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작 소설 <언제나 미완성> 中에서 ... <1회>
습작 소설 <언제나 미완성> 中에서
권선옥(sun)
1.악마의 유혹 <1회>
한겨울의 찬 기운과 어둠을 가르고 그녀는 영남권내륙화물기지인 고속도로변의 C휴게소로 빠지는 샛길로 접어든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노란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의 표지판이 마치 제 집을 찾아가는 이정표마냥 눈에 익숙해진 지 오래다. 즐비한 화물차들이 저들만의 거만하고 육중한 무게로 접근이 껄끄러운 군상처럼 버티고 있다. 무슨 시위라도 하는 양.
그녀는 주로 승용차들이 주차한 휴게소 앞줄에 자신의 차를 주차시키고는 남편이 구두 발로 둘러차서 군데군데 찌그러진 운전석 문을 연다. 차에서 내리면 그녀는 어김없이 더 망가진 운전석 뒤쪽 문을 훑어본다. 손잡이 근처의 약간 꺾인 부분에서는 직선으로 녹이 흘러내린다. 8개월 정도 된 새 차라서 굳이 시선을 두지 않으면 그냥 넘어갈 정도란 것이 그녀가 자신의 차를 고치지 않고 그냥 타고 다니는 이유이긴 했다. 하지만 돈이 들기 때문에 미루었다는 것이 나름대로 더 큰 이유였다.
두 번째로 남편이 더 강도를 높여 여러 군데 차기도 하고 주먹으로 차체를 내려치기도 했다. 그 일은 차체가 손상된 것 이상으로 그녀의 마음에 회복하기 어려운 뚜렷한 상흔을 남겼다. 막다른 길에 가까웠음을 확신하게 되는 순간 증거물로 제시할 생각으로 서비스센터 찾는 일을 미루었다. 그리고는 차를 탈 때나 내릴 때 새삼 자신의 마음에 그 서늘함을 덧칠하는 것이다.
무심히 하늘을 바라보니, 달은 없다. 오늘은 동지이고 또한 음력으로 11월 그믐이다. 내일은 12월 초하루다. 이제 시간도 11시를 넘어 자정을 내닫는다. 지금 이 순간은 그믐도 초하루도 아니다. 그녀는 달을 생각했다. 태양과 함께 떠서 함께 지는 -그믐달도 아니고 초승달도 아닌 - 바로 이 순간의 달을. 지금은 지구와 달과 태양이 일직선상에 놓여 있는, 그래서 달은 그 형체를 지구 어디에고 나타낼 수 없는 그런 순간이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과 내일의 달이 함께 뜨고 함께 질 것이다. 아니 어쩌면 태양이 서산을 넘어간 짧은 순간, 한 가닥 곡선의 초승달이 보이지 않게 떴다가는 바삐 태양을 뒤따라 서산으로 질 것이다.
그녀는 잠시 동안의 쉼표 시간이 지나자 다시 보름 후의 그 시간을 떠올렸다. 태양과 한 순간도 함께 하지 않고 정반대의 위치에서 자신을 환하게 드러내고 웃고 있을 만월의 보름달을. 함께 하지 않음으로 드러날 수 있고, 존재할 수 있다는 것들에 대해서도.
내일부터 태양은 조금씩 그 길이를 늘일 것이다. 태양이 떠 있는 낮 시간이 아주 조금씩 길어진다는 거. 그래서 옛 사람들은 동지가 지나면 새해가 시작된다고 했다지 아마. 때문에 그녀가 동지에 액운을 막는다는 의미로 팥죽을 먹는다는 부질없는 습관에 마음이 내려앉는 것은 나이를 먹어 간다는 의미 이상으로 삶이 고단하다는 뜻도 담겨 있음이다. 시골에서 가져온 팥이 작년 것도 남아 있고, 올해의 약팥도 남아 있지만 팥죽 만들 시간이 여의치 못 했다. 그러던 즈음에 5층에서 살고 있는 그녀보다 다섯 살 많은 이혼녀가 팥죽을 물김치와 함께 한 상 내려 보내 온 걱이다. 때마침 하는 마음에 얼른 저녁을 먹고는 서두르듯 북으로 북으로 두 시간 동안 차를 몰아갔다가는 돌아가는 길이었다.
북으로 북으로 두 시간 동안 110Km로 달려가는 곳은 <악마의 유혹>이다.
그녀는 C휴게소에서 화장실에 들렀다가는 몇 개의 음료수 캔을 쓰레기통에 던졌다. 그리고는 남은 생수병과 <악마의 유혹>주황색 '카라멜 마키아토' 한 개와 하늘색 '모카 초코' 두 개를 차 문 주머니에 눌러 넣고는 정리를 마친다. 의자를 젖히고 편한 자세로 기댄다.
