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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죽음.

권혁민 4 751
오늘 중학교 다니는 큰 녀석으로부터 그의 친구가 아파트 배란다에서 떨어져 자살했다는
슬픈 소식을 전해 들었다.
자기반에서 줄곧 일등을 하는 수재라 우리 아이의 입을 통하여  몇차례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듣곤 하곤 했는데.......

얼마전에 마친 중간고사에서 평균이 5점이나 떨어 졌다고.
과학고를 목표하고 공부하는데.....이번 시험에서 과학을 망쳤다고.....

자식을 키우는 입장의 아버지로서 이 일이 꼭 남의 이야기 일수만도 없다는 생각에
한번의 면식도 없는 아들의 친구를 조문하러 다녀 와야 했다.
하얀 국화를 같이 간 아들 셋과 함께 그 영정 사진 앞에 올리고
무릎을 꿇고 두 손 모아 그의 영혼과 남아서 그 슬픔과 아픔을 다 격어야 할 부모를 기도 했다.

무슨 이유와 까닭으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해야만  했는 지
난 모른다.
그 아버지께 그 어머니께
새삼 물어 볼 수도 없다.
그냥 "힘내세요,같이 자식을 키우는 아버지의 입장에서 조문 왔습니다."
"제가 죽을 죄인입니다"마주 잡은 두 손이 떨리어 진다.
이마는 벗겨 졌지만 나와는 비슷한 연배일 성 싶다.

요즈음의 아이들 깊은 자기 생각은 논리적으로 잘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멀리 내다 볼 수 있는 식견과 조그만 다른 각도로 생각해보고 좀 더 인내하며
참을 줄 아는 지혜가 그립다.

자기 목숨이 왜 자기 혼자만의 것이고 왜 자기 목숨이니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 하는 지.

이제 중학교 2년차 아직 피지도 못한 국화 한송이는 그렇게 뭐가 급해서 부모 가슴에
선생님 가슴에 친구들의 가슴에 못을 박아 놓고 가야만 했는 지.

공부에 이리저리 학원에 저리이리 치여 지친 우리 아이들.-그들의 건전하고 밝은 정서 함양을 위해
아이들과 서로 격의 없는 친구와 같은 대화를 나누는 일에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가?

조용히 이 밤 자문을 해본다.
근심하며 이 밤 자성해 보고자 한다.

오오!내가 죽어서도 돌아 갈 보금자리여~
어디매 뭏혀서도 되돌아와 뭏힐내 내무덤이여~
오 눈 익은 묏부리 묏부리여,살뜰한 골짜기 골짜기여~
언제 돌아 온단 기약도 못한 채 종내 너는 떠나 가누나~
(산아 중에서)
4 Comments
이동균 2006.10.30 10:58  
  어떤 여건에서든 부모와의 대화가 끊어지지 않고, 연결되는 것이 . .
그것이 싸움이라할지라고,
끊임없는 대화가 싸움으로라도 연결된다면
불행한 사고는 막을 수 있으리라고,
현직 교사로서 학부형으로서 부탁입니다.
영원한 문제아도, 영원한 모범생도 없읍니다.
단지 그 아이가 처한 환경에서 자기가 맡은 역활을
성실히 수행할 뿐이라는 생각이 들며
서로가 인내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다 보면
인생은 여러번 바뀌게 되어 있다고 확신합니다.
자식 가진 학부형들이여!
기도하는 마음으로,도딱는 마음으로 인내심을 가집시다.
몇 해전까지 학생부장을 지낸 이동균 드립니다.
이성희 2006.10.30 14:39  
  안타까운 소식이네요,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애가 탑니다.약육강식의 세상,물질만능,외모지상주의가 아이들을 멍들게 합니다.다 어른들 아니 우리모두의 책임 이라 생각이들며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주어 푸르고 바르게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랑인 2006.11.06 12:27  
  그 아이와 그렇게 만든 이 사회 어느 구조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권혁민 2006.11.06 13:11  
  자라나는 우리들의 아이들. 그리고 특히나 청소년기에 접어던 아이들.그들의 정서와 감정이 학교 성적과 컴퓨터 오락/게임보다는 아름다운 시에 잘 어울리게 만들어진 우리들의 가곡이 그들의 귀에 들려지고 그들의 입술에서 불려지고...그런 날이 꼭 올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까까머리 중학교 때 들었던 가곡은 아직도 저의 귀에 생생하게 맴돌고고 가슴에 남아서 수많은 그리움의 파장을 만들어 난 살 수 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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