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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너 가는 길목 어귀마다

바다 12 1789
세월 너 가는 길목 어귀마다

박 원 자

보이지도 않는데
다들 간다고 하네
어디서 쉬는지
어디가 종착역인지
바람도 불어오고
눈비도 오고
계절도 다시 돌아오는데
눈부시게 푸르른 젊은 날
찬란하던 꽃들
그리운 사람들이 따라간
돌아오는 길도 모르는
보이지 않는 형상
머리 산발한 바보 까막눈
이 밤 너 가는 길목 어귀마다
덫을 놓아버리고 싶다
12 Comments
평화 2004.04.25 13:21  
  아름다운 바다님 늘 건강히 잘지내시지요?*^-^*
세월은 가고 추억은 남습니다.
유년을 거쳐 청춘을 지나 중년이되고 장년과 노년을 넘어
우리가 영원히 사라져도...
인생의 간이역마다 스쳤던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벌써 그리운 사람들이 되어버렸네요.

선생님이신 언니의 시를 읽으니 문득 예전에 주일교사들이 모여
읽었던 "교사의 기도"가 생각납니다.

교사의 기도

오 주님 제가 교실에 들어갈 때에
저에게 힘을 주시어 유능한 교사가 되게 해 주소서
저에게 지식 이상의 지혜를 주시어
제가 준비한 지식을 아는데 그치지 않고
저에게서 배우는 학생들의 삶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주소서

생략....

가르치면서도 배우게 해 주소서
모든 지식을 다 갖추고 있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저에게 아무 유익이 없사오니
사랑을 꼭 실천해야 된다는 것을 배워 알게 해 주소서

생략....

주여 마지막으로 제가 받을 최대의 보상은 여기에서가 아니라
저 세상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소서
이 땅 위에서 당신을 빛낸 공로로 제가 가르친 학생들과 함께
저는 천국에서 별처럼 빛나리라는 것을 알게 해 주소서.

언니! 할수만 있다면 세월가는 길목에 덫 놓을때 같이 놓을까요!!!*^-^*
늘 건강과 행복을 염원합니다. 아름다운 주일보내십시요.
음악친구♬ 2004.04.25 17:13  
  아이 키우는게 힘들어 한 10년쯤 훌쩍~지나가 버렸으면 하고 생각한적이 있어요
그럼 아이들은 자라서 엄마의 도움이 필요없게 될지는 모르지만
내 젊음은 다 가버리겠죠

가는 세월 그 누구가 잡을수가 있나요~란 노래 가사가 있어요
보이지 않는 세월을 잡을수는 없어도
마음속의 세월은 내가 잡을수 있지 않을까...

내 마음의 세월에 덫을 놓으렵니다
바다 2004.04.25 21:06  
  아름다운 평화여!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나가도 그리운 것들이 사라져도
꽃들이 시들어도 푸르른 잎이 낙엽이 되어 어디론가
가버려도 우리는 그냥 그렇게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헤어지는 것에 익숙해 있기때문이지요.
그런데 그 사랑하는 것들을 모두 곁에 두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덫을 놓아 꼼짝 못하게 하고 싶었답니다.
얼마나 어리석은가요?
날마다 이름 그대로 사계절 내내 평화로우소서.