-고속도로 운행 카드 교환 시 적발 시스템 가동-
그런 팻말이 눈에 들어온다. 그녀는 얕은 비웃음인지 헛웃음인지를 찰라적으로 지어 보인다.
상하행선 출입증을 서로 교환하여 통행료의 액수를 줄인다는 말인가 보다. 그렇다면 어떻게 적발한다는 거지? 부질없이 그런 것까지 신경 쓸 게 무어 있으랴 하는 생각에 다다르자 순간 고개를 가로 젖는다.
곧 생각이라도 난 듯 <악마의 유혹>을 한 모금 마셨다. 프랜치 카페 '카라멜 마키아또' 주홍색이다.
그녀가 인스턴트 커피로 <악마의 유혹>을 마시기 시작한 것은 1년 반 전이다.
어느 여름날 더위를 피해서 별빛축제가 열리는 보현산을 올랐다.
동생네와 고기를 구워서 저녁을 먹고 야외 공연을 보던 밤이었다. 동생댁이 아이들을 시켜서 맛있다고 사 온 인스턴트 커피의 상품명이 <악마의 유혹> 노란색이었다. 풀밭에 자리를 깔고 별밤에 마신 여름 날의 커피 맛. 그 후로 그녀는 중독 된 사랑을 하듯 그 사랑만큼이나 색깔을 달리 하는 인스턴트 커피 <악마의 유혹>만을 마신다.
그리고는 그녀도 <악마의 유혹>처럼 중독된 사랑을 한다.
그녀는 의자를 바로 하고는 다시 차 밖으로 나온다. 찬 공기의 서늘함을 코끝으로 느끼며 어두운 빈 하늘을 쳐다보더니, 담배를 꺼내 문다. 고개를 젖혀 공허한 하늘을 향해 따듯한 연기를 힘껏 뿜어 올려 본다. 이내 사라져 버린다. 형체도 없는 것들.
별이 보이는 곳으로 가고 싶다.
별이 보이는 곳에서
- 막다른 길 -
권선옥(sun)
와락 밀려오는
막다른 길에서
국방색 천막 트럭이 움직인다.
공사차량 운송차량으로 즐비한 광장에
사람들은 별로 할 일이 없는 듯
내동댕이쳐진 신문의 활자는
-물류대란-
-수출 차질-
-천문학적 숫자의 재정 손실-
이미 너무 깊은 상처로 무감각해진 단어들
밤 깊은 고속도로 질주하던 그 시간에
어슴프레 희미한 그림자로
흔들림 없이 버티고 있다.
별들도 떠나버린 그믐 밤
가로등 불빛 온몸으로 받으며
끝 간 데를 묻지 말자
광장에서.
- 계속 -
-- 2년 전에 쓰다만 습작 소설. '내 마음의 노래' 사이트에도 올린 적이 있었으나,
어떤 분과의 의견 충돌로 홧김에 지워 버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다시 꺼내 봅니다. 책상 서랍에 넣어둔 일기장을 어느 날 꺼내 보면, 자신이 쓴 것임에도 새로워지는 느낌이랄까요. 곧 겨울이 오고 그러면 한 해가 갈 것이고, 또 다시 새로운 해를 맞을 준비도 해야겠지요.
한 때 소설이 쓰고 싶었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을 보면 사랑이 하고 싶어지듯, 감명 깊은 소설을 읽고나면 나도 한 번쯤은 그런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머셋 모옴의 단편 소설들을 읽으면서 기지와 위트가 넘치는 그러면서도 인간의 심리 묘사가 뛰어난 그런 소설을 쓰는 작가를 동경했습니다.
레마르크의 <개선문>을 읽으면서, 정착하지 못한 인간 군상들의 회색빛 불안과 삶의 무게에 눌린 허무 속에 헤매기도 했습니다. 소설의 끝 부분에서, 죽어가는 여주인공 조앙 마두가 라비크에게 하는 마지막 대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들은 적도 없고 알아듣지도 못 하는 그녀의 어린 시절 모국어였다는 것이고, 알아들을 수도 들은 적도 없는 그녀의 모국어를 라비크는 가장 가까운 마음의 자리에서 알아 듣는다는 것입니다.
이쯤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냉정과 열정을 함께 지닌 라빅 같은 인물을 창조 해 보고 싶어집니다.
평생에 단 한 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자신만이라도 감동시길 수 있는 장편 한 권쯤은 보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몇 달 전부터 하도 졸라대서 다시 가게 된 '희망을 얘기하는~' 사이트에 '11월의 편지'를 올렸더니, '그대'가 누구냐고 집요하게 질문을 합니다. 이미 여러 번 언급했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질문에 시달리는 것입니다. 글 속의 인물이 글 쓰는 사람의 한계를 벗지 못 한다면, 그 작품은 글쓰는이의 개인적 진부함을 벗어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독서을 통한 사고력 확대를 위한 노력과는 역방향성일 것입니다.
