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눈(雪)
정덕기
그대
한 자쯤 파묻힌 가슴을
조금이라도 보여달라는 나에게
그대 포근한 그늘속으로
조금이라도 들어서게 해달라는 나에게
그저 함박눈 한자락을 안겨주고는
먼 하늘로 새 무늬 치며
달아나 버릴것만 같은 그대에게
한없이 받치는 그대 모르는 나날들
바람은 소리없이 떠나가고
어느 겨울언저리에서 서러운 눈 씻으며
피묻은 사랑 한 점 들어내기 위하여
쓰러진 언어 한 점 일으키기 위하여
한 자락 함박눈으로 세우는
눈사람을 보여주리라
눈사람이 온 몸을 녹여 만드는
진한 눈물을, 눈물을 보여주리라.
1980.1.2
정덕기
그대
한 자쯤 파묻힌 가슴을
조금이라도 보여달라는 나에게
그대 포근한 그늘속으로
조금이라도 들어서게 해달라는 나에게
그저 함박눈 한자락을 안겨주고는
먼 하늘로 새 무늬 치며
달아나 버릴것만 같은 그대에게
한없이 받치는 그대 모르는 나날들
바람은 소리없이 떠나가고
어느 겨울언저리에서 서러운 눈 씻으며
피묻은 사랑 한 점 들어내기 위하여
쓰러진 언어 한 점 일으키기 위하여
한 자락 함박눈으로 세우는
눈사람을 보여주리라
눈사람이 온 몸을 녹여 만드는
진한 눈물을, 눈물을 보여주리라.
198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