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연주.감상후기, 등업요청, 질문, 제안, 유머, 창작 노랫말, 공연초대와 일상적 이야기 등 주제와 형식, 성격에 관계없이 쓸 수 있습니다.
단,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는 금지하며 무단 게재할 경우 동의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회원문단은 자유게시판으로 통합되었습니다.

수문포 가는 길

바다 8 1594
수문포 가는 길

        박 원 자

이국 어느 여인의
치마를 둘러 입은
가로수 종려나무
땡볕아래 졸고 있는
수문포 가는 길

가슴을 드러낸 바다
반라의 사람들과 어우러지는데
고추잠자리 떼 지어
어린시절 동무처럼 반긴다.

코스모스꽃밭에 살짝 숨어
단발소녀 꽃고무신 들고
살금살금 다가가면 
화들짝 놀라 저만치
하늘을 맴돌던 고추잠자리

꽃고무신이 그립다며
고향의 첫눈처럼
가슴을 설레게 한다


*********************
 수문포는 전남 남해안 장흥에 있는 해수욕장으로  경관이 좋은 곳이며
수문포 가는 길 양옆의 가로수 종려나무가 이국의 정취를 느끼게 했으며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고추잠자리 떼가 어렸을 적 고향하늘에 내리던
첫눈처럼 휘날리는 듯한 착각을 했습니다.
수문포를 벗어나니 고추잠자리도 이내 사라지더군요.
8 Comments
슈-킴 2004.08.03 06:07  
  바다님 ! 오랜만입니다..폭염에 어떻게 지내시는 지요? 더위는 먹지 않았습니까?시원한 소나기
라도 내려야 하는데...그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군요..어린시절이 생각나는 시입니다
망태들고 고추잠자리 잡던 기억이 나네요..그때도 고추잠자리는 잡기가 힘들어서요..
너무 빨랐거던요...장군 잠자리가 오히러 잡기가 쉬었습니다...잘감상하였습니다
단암 2004.08.03 18:59  
  그을린  얼굴의 단발소녀가 코스모스 머리에 이고 조심조심 코스모스꽃에 앉은 고추잠자리를 향해 거의 다 다가간 순간 잠자리는 그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약 올리고 날아가는 정경은 그냥 그대로 수채화입니다. 선생님 덕분에 이 염천에 벌써 가을 정취를 느낍니다.
산처녀 2004.08.03 20:49  
  초등학교때
방학숙제로 곤충채집하려고 잠자리채들고 살금살금다가가 휙뿌리친 채속에 잠자리가 들었을때의 환희심이 생각키워지는군요
종려나무 가로수길 상상속에서도 이국의 정취가 느껴지는 환상적이군요
산처녀 2004.08.03 20:52  
  지금 밖에서는 갑자기 시원한 소낙비가 쏟아지고있읍니다
바다물에 풍덩한것같은 시원함이 느껴집니다
수문포 바다는 못가더라도 느낌으로 시원함을 맛보렵니다
우지니 2004.08.04 05:06  
  어린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서
다시 한 번 고추잠자리들의 에어쇼의 장면들이 떠오르는군요.
어린 마음에 고추잠자리를 사랑한다는 것이 오히려 잠자리들의 생을 마감한 짓들이었는데도
어렸을때는 왜 그리 잡으려고만  했는지 이제야 세삼 나의 잘 못된 판단으로 고추잠자리들을
괴롭혔던 어린시절을
남아있는 고추잠자리들의 모든 후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 하노라
장미숙 2004.08.04 20:46  
  더위에 어찌 지내시나 궁금하였는데
바다선생님~
좋은 여행 하시면서 좋은 시를 쓰셨군요.
수문포 가는 길은 복 더위에도 시원함을 선사할 것같은 느낌이라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바다 2004.08.05 09:40  
  날이 너무 덥지요?
슈킴님, 단암님,산처녀님, 우지니님,장미숙님!
감사드립니다.
남양주의 더위도 서울마로니에 공원의 젊음도
충북 괴산의 매미소리도 미국 씨애틀의 반딧불도
평택의 아름다운 장미도 다 어우러져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군요.
이 더위에 건강하시고 모두들 건필하시길 빕니다.
나비 2004.08.12 17:05  
  한편의 예쁜 동화시를 보는듯해요 선생님!
어린시절도 그리워지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