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연주.감상후기, 등업요청, 질문, 제안, 유머, 창작 노랫말, 공연초대와 일상적 이야기 등 주제와 형식, 성격에 관계없이 쓸 수 있습니다.
단,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는 금지하며 무단 게재할 경우 동의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회원문단은 자유게시판으로 통합되었습니다.

벽난로 앞의 전설

바다 12 1704
벽난로 앞의 전설

박 원 자

세상 이야기를 가득 담을
전설 같은 집 한 채 짓고 싶다.

넓은 거실엔 벽난로가 타오르고
젊은 날의 세레나데와 낭만의 술잔이
친구를 기다리는 집

이른 새벽이건 한 밤이건
달려오고 싶은 자물쇠가 없는 집
제 향기를 우정 항아리에
가득 담아놓고 가고 싶은 집

제일 먼저 시인을 부르고
이 친구도 부르고 저 친구도 부르고
세상을 섭렵한 어른들도 모시고
나는 한밤을 지새우고 싶다.

그리고
깜깜한 밤 금빛으로 쏟아지는
별빛 같은 마음의 소리를 들으며
지금은 꺼져 있는 저 벽난로에
우리들의 이야기를
캠프파이어처럼 지피고 싶다.

여럿이 함께라면 좋겠다.
아니야
둘이라면 더 좋겠다.

오늘도 평수를 잴 수 없는 내 마음 속엔
벽난로 앞의 전설이 시작되고 그칠 줄 모른다



12 Comments
산처녀 2005.01.08 19:35  
  너무 너무 행복한 꿈이네요
따뜻한 벽난로앞에 사랑하는 사람과 등기대고 앉아 책을읽고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영상처럼 비추이는군요 .
아름다운 시 감상하고 따라서 행복해집니다
오숙자.#.b. 2005.01.10 11:41  
  늘~푸른 바다여,

요즈음
꽤나 추운 날씨네요
벽난로에 불을 짚히면서
이럴 때 벽난로 앞에서 머그잔에 커피 마시며
오손도손 옛이야기 또는앞으로의 꿈을 나누고 싶었던
내마음을 바다님은 어찌 아셨나요

따닥 따닥 불꽃 튕기며
참나무 사이로 불은 타오르는데
이은상님의 시 홍란파님의 작곡 '사랑' 이라는 노래의 전설같은 얘기가 생각납니다

탈대로 다 타시오 타다말진 부디마오
타고 다시타서 재될법은 하거니와
타다남은 동강은 쓸곳이 없느니와
반타고 꺼질진대 애재타지 말으시오
차라리 아니타고 생나무로 있으시오
탈진대 재 그것조차 마저탐이 옳으이다

얼마전에 어느 성악가님으로부터 들은 이 노래의 전설같은 얘기를
이 벽난로 앞에서 꼭 나누고 싶네요,

바다님 ,올 한해에는 새 시집도 내시고 아울러 만인이 감동하는 끊임없는 詩作 으로
창조적인 한해 되세요.

시방 따사로운 벽난로 앞에서
우정과 사랑 보내며... (*^_~)*
바다 2005.01.10 19:16  
  산처녀님!
멋지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이야기는 그냥 전설같은 이야기이지요. ㅎ ㅎ
그러나 언젠가 그런 날이 꼭오리라는 기대 속에 살고 있지요
몸이 늙어가면 그 반비례로 마음은 소녀가 되나봅니다.
언제나 격려해주심에 더욱 열심히 노력해야겠습니다.
바다 2005.01.10 19:28  
  늘~ 그리운 교수님!
약 2년 전 처음으로 공개된 교수님 댁에서 우리 동호회원들이 모여
<시와 가곡>이라는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운 날
여러 사진이 동호회게시판에 올라왔지요.

그 중에서 유난히 제 시선을 끌었던 한 장의 사진이 있었지요.
벽난로 앞에서 두 사람이 무릎에 깎지를 끼고 앉아 았던 그 모습이
너무나 낭만적이었지요. 바로 그 사진을 보고 즉석에서 쓴 글인데
저는 이 글을 아주 사랑합니다.
겨울이라서 바로 그런 분위기에 젖어보고 싶어 해묵은 글이지만 올려보았습니다.

교수님은 바로 그 벽난로 앞에서 또 이글을 보내셨군요
그 벽난로 앞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여 아직도 한 밤을 지새우고 싶거든요.(*^_~)* ㅎ ㅎ
가객 2005.01.11 19:05  
  그날의 그 정경을 보고 쓴 글이었군요.
잊혀져 가는 그림이었는데 바다님의 이 멋진 시가
그 정경을 다시금 머리 속에 떠 오르게 하네요.
언젠가는 또 다시 그런 멋진 집에서 그런 아름다운 사람들과
노변정담(爐邊鼎談)을 나누는 가운데 따스한 우정을 꽃피울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장미숙 2005.01.12 20:12  
  춥고 쓸쓸한 계절을 바다선생님의 시
<벽난로 앞의 전설>이 따듯하게 뎁혀 줍니다.
마음처럼 따슨 시 감사합니다~
신년음악회 티켓은 저희 가족 한장 더 추가해 주시고
어제 저의 스승님의 시선집 출판기념회에서
멋 진 피아노 연주를 해 주신 시인님께도 소개드렸으니
아마도 연락이 가면 잘 해 드리시길..
바다 2005.01.12 20:26  
  장미숙 시인님!
언제나 변함없는 우정에 감사드립니다.
오늘밤은 장미님과 함께 벽난로 앞에 앉아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싶습니다.
유랑인 2005.01.14 13:10  
  마음 안에 평수를 알수 없는 정말 멋진 집을 이미 가지고 계신 걸~~~    실체의 집이 없음이 오히려 큰 행복이랄까? 싶네요...
바다 2005.01.14 17:02  
  유랑인님!
그렇지요. 제 마음 안에 평수를 알 수 없는 멋진 집이...
많은 분들이 제 집으로 놀러오더군요.
실체의 집은 그런 멋진 집이 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 생각됩니다. 일깨워주셔서 감사합니다.*^_~*
우지니 2005.01.15 15:08  
  내 마음속의 벽난로 앞에 놓여진 우정의 항아리 속
그누구라도 꺼내어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추억들
우정의 항아리에 담겨진 다정스러웠던 지난날의 향기들이
다시 또 벽난로에서 우정과 사랑의 불이 지피고 있는 듯.
벽난로앞의 전설이 아닌 현대판 벽난로에서
소근대는 우정의 향기 사랑의 향기가 아름다운 멜로디가되어
세상사 타다 남은 모든 고통의 뿌리까지 모두 다 태워서
망각의 술잔에 담아 다 마셔버리고
희망의 찻 잔 속에는 사랑과 우정의 향기만이
가득하여 행복한 내일을 위하여 등불이 되어 밝혀주리라

믿어봅시다.
시와사랑 2005.01.19 11:35  
  시인 누님!
반갑고 오랜만입니다.
건강하시죠?
오랜만에 마음에 군불을 쬐고 갑니다.
바다 2005.01.19 21:54  
  시와 사랑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보이지 않아 좀 걱정이 되었는데 반갑네요.
광주 산울림에서도 항상 문을 열어놓고 기다리고 있지요.
여기서도 거기서도 자주 뵙게 되기를 빕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