<2006.11.6.>
권선옥(sun)
1.악마의 유혹 <1회>
한겨울의 찬 기운과 어둠을 가르고 그녀는 영남권내륙화물기지인 고속도로변의 C휴게소로 빠지는 샛길로 접어든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노란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의 표지판이 마치 제 집을 찾아가는 이정표마냥 눈에 익숙해진 지 오래다. 즐비한 화물차들이 저들만의 거만하고 육중한 무게로 접근이 껄끄러운 군상처럼 버티고 있다. 무슨 시위라도 하는 양.
그녀는 주로 승용차들이 주차한 휴게소 앞줄에 자신의 차를 주차시키고는 남편이 구두 발로 둘러차서 군데군데 찌그러진 운전석 문을 연다. 차에서 내리면 그녀는 어김없이 더 망가진 운전석 뒤쪽 문을 훑어본다. 손잡이 근처의 약간 꺾인 부분에서는 직선으로 녹이 흘러내린다. 8개월 정도 된 새 차라서 굳이 시선을 두지 않으면 그냥 넘어갈 정도란 것이 그녀가 자신의 차를 고치지 않고 그냥 타고 다니는 이유이긴 했다. 하지만 돈이 들기 때문에 미루었다는 것이 나름대로 더 큰 이유였다.
두 번째로 남편이 더 강도를 높여 여러 군데 차기도 하고 주먹으로 차체를 내려치기도 했다. 그 일은 차체가 손상된 것 이상으로 그녀의 마음에 회복하기 어려운 뚜렷한 상흔을 남겼다. 막다른 길에 가까웠음을 확신하게 되는 순간 증거물로 제시할 생각으로 서비스센터 찾는 일을 미루었다. 그리고는 차를 탈 때나 내릴 때 새삼 자신의 마음에 그 서늘함을 덧칠하는 것이다.
무심히 하늘을 바라보니, 달은 없다. 오늘은 동지이고 또한 음력으로 11월 그믐이다. 내일은 12월 초하루다. 이제 시간도 11시를 넘어 자정을 내닫는다. 지금 이 순간은 그믐도 초하루도 아니다. 그녀는 달을 생각했다. 태양과 함께 떠서 함께 지는 -그믐달도 아니고 초승달도 아닌 - 바로 이 순간의 달을. 지금은 지구와 달과 태양이 일직선상에 놓여 있는, 그래서 달은 그 형체를 지구 어디에고 나타낼 수 없는 그런 순간이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과 내일의 달이 함께 뜨고 함께 질 것이다. 아니 어쩌면 태양이 서산을 넘어간 짧은 순간, 한 가닥 곡선의 초승달이 보이지 않게 떴다가는 바삐 태양을 뒤따라 서산으로 질 것이다.
그녀는 잠시 동안의 쉼표 시간이 지나자 다시 보름 후의 그 시간을 떠올렸다. 태양과 한 순간도 함께 하지 않고 정반대의 위치에서 자신을 환하게 드러내고 웃고 있을 만월의 보름달을. 함께 하지 않음으로 드러날 수 있고, 존재할 수 있다는 것들에 대해서도.
내일부터 태양은 조금씩 그 길이를 늘일 것이다. 태양이 떠 있는 낮 시간이 아주 조금씩 길어진다는 거. 그래서 옛 사람들은 동지가 지나면 새해가 시작된다고 했다지 아마. 때문에 그녀가 동지에 액운을 막는다는 의미로 팥죽을 먹는다는 부질없는 습관에 마음이 내려앉는 것은 나이를 먹어 간다는 의미 이상으로 삶이 고단하다는 뜻도 담겨 있음이다. 시골에서 가져온 팥이 작년 것도 남아 있고, 올해의 약팥도 남아 있지만 팥죽 만들 시간이 여의치 못 했다. 그러던 즈음에 5층에서 살고 있는 그녀보다 다섯 살 많은 이혼녀가 팥죽을 물김치와 함께 한 상 내려 보내 온 걱이다. 때마침 하는 마음에 얼른 저녁을 먹고는 서두르듯 북으로 북으로 두 시간 동안 차를 몰아갔다가는 돌아가는 길이었다.
북으로 북으로 두 시간 동안 110Km로 달려가는 곳은 <악마의 유혹>이다.
그녀는 C휴게소에서 화장실에 들렀다가는 몇 개의 음료수 캔을 쓰레기통에 던졌다. 그리고는 남은 생수병과 <악마의 유혹>주황색 '카라멜 마키아토' 한 개와 하늘색 '모카 초코' 두 개를 차 문 주머니에 눌러 넣고는 정리를 마친다. 의자를 젖히고 편한 자세로 기댄다.
-고속도로 운행 카드 교환 시 적발 시스템 가동-
그런 팻말이 눈에 들어온다. 그녀는 얕은 비웃음인지 헛웃음인지를 찰라적으로 지어 보인다.
