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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딱 한 마디 '이' 말씀만 하셨다,

김형준 8 730
그냥 푹 쓰러져 다신 일어나기 싫었다.
눈 녹은 뒤 진탕이 된 길을 질퍽이며 걷기가 저주스러웠다.
까마귀 같은 변명도 싫고, 총부리 겨눈 비난도 다 죽이고 싶었다.
잡동사니 감정들 태워 숯덩어리 된 내 마음 속에 그분이 들어와 말씀하셨다.

'Peace be with you!'

짙은 석양빛보다 더한 배신감이 심장이란 가마솥을 끓게 하였다.
사랑이 뭐냐, 인생이 뭐냐 다들 들개가 뭔가 냄새 나는 것 흘린 자국 아닐까.
앞서 가는 사람의 정강이를 장작깨비 패듯 마구 걷어차고 싶은 미친 충동,
더 이상 무지개도 없고, 분홍빛 꽃들은 피지 않을 것 같은 쥐색 천지에서
그분이 따스히 말씀하셨다.

'Peace be with you!'

쥐어 짬을 당하고, 쥐어 짜면서 처절한 표범과의 싸움에서
토끼들처럼 깡총깡총 재롱을 떠는 늙고 비굴한 못난 남자들 보며
쥐새끼들 처럼 혐오스럽게 느껴져 악에 악을 써서 쓰레기같은 소리 지른다.
주머니 비어 세탁소 오래 가지 못한 양복같이 구겨지고 냄새나는 자존심,
가진 것 쥐뿔 없고, 마땅히 사랑할 이 없어 얼어붙어 깨져버린 거리에
그분이 살짝 오셔서 부드러이 말씀하셨다.

'Peace be with you!'
8 Comments
sarah* 2006.12.11 09:06  
  ...그 분은 떠나시지 않고...  등 뒤에서 지켜주고 계시지요...
힘들 때 뒤돌아 보면... 느껴진답니다
이종균 2006.12.11 17:10  
  "Peace be with you!"
그 한 말씀속에 모든 진리가......
김형준 2006.12.11 23:20  
  스스로 만든 아픔, 남에 의해 생긴 상처,
이 모든 것들이 삶에 '평화'가 깃들지 못 하게 하는 요인이지요.
'평화, 평화, 평화를 주세요!'
안아 주시고, 업어 주시고, 붙들어 주세요. 님이시여!

감사합니다, sarah님!
By the way do you know that Abraham's wife was Sarah?
If your answer is 'yes', I guess you are a sister in Him.
김형준 2006.12.11 23:23  
  이선생님 벌써 12월이 중간의 점으로 뛰어가고 있습니다.
내일은 어느 곳에서 합창단의 일원으로,
목요일에는 어느 작은 모임의 합창과 중창 멤버로
노래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아마 금요일에는 노래도 하고 시낭송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래 저래 배우는 것이 많은 한 달이 될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법과 '평화'를 이루는 법을 배워야 하는데
그것이 제겐 쉽사리 되지 않는 일입니다.
너무 순진하고, 너무 예민해서 그렇습니다.
그래도 그냥 저의 현재 있는 그대로 살아가렵니다.
깨우침이 더욱 깊어지면 보다 이해심 깊고, 부드러운 사람이 되겠지요.
김형준 2006.12.11 23:43  
  참 하늘곰님이 연극 티켓 두 장 주셔서
14일까지는 관람을 해야 하는데 스케줄이 빡빡해져서
가능할지가 의문입니다.

'아버지'라는 연극이고, 꼭 가보고 싶은 건데
시간이 과연 내게 어떤 주문을 할지 궁금합니다
하루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아직도 많이 어리석은 제게요.

토요일에는 어느 공연에 가서 음악을 듣고 배워야 하고,
일요일에는 영어로 된 노래를 몇 분과 함께 부르고,
시낭송도 하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갑니다.

뜻 깊은 시간이, 사랑하는 이와의 시간이 많으면 참 좋겠는데
그것이 쉽지 않은 것이 마음을 슬프게 합니다.
김형준 2006.12.16 00:42  
  토굴 속에 가두어 두었던 그 애틋한 감정을
슬쩍 꺼내 보곤 아무도 모르게 다시 어둠 속에 숨겨 놓았다.
모른 척 하고, 애써 바쁜 척 하다가도 어깨 너머로 보이는 사랑을
완전히 무시할 수가 없어서 슬픔의 강을 만들어 조금씩 건너가고 있다.

가고프다고 다시 갈 수 있는 곳이면 얼마나 좋으랴.
보고프다고 언제든지 다시 가서 안길 수 있는 사랑이라면 왜 아플까.
그리움의 낭떠러지는 자꾸 밑도 끝도 보이지 않는 그 깊음 속으로
떨어져 보라고 현기증을 선물하며 환한 미소 지으며 유혹을 하고 있다.

여전히 그분은 말씀하신다.

"Peace be with you, now and always!"
자 연 2006.12.16 13:51  
  샬롬 님 뜻 항상 길함
의심 아니할랍니다.
늘 좋은 글 위안주심

고맙습니다 !!!
김형준 2006.12.17 01:05  
  자연님,
늘 '평화'롭게 살고, '평화'를 나누고, '평화'를 누릴 수 있는 삶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글쎄요, 너무 평화롭다 보면 어느 정도는
게을러지고 안일해질까요, 그러다보면 국가적으로 힘이 약해져서,
침략에 대비를 하지 못할 수도 있고, 또 개인적으로도 앞날에
닥쳐올 수도 있는 어려움들에 대해 예측하고 준비할 수 없어
큰 아픔을 맞이할 수도 있겠지요. 허나 늘 평화로운듯한 삶을
사는 분들을 보면 복을 참 많이 받으셨다 하는 느낌을 어찌할 수가 없네요.

자연님의 삶에도 늘 많은 평화와 기쁨이 넘치시길 빕니다.
"Peace be with you! And Shalom to you, 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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