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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절 -노유섭-

가을여자 3 728




아름다운 시절

시/ 노유섭

슬퍼하지 않기로 했다
배꽃도, 사과꽃도 지고
홀로 아득히 외로움에 젖던 날
유리창 밖 후미진 뒤란에서
새로이 눈뜨는 아름다움의 비밀을 보느니
꽃잎 흔들리던 날들의 오색등불을
서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비바람에 푸른 잎사귀 떨구며
피땀뿐, 이제는 아픔도 괴로움도 모르는 듯
다만 역기 든 팔다리엔 힘줄 솟아
이지러질까 철갑방주로 품어
제 몸을 갈라 띄워 올리는
저 달덩이를 보아라

아름다운 시절은 갔는데
다만 내가 죽어져야 한다고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피를 흘린다





3 Comments
마리아 2005.02.17 09:12  
  지금이 우리에게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어요.
가을여자 2005.02.17 15:23  
  모두에게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길요..
마리아님!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노유섭 2005.02.19 10:07  
  가을여자 님. 마리아 님. 고맙습니다.
꽃다운 시절이 물론 가장 아름다운 시절이겠지만
그러한 외양을 떠난 내면의 진실, 희생과 사랑의 아름다움이
더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아름다움은 지금 이 순간부터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으리라고,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썼습니다.
(제 경우는 다만 바람 그 자체로 끝나버리곤 합니다만)
애정어린 관심에 거듭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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