 될까?" 에 대하여 생각하여 보고자 한다.

9 Comments
열무꽃 2008.08.16 09:18  
남의 냄새에 더 예민한 코.
그 사람의 유전적, 식생활, 환경적, 건강요인 등등으로
냄새가 다르겠지요.
20여년 전 denklot님이 계시는 독일에서 내 손톱밑 마늘냄새 때문에
노교수에게 무안을 당해 코피가 났었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 톡쏘는 냄새가 나는 파키스탄환자가 나가자 마자
눈치도 없이 문을 활짝 열어 버리는 직원을 잘 타일렀지요.
장미숙 2008.08.16 11:12  
일상에서 있음직한 이야기를
이토록 여과없이 풀어내 주시니
공감이 되어 웃습니다.
평화를 위해 사모님 말씀에 잘 따르시니
가정의 행복이 눈에 선해요.
반대로 저희 짝꿍은 후각이 남달라 저에게 자주 혼나게 되니
혼나주는 남편이 있어 아내들 힘이 커지나 봅니다~
고광덕 2008.08.16 11:22  
제 집 현관문을 열면 항상 시골 노인네 방에서 나는 냄새가 났습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부부는 연세가 70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몸에서는 커녕 집안에서도 아무 냄새가
나지 않거든요.
특히 그 집을 다녀온 뒤 제 집에 들어서면 더 느꼈죠.
오자 마자 문을 활짝 열고 환기 시키고 야단법석을 떤 후 조금은 나아지는 듯 하다가
조금 있으면 여지없이 나고...
참기 힘들어서 마님에게 청소 좀 하라고 자꾸 불평을 했지만 집안에서 개를 키우다 보니 그렇답니다.
설마 했는데 몇달 전 그 개가 늙어 하늘로 간 뒤엔 나아졌답니다.
그래도 몸에서 나는 땀내는 어쩔 수 없어 여름엔 서너번씩 겨울에도 매일 헬스클럽에
다니면서 샤워를 한답니다.
옆에 지나가는 여인에게서 상큼한 향기가 뿜어져 나오면 참 기분이 좋죠?
진한 향수 말고 슬쩍 풍기는 스킨로션 냄새...
denklot 2008.08.16 18:11  
개냄새 독합니다.
전에 오페라합창단원 그리스친구가 늙은 장님개를 집에 데리고 왔습니다.
유럽에선 개를 남의 집 방안에 서슴없이 데리고 옵니다. 특히 작은 개는..
불쌍해서 집에 혼자 둘 수 없답니다.

찡그린 우리 마나님 달래며 제발 거실에 오줌싸지 않기만~~~
그런데 오줌은 안싼답니다. 그런데 방귀를 뀌더라구요. 그 냄새란, 아이구~~
모임,회합 등에 개 데리고 오는 것때문에 종종 말썽이 되지요.
개권한, 개표, 개 양노원,개 공동묘지까지 있는 곳이니까요
노을 2008.08.16 12:30  
일견 서글프고
한편 재미있고
너무 적나라해서
미소와  더불어 찡그림도 살짝 따라오고...

그 변기 문제는 어느 집에서나 일어나는 실갱이 같더군요.

'그에게서는 늘 비누냄새가 난다'로 시작되는 '젊은 느티나무'를 다시 떠올려봅니다.
나도 향 좋은 비누만 써야지....
열무꽃 2008.08.18 13:27  
개방귀 냄새,
개의 입장에서 사람냄새 독하다? 하겠지요.
소뻐다귀 옆살을 날 것으로 먹은
독일 동네개가 방귀를 끼는데...
denklot 2008.08.19 07:33  
후후~~~ 후후~~~ 당해본 사람만 알죠.
우리집 사람이 Moenchengladbach Alter Markt에서 작은
Sushi Bar를 하는데, 광장 우리 가게 앞쪽 가까이에 이웃 노인이 자꾸
개를 끌고 나와 오줌을 뉘게하는거예요.

인정많고 괜챦은 노인이고 여러 정보로 우릴 도와주는데.....우리 집사람이
질색팔색, 좀 저쪽 멀리 데리고 가라고 해도 자꾸 가까이에 개가 원하니까....
2년간 신경전을 폈는데 두달전에 이 개가 암으로 사망,
공동묘지 산책갔다가 만났는데, 개 어디있느냐니까 죽었다고 눈물이
글썽글썽...... 딱하기도 하고~~ 이런 걸 시원섭섭이 아니고 시원불쌍이라고
해야하나....
요들 2008.08.26 16:10  
'오줌을 눌때는 바짝 다가가 누어라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것이 눈물만 있는게 아니다'
어디선가 보았던 글 귀....ㅎ
denklot 2008.08.27 15:00  
ㅎ ㅜ ㅎ ㅜ ㅎ ㅜ.... 흐후,
나도 종종 보는데, 요샌 그렇게 써붙인 곳이
종종 눈에 띱니다. 반발짝만 더___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