상하행선 출입증을 서로 교환하여 통행료의 액수를 줄인다는 말인가 보다. 그렇다면 어떻게 적발한다는 거지? 부질없이 그런 것까지 신경 쓸 게 무어 있으랴 하는 생각에 다다르자 순간 고개를 가로 젖는다.
곧 생각이라도 난 듯 <악마의 유혹>을 한 모금 마셨다. 프랜치 카페 '카라멜 마키아또' 주홍색이다.
그녀가 인스턴트 커피로 <악마의 유혹>을 마시기 시작한 것은 1년 반 전이다.
어느 여름날 더위를 피해서 별빛축제가 열리는 보현산을 올랐다.
동생네와 고기를 구워서 저녁을 먹고 야외 공연을 보던 밤이었다. 동생댁이 아이들을 시켜서 맛있다고 사 온 인스턴트 커피의 상품명이 <악마의 유혹> 노란색이었다. 풀밭에 자리를 깔고 별밤에 마신 여름 날의 커피 맛. 그 후로 그녀는 중독 된 사랑을 하듯 그 사랑만큼이나 색깔을 달리 하는 인스턴트 커피 <악마의 유혹>만을 마신다.
그리고는 그녀도 <악마의 유혹>처럼 중독된 사랑을 한다.
그녀는 의자를 바로 하고는 다시 차 밖으로 나온다. 찬 공기의 서늘함을 코끝으로 느끼며 어두운 빈 하늘을 쳐다보더니, 담배를 꺼내 문다. 고개를 젖혀 공허한 하늘을 향해 따듯한 연기를 힘껏 뿜어 올려 본다. 이내 사라져 버린다. 형체도 없는 것들.
별이 보이는 곳으로 가고 싶다.
별이 보이는 곳에서
- 막다른 길 -
권선옥(sun)
와락 밀려오는
막다른 길에서
국방색 천막 트럭이 움직인다.
공사차량 운송차량으로 즐비한 광장에
사람들은 별로 할 일이 없는 듯
내동댕이쳐진 신문의 활자는
-물류대란-
-수출 차질-
-천문학적 숫자의 재정 손실-
이미 너무 깊은 상처로 무감각해진 단어들
밤 깊은 고속도로 질주하던 그 시간에
어슴프레 희미한 그림자로
흔들림 없이 버티고 있다.
별들도 떠나버린 그믐 밤
가로등 불빛 온몸으로 받으며
끝 간 데를 묻지 말자
광장에서.
- 계속 -
-- 2년 전에 쓰다만 습작 소설. '내 마음의 노래' 사이트에도 올린 적이 있었으나,
어떤 분과의 의견 충돌로 홧김에 지워 버렸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다시 꺼내 봅니다. 책상 서랍에 넣어둔 일기장을 어느 날 꺼내 보면, 자신이 쓴 것임에도 새로워지는 느낌이랄까요. 곧 겨울이 오고 그러면 한 해가 갈 것이고, 또 다시 새로운 해를 맞을 준비도 해야겠지요.
한 때 소설이 쓰고 싶었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을 보면 사랑이 하고 싶어지듯, 감명 깊은 소설을 읽고나면 나도 한 번쯤은 그런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서머셋 모옴의 단편 소설들을 읽으면서 기지와 위트가 넘치는 그러면서도 인간의 심리 묘사가 뛰어난 그런 소설을 쓰는 작가를 동경했습니다.
레마르크의 <개선문>을 읽으면서, 정착하지 못한 인간 군상들의 회색빛 불안과 삶의 무게에 눌린 허무 속에 헤매기도 했습니다. 소설의 끝 부분에서, 죽어가는 여주인공 조앙 마두가 라비크에게 하는 마지막 대화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들은 적도 없고 알아듣지도 못 하는 그녀의 어린 시절 모국어였다는 것이고, 알아들을 수도 들은 적도 없는 그녀의 모국어를 라비크는 가장 가까운 마음의 자리에서 알아 듣는다는 것입니다.
이쯤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냉정과 열정을 함께 지닌 라빅 같은 인물을 창조 해 보고 싶어집니다.
평생에 단 한 권,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자신만이라도 감동시길 수 있는 장편 한 권쯤은 보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몇 달 전부터 하도 졸라대서 다시 가게 된 '희망을 얘기하는~' 사이트에 '11월의 편지'를 올렸더니, '그대'가 누구냐고 집요하게 질문을 합니다. 이미 여러 번 언급했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질문에 시달리는 것입니다. 글 속의 인물이 글 쓰는 사람의 한계를 벗지 못 한다면, 그 작품은 글쓰는이의 개인적 진부함을 벗어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독서을 통한 사고력 확대를 위한 노력과는 역방향성일 것입니다.
<2006.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