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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무신

산처녀 8 1870
검정 고무신 /조성례


실겅에 얹어놓은 채
몇 날을 바라보니
신발도 나를 바라보고 웃고 있었다 
 
재넘어  목화 따러 가는 어머니뒤에서 
두 손에 쥐고 가다 신고 가다 ,
어린 목화송이를 타고 흐르는 달큰한 젖
어머니 치맛자락 붙들고
돌아오니 맨발 이였다 

귀밑머리 하얀  어머니의 나이에
시장에 널려있는 예쁜 신발들
목화바구니를 이고 오던 어머니는 아니 계시고
아린 종아리에 맺힌  울음소리만
어머니의 발 크기를 재고 있다
8 Comments
단암 2008.09.03 17:28  
불어난 개울 건너다 고무신 떠내려 보낸 기억이 있습니다.
야단 많이 맞았습니다.
이제사 생각해 보면 아린 기억입니다.
선생님 좋은 시 정말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바 위 2008.09.04 08:49  
고무신
널린뜰에
가을빛 맑았는데

엄니가
어머니가
아시던 가을하늘

소리로 그림 감정으로 걸오시는 어머니

시심이
익어 향좋습니다
고맙습니다.
김건일 2008.09.04 21:19  
검정고무신은 향토의 서정을 맑은 마음으로 표현한것 같습니다.
깊이가 있고 어머님의 모습 떠오르게 합니다.
산처녀 2008.09.04 22:41  
단암님 과찬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난이 앞서던 시절 검정고무신도 호사였던 시절
그런 시절도 있었지요

권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이나 저나 이제 어머니의 향기도
잊혀저 가고 있니 않나 싶습니다
또 하나의 설음입니다

존경하옵는 김건일 선생님
어머니는 항상 가슴이 찡 한 아픔으로 다가서곤 합니다
그간 무탈하시지요 ?
감사합니다.
김건일 2008.09.05 11:23  
산처녀님 꽃구름언덕님 이었나 봅니다.
두분의 이미지가 어떻게 같은 사람으로 나에게 기억 되었는지
아마도 두분 다 깊은 인연이 있었나 봅니다.
산처녀님의 작품이 항시 내 기억의 뜨락에 머물러 있어서
그렇게 착각 했나 봅니다.
한분은 언덕님이시고 한분은 산님이시니까 혼돈 했나 봅니다.
용서하소서.
산처녀 2008.09.05 21:36  
아 꽃구름언덕 김현희씨였군요
둘다 먼 시골 산촌에 살아서
그리 생각하셨나 봅니다
개의치 마시옵소서
선생님의 기억에 산처녀가 한쪽 어딘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감사합니다.
오경일 2008.09.10 16:43  
옛날 초등학교때 기억이 되살아 나게 하시네요.
기차표 통고무신.
 흰고무신 신고 다닌 친구들이 무척이나 부러웠던 시절인데
옛 친구들이 보고 싶네요.
남한강 (달래강)에서 고무신으로 조그만 송사리를 잡고,
한쪽 발에 걸치고 누가 멀리 보내나 시합도 하고 ,
힘차게 달리다 보면 발에 땀이 나서 벗겨져 다시 신고 달리던 소중한 어린시절의 추억이...........
오래 신으라고 한문수 더큰 신을 사주셔서 덜거덕 거리고 다니던 소중한 기억들이 납니다.
이경종(유랑인) 2008.09.18 13:36  
비 오는 날은 중후한 배로..
모래 무덤에선 잘 생긴 찝차로.. 
강에서는 고기 가두리로..
벌 잡을 땐 멋진 포충망으로..

참 쓰임새가 많았던 검은 고무신..

한 여름 찔걱거리고 훌러덩 거리던
그 감촉이 맨발 바닥을  아련하게 간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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