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천둥소리는 에밀레종소리가 되어...
그 천둥소리는 에밀레종소리가 되어...
< 천둥소리 1>
지난 여름방학 때부터 나도 모르게 컴퓨터 앞에 자석이 되어 붙어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었다. 주방에서 식사준비를 할 때도
청소를 할 때도 거의 온종일 “내 마음의 노래‘와 함께 하고 있었다.
노래도 듣고 사람들도 만나고...
잠시라도 떨어지면 꼭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부르지는 못해도 가곡을
좋아한다는 그 이유만으로 가족들에게 변명도 해가면서 이 세상을 조금씩
단절시켜 가면서 자꾸만 자꾸만 빠져들고 있었다.
지난번 비정기 모임 후기를 쓰기 위해 새벽에 도착하여 1시간 정도
눈을 붙인 다음 이른 아침부터 컴 앞에 앉아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오랫만에 집에 돌아온 아들이 그 방에서 단잠을 자는데도 그걸 무시한 채
글을 쓰고 있었다.
다시 그 날 밤도 가족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건만 나는
‘내 마음의 노래’ 앞에 앉아 있었다.
그것을 본 딸이
“엄마는 네티켓 교육을 좀 받아야겠어요.”
아들이
“엄마는 인터넷에 중독이 되었네요.”
“너희들 지금 뭐라고 했니? 감히 엄마한테......”
눈을 크게 부릅뜨고 나무라자
“엄마처럼 인터넷에 그렇게 매달리는 사람은 분명히 그 교육을 받아야 해요.
엄마 좀 심하지 않아요? 다른 사람도 좀 생각해야지요?”
“알콜 중독자가 자기가 알콜 중독자라고 말하는 사람 보았나요?
정신병원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가 미쳤다고 하는 사람 보았나요?“
“아니! 이 녀석들 봐라!”
“제발 일주일만 참아보세요. 정 힘들면 이틀에 한 번씩만 하세요.”
“내가 가곡을 좋아해 노래를 듣는 것도 너희들 눈치보고 들어야겠니?
너희들이 엄마 마음을 뭘 안다고 함부로 지껄이지?
이 중년의 외로움을 엄마 나이의 외로움을 너희들은 아느냐? 흑흑흑...
“엄마야말로 왜 그러세요? 저보고는 왜 술 마시지 마라
담배 피우지 마라 하시는가요? 해로우니까 하시는 것 아니예요?
전자파를 많이 받으면 인체에는 얼마나 해로운지 아세요?
자기 할 일도 못하고 폐인이 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아세요?
엄마는 학교에서 이럴 때 아이들에게 뭐라고 가르치시나요?
이 말이 엄마를 위해서 하는 말인데 그렇게도 섭섭하세요?
엄마가 지금 소녀인줄 아세요?
제발 정신 좀 차리세요!!”
“ 그래! 난 지금 소녀다. 내가 소녀가 되는 게 뭐가 잘못 되었니?
왜 너희들이 엄마 마음까지 지배하려고 하느냐? 이 나쁜 놈들아...”
그 날 밤 나는 가족들 앞에서 어린애처럼 서럽게 서럽게 울어버리고 말았다
마치 나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겨 버린 것처럼...
< 천둥소리 2>
나는 어떤 일을 할 때면 너무 솔직하여 후회한 적이 많이 있다.
지난 번 오 교수님의 글 ‘To be or not to be' 를 읽었으면서도
제대로 시행을 못한 경우가 있었다.
이런 경우에는 '우선멈춤'이나 '엉거주춤'을 해야 하는데 그걸 하지 못해
한 친구로부터 가슴을 때리는 충고를 듣게 되었다.
“요즘 너에게 좀 염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이것은 내가 얻은 느낌을
솔직히 말하는 것이니 오해는 말고 참고해 주기 바란다.
아무리 네 말이 상황에 맞는 이야기라 해도 부정적인 이야기를 자주 하면
그것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네가 그렇게 말하면 말하는 사람의 체면 때문에 황희 정승의 예처럼 양시론을
펼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듣는 사람의 지혜이기 때문이다.
그에 대해 솔직히 걱정이 들기에 말한다. 잘 이해하겠지만 마치 바둑이나
장기에서 옆 사람이 잘 보는 것처럼 때로는 곁에서 볼 때 잘 보이기도 한다.
요즈음 내가 느끼는 심정을 말한 것이니 한 점의 오해도 없기를 바란다.”
........................................................
위의 두 사건은 분명 어렸을 적 벼락을 맞지 않으려고 벌벌 떨고 골방에
숨어가면서 들었던 무서운 천둥소리였다.
사람들은 먹구름이 끼고 천둥소리가 나면 벼락을 맞을까봐 재빨리
안전한 곳으로 피해 가지 않는가?
그리고 천둥소리가 지나간 다음 벼락을 맞지 않았다고 안도의
숨을 쉬며 좋아들 한다.
왜냐하면 천둥소리가 잦으면 벼락을 맞을 줄 뻔히 알기 때문에......
이번에 내게 울린 두 번의 천둥소리를 가슴에 담으면서 이 시간 내 아이들과
한 친구가 벼락을 피해 가게 해 준 고마움이 삶의 지표가 될 환한 등불이 되어
에밀레종소리처럼 내 가슴 속에 오랫동안 은은하게 울려 퍼짐을 느끼며 닫혔던
창문을 활짝 열어본다.
