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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이 활짝 피었습니다

관음사랑 5 1144

185.jpg

아침에 반가사유(半跏思惟)에 빠져 있던 목련이
저녁에 꽃문(門)을 열었습니다

삼월의 햇살은 따사로웠고 바람은 부드러웠습니다
나는 한낮에는 그늘에서 생각에 잠겼고
저녁에는 목련나무 아래에 앉아 서정시(詩)를 읽습니다

내가 서정 시집을 읽는 사이 목련은 문을 열었고
무당벌레 몇 마리 시집 갈피 사이 잠이 들었습니다

꽃의 문을 여는 봄날 하루는 위대하고
저녁은 그 위대한 하루에 느낌표를 남기는 시간입니다
머지 않아 저녁 까치들이 돌아와 울 것입니다
어두워지면 목련은 등불처럼 빛날 것이고
그 등불이 그대가 돌아오는 길을 환하게 비출 것입니다

나는 밤이면 제 성좌(星座)에서 빛나는 별처럼
내 자리에서 사유하며 그대를 기다릴 것입니다
나무에 피는 연꽃 같은 저 목련(木蓮)처럼

-시인의 편지-
5 Comments
평화 2003.03.29 22:05  
  목련화! 짧은 생애에도 저리 열정을 쏟는구나. 다음에 필 잎을 위하여...한폭의 수묵화를 보는듯 감동적입니다.
해아래 2003.03.29 22:08  
  목련이 보송보송, 분화장한 새색씨 같습니다. 시도 좋구요.. 완연한 봄입니다..
임승천 2003.03.29 23:36  
  빛나지 않으려해도 빛이 날 것 같은 꽃의 자태군요
박금애 2003.03.30 16:16  
  가을 어느날 예술의 전당 조명에 비춰 더욱 빠알간 단풍잎 밑에서 목련빛 얼굴과 화사하게 웃는 표정에서 그만 당신을 안아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날의 음악회가 그립군요
관음사랑 2003.03.30 23:01  
  언젠가 님의 그 맑은 마음을 다시 뵐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머지않아 미리내님과는 거제도에서 만남이 있을 것 같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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