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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영원한 우정 ㅡ 나에게 좋은 친구

정우동 1 1138
영어를 배우고 얼마 안가서 교과서에서 읽은 Damon & Pythias는 우정의 첫 전범이었습니다.
나에게는 그것이 붕우유신의 서양적 적용의 첫 사례였습니다.
관중이 장사시절 이문을 많이 가져도 포숙아는 주위사람들의 귀띔에도 불구하고 그를 감싸주
었습니다. 관중의 한미한 가정형편을 포숙아는 알았기에 말입니다.
이백이  취하여 주사로 졸리니 돌아갔다 생각있으면 내일 또 오라니 그러는 친구를 보았습니다.
자기의 색깔 냄새를 배제한채 공기처럼 편안하기만 합니다.
왕휘지는 설야에 흥에 겨워 친구 대규의 집에 가는중 눈이 그쳐 파흥하자 친구의 집앞에서 귀가
합니다. 내 멋, 내 흥취대로 하여도 흠없이 다 수용하는 그 친구는 바다입니다.
봄 경색이 좋아 친구생각에 찾아가니 그 친구도 그래서 길이 어긋나는 친구들을 보았습니다.
텔레파시로 출발했듯이 도중에서 서로 만났더라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노론의 우암 선생이 병중에 반대당파 서인 미수 선생의 위험하단 부자처방으로 병을 치유합니다.
당파싸움의 와중에서도 인간적인 신뢰가 귀한 목숨을 구합니다.
구상 시인의 병환에 천도복숭아 그려 오느라 늦게 병문안하는 이중섭 화백도 생각납니다.
가난한 화가의 무병장수 비는 그 기도가 시인을 팔순 넘도록 살렸습니다.
만나니 달이 밝아 얘기하기 좋다가 취하여 빈산에 누우니 천지가 바로 이부자리고 베개입니다.
뜻 맞는 이런 친구와  세상사 두고 밤새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나에게도 이런 친구가 있습니다.
어려운때 자기 옷도 나눠 입혀주고 한때는 그의 집에 가서 같이 살았습니다.
지금도 그는 나를 아끼고 걱정스러워 너는 한참 악해져야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있을
거라고 말해 듣는 나로 하여금 더 착해지자고 다짐하도록 독려 합니다.
이 친구는 내가 대학시절 들려준 그 이야기가 아직도 걱정이랍니다.

내가 외갓집에서 대학 다닐때 하루는 도서관에서 늦게 돌아와  대문이 잠겼기에 잠든 사람을
깨우기는 미안하고 담도 나에게는 넘지 못하게 쌓았다는 담의 원초적 정의 때문에 여동생도
넘는 담을 차마 넘지 못하여 대문 앞  한데서 여름 밤 극성스런 모기에게 물려가며 밤새운
이야기랍니다. 사실이지 지금도 짖궂은 아이들이 달아나며 멈춰서서 금줄긋고 이 줄 넘으면
내 아들 하면 나는 모질지 못하여 더 나아가지 못하고 물러나고 말낍니다.

회장님의 글 읽고 이 친구가 몹씨 보고 싶습니다.
나중에 전화라도 넣을랍니다.



*友人會宿*  벗과 함께 이밤을

-李白(이백)-

滌蕩千古愁 , 천고에 쌓인 시름 씻어나 보고져
留連百壺飮 . 내리닫이 백 병의 술을 마신다

良宵宜淸談 ,  이 밤 이 좋은 시간 우리 청담이나 나누세
皓月未能寢 . 휘영청 달까지 밝으니 잠을 잘 수도 없지 않은가!

醉來臥空山 , 얼큰이 취해서 텅 비인 산에 벌렁 누우니
天地卽衾枕 . 하늘과 땅이 바로 이불이고 베개로다




 

1 Comments
김형준 2006.11.06 02:38  
  나는 현재에 충실하고 싶다.
내게 온 좋은 친구에게 마음을 쏟고 싶다.
비록 그도 언젠가 내게서 떠나갈지라도
내가 그를 위하고, 그가 나를 위하는
마음이 진실하고 순수하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영원'이란 것은 인간에게 주어지지 않은 너무 오랜 시간,
비록 불꽃같이 잠시 번쩍이다 사라지더라도
우리가 가진 우정이, 아니 사랑이 꽃을 피웠다면
그 순간 순간의 아름다움은
온 우주가 지닌 영원이란 공간 속에서 영구히 남을 것이다.

아픔과, 괴로움, 저주와 미움
이러한 부정적인 것들에 counterbalance를 제공하는
매우 소중한 요소로 우리의 그 빛나는 순간들은
우주 어디에선가 생명을 끝없이 이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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