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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가을빛

김일곤 2 882
어머니의 가을빛




가을볕 좋은 마당가에는
무 고추 호박 토란잎이 마르고
푸른 칼날에
깍여 나온 감들이
처마밑에 총총 별로 떠 오른다

눈을 감아도 주홍빛 물이 들 것 같은
저 동글동글한 영혼 속에는
성스러운 땀과
여름날 등물 치고 간 소나기와
가을밤의 달빛이 숨을 고른다

느리게 부는 갈바람 여울목
냄새밭 늙은 감나무 낙엽 위에 누워 있는
세월의 강둑 같은 감 껍질
한 아름 쥐어 보면
촉촉한 감촉 끝에는
어머니의 세월도 함께 흐르고 있다

틀니 없는 어머니 입 속을 드나들던
가을햇살이 하얀 고무신 속에 졸고
산골바람은 그리움을 데불고와
너의 눈부신 알몸을
싸드렁 싸드렁 만지며 간다
2 Comments
바 위 2006.11.12 14:51  
  칼 바람 밤새울다 날 새면 갈거니다.

우리가 살다 살다 죽어지면 알거니다.

사랑도 하도 할 사라 이별이라 하더라/
김일곤 2006.11.14 17:42  
  바위님 안녕하세요? 인사가 늦었습니다.
좋은 즉흥시 애도가고 갑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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