< 천둥소리 1>
지난 여름방학 때부터 나도 모르게 컴퓨터 앞에 자석이 되어 붙어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었다. 주방에서 식사준비를 할 때도
청소를 할 때도 거의 온종일 “내 마음의 노래‘와 함께 하고 있었다.
노래도 듣고 사람들도 만나고...
잠시라도 떨어지면 꼭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부르지는 못해도 가곡을
좋아한다는 그 이유만으로 가족들에게 변명도 해가면서 이 세상을 조금씩
단절시켜 가면서 자꾸만 자꾸만 빠져들고 있었다.
지난번 비정기 모임 후기를 쓰기 위해 새벽에 도착하여 1시간 정도
눈을 붙인 다음 이른 아침부터 컴 앞에 앉아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오랫만에 집에 돌아온 아들이 그 방에서 단잠을 자는데도 그걸 무시한 채
글을 쓰고 있었다.
다시 그 날 밤도 가족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건만 나는
‘내 마음의 노래’ 앞에 앉아 있었다.
그것을 본 딸이
“엄마는 네티켓 교육을 좀 받아야겠어요.”
아들이
“엄마는 인터넷에 중독이 되었네요.”
“너희들 지금 뭐라고 했니? 감히 엄마한테......”
눈을 크게 부릅뜨고 나무라자
“엄마처럼 인터넷에 그렇게 매달리는 사람은 분명히 그 교육을 받아야 해요.
엄마 좀 심하지 않아요? 다른 사람도 좀 생각해야지요?”
“알콜 중독자가 자기가 알콜 중독자라고 말하는 사람 보았나요?
정신병원에 있는 사람들이 자기가 미쳤다고 하는 사람 보았나요?“
“아니! 이 녀석들 봐라!”
“제발 일주일만 참아보세요. 정 힘들면 이틀에 한 번씩만 하세요.”
“내가 가곡을 좋아해 노래를 듣는 것도 너희들 눈치보고 들어야겠니?
너희들이 엄마 마음을 뭘 안다고 함부로 지껄이지?
이 중년의 외로움을 엄마 나이의 외로움을 너희들은 아느냐? 흑흑흑...
“엄마야말로 왜 그러세요? 저보고는 왜 술 마시지 마라
담배 피우지 마라 하시는가요? 해로우니까 하시는 것 아니예요?
전자파를 많이 받으면 인체에는 얼마나 해로운지 아세요?
자기 할 일도 못하고 폐인이 된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아세요?
엄마는 학교에서 이럴 때 아이들에게 뭐라고 가르치시나요?
이 말이 엄마를 위해서 하는 말인데 그렇게도 섭섭하세요?
엄마가 지금 소녀인줄 아세요?
제발 정신 좀 차리세요!!”
“ 그래! 난 지금 소녀다. 내가 소녀가 되는 게 뭐가 잘못 되었니?
왜 너희들이 엄마 마음까지 지배하려고 하느냐? 이 나쁜 놈들아...”
그 날 밤 나는 가족들 앞에서 어린애처럼 서럽게 서럽게 울어버리고 말았다
마치 나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겨 버린 것처럼...
< 천둥소리 2>
나는 어떤 일을 할 때면 너무 솔직하여 후회한 적이 많이 있다.
지난 번 오 교수님의 글 ‘To be or not to be' 를 읽었으면서도
제대로 시행을 못한 경우가 있었다.
이런 경우에는 '우선멈춤'이나 '엉거주춤'을 해야 하는데 그걸 하지 못해
한 친구로부터 가슴을 때리는 충고를 듣게 되었다.
“요즘 너에게 좀 염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이것은 내가 얻은 느낌을
솔직히 말하는 것이니 오해는 말고 참고해 주기 바란다.
아무리 네 말이 상황에 맞는 이야기라 해도 부정적인 이야기를 자주 하면
그것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네가 그렇게 말하면 말하는 사람의 체면 때문에 황희 정승의 예처럼 양시론을
펼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듣는 사람의 지혜이기 때문이다.
그에 대해 솔직히 걱정이 들기에 말한다. 잘 이해하겠지만 마치 바둑이나
장기에서 옆 사람이 잘 보는 것처럼 때로는 곁에서 볼 때 잘 보이기도 한다.
요즈음 내가 느끼는 심정을 말한 것이니 한 점의 오해도 없기를 바란다.”
........................................................
위의 두 사건은 분명 어렸을 적 벼락을 맞지 않으려고 벌벌 떨고 골방에
숨어가면서 들었던 무서운 천둥소리였다.
사람들은 먹구름이 끼고 천둥소리가 나면 벼락을 맞을까봐 재빨리
안전한 곳으로 피해 가지 않는가?
그리고 천둥소리가 지나간 다음 벼락을 맞지 않았다고 안도의
숨을 쉬며 좋아들 한다.
왜냐하면 천둥소리가 잦으면 벼락을 맞을 줄 뻔히 알기 때문에......
이번에 내게 울린 두 번의 천둥소리를 가슴에 담으면서 이 시간 내 아이들과
한 친구가 벼락을 피해 가게 해 준 고마움이 삶의 지표가 될 환한 등불이 되어
에밀레종소리처럼 내 가슴 속에 오랫동안 은은하게 울려 퍼짐을 느끼며 닫혔던
창문을 활짝 열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