사랑하는 음악친구야!
아무도 가는 세월을 잡을 수 없다는 것.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지
그러나 마음 속의 세월은 언제나 잡아둘 수 있지.
그래서 늘 푸르고 싶은 사람
우리 마음의 세월에 덫을 놓자구나
단암 2004.04.26 09:01  
  '이 밤 너 가는 길목 어귀마다 덫을 놓아버리고 싶다.'
절창입니다. 한동안 머리속에서 입에서 떠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장미숙 2004.04.26 12:28  
  바다선생님~
그러네요 정말..
세월의 길목만 보인다면
최신형 덫으로 그냥~^^
바다 2004.04.26 15:28  
  단암님!
그 짧은 한마디가 제게 큰 힘이 됩니다.
단암님의 그 말이 제게도 한 동안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장미님!
언제나 제 글에 격려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쓰기에 선배님이시니 늘 아름다운 조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청파 2004.04.26 20:24  
  그리운 사람들이 따라간
돌아오는 길도 모르는
보이지 않는 형상
참으로 가슴 아린 추억을 생각케 하는 글이군요
바다 2004.04.26 20:43  
  처음 뵙는 청파님!
반갑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김건일 2004.04.27 00:40  
  시는 언어의 예술 이라고 합니다. 시는 마음속의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언어로서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언어와 시는 바늘과 실과의 관계 입니다. 아니 그것보다 더 긴밀한 관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를 쓸려면 언어를 연구해야 하는데 그렇다고 너무 어렵게 생각하시지 마시고 쉬운 언어로 이야기를 간단 명료하게 그러나 의미가 깊게 그리고 음악적으로 표현하면 그 시는 성공적이라고 생각해도 됩니다. 너무 말이 길면 요즈음 사람들은 싫어합니다. 요점만 간단하게 그러나 내용은 분명하게 재미 있게 의미가 깊게 신명이 나게 하면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 시에는 운률이 생기게 되는데 보통 뭐뭐는 뭐뭐하고 뭐뭐는 뭐뭐 하며 뭐뭐에 뭐뭐하니 뭐뭐는 뭐뭐 하더라. 운률에 말을 집어 넣으면 흥이 나게 됩니다. 그런데 그냥 막연하게 무엇을 이야기 하는게 아니고 이야기거리가 있어야 합니다. 시인들은 이 이야기거리를 주로 우리들 주위의 사물들을 주제로 하여 시를 많이 씁니다. 나는 주로 꽃을 사용 하는데 꽃은 꽃이 아니라 여인을 상징하고 꽃잎은 여인의 입술도 되었다가 여자의 깊은꽃도 되었다가 얼굴도 되었다가 시인이 필요할 때 따라 의미가 달라 집니다. 그것이 비유인데 키큰 사람을 전붓대라고 하고 배부른사람을 도람통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비유 입니다, 내 마음이 맑다. 가을 하늘처럼 맑다. 이렇게 비유를 하는데 그냥 막연히 비유하면 재미가 없고 신비감이 사라지니까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 신선한 비유를 찾는것이 시인의 눈 입니다. 따라서 시인이 비유를 가장 참신한것 아름다운것 사랑스러운 비유를 잘 찾아내는 시인이 유명한 시인이 되는 것입니다. 바다님의 시를 읽으면 주장이 강 합니다. 바다님의 개성이 강하기 때문 입니다. 시인에게 개성이 강한것은 좋은 점 입니다. 앞으로  개성이 강하고 카리스마가 있는 시가 되리라 믿습니다. 좋은 작품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 보기에 좋습니다. 
 
바다 2004.04.27 09:42  
  존경하는 김건일 선생님!
언어를 연마해야된다는 것은 제가 평생 공부해야할 숙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루 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닌지도 알고 있습니다.
선생님!
제 앞에 지구가 사라질 때까지 부지런히 노력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김건일 2004.04.27 19:08  
  바다님. 이미 기성 시인이 되었는데 이런말을 하면 바다님이 매우 불유쾌 하시겠지만 바다님을 빙자하여 다른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시의 모습과 시작 방법을 간단 명료하게 강의하고 싶어서 몇말을 했습니다.
시인이 사물을 가지고 꿈꾸고 상상하고 변혁 시키고 비상 시키고 많은 다른 방법을 시도 하는것은 시를 정착 시키지 않고 더 새로운 모습의 시를 탄생 시킬려는 몸부림 이라고 생각 하면 됩니다. 시를 어떤 방법으로든 변혁 시키는 것은 좋지만 궁극적으로 상식이 통하는 범위 내에서 방법을 찾아야 하지 도저히 상식도 통하지 않고 말도 되지 않는 시를 현대시 초월시 포스트모든 이니 탈관념시니 얼토 당토 않는 강의를 하는 문학교수들이 우리나라 문학을 현실과 괴리된 문학. 독자들로 부터 외면 당하는 수모를 받게 됩니다. 시인도 사람인 이상 시인이 행동할 수 있는 범위 시인의 인격이 도달할 수 있는 범위내의 시를 창작해야지 시인의 수준은 형편이 없고 행동도 비겁하기 짝이 없는 이중인격자가  단지 언어의 기교만 연구하여 시 자체만을 놓고 볼때 격조가 높은것 처럼 보이는 시를  창작 했다고 해서 그 시를 훌륭한시라고 한다면 그것은 명백한 사기행위 입니다. 시는 시인의 인격과 행동에 비례 합니다. 이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바다 2004.04.27 20:41  
  존경하는 김건일 선생님!
저는 선생님께서 또는 어느 분이라도 제가 앞으로 시작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 말씀이라면 다 받아드릴 줄 아는 사람입니다.
저도 선생님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유명시인들의 작품도 읽어보지만 제가 수준이
낮아서인지 아무리 읽어봐도 시인 혼자서만 알 수 있는 말을 써서
시인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심미안을 지니지 않은 저로서는 그 글을
읽다가 오히려 바보가 되는 경도 있었습니다.

글이란 독자에게 쉽게 감성을 자극하는 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수준이하의 글을 쓰면 안 되겠지요.
시인은 인격도 더불어 갖추어야 하고요

<시는 시인의 인격에 비례 합니다>

이 말씀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선생님의 이 멋진 지상 강의가 시를 좋아하는 다른 분들과 제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선생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