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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찾아서 사는 송문헌 시인

정우동 0 860
인터넷신문 ‘문화저널21’에 한국가곡작사가협회와

송문헌 회장이 소개되어 축하드리며 이곳에 전재합니다.

달이 만강에 비치어 지사이다.

(月印千江之祝曲을 부르고 싶습니다)

맨 하단의 붉은 글씨를 클릭하면 사진까지 볼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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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시인의 마음으로" 따뜻한 노래

한국가곡작사가협회 회장 송문헌 시인

최하나 기자 (문화저널21)



사람들은 지치고 다친 마음을 따뜻한 글 한줄에서 위로 받고, 아름다운 음악이 만져주는 손길에 다시 마음을 연다. 팍팍한 일상에 쓰러지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은, 그때마다 곳곳에서 우리를 깨워주는 말 한마디가 그곳에 녹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문화저널21에서는 따뜻한 시를 쓰고, 아름다운 가곡의 가사를 붙여주는 한국가곡작사가협회 회장인 송문헌 시인을 만나 보았다.
© 문화저널21



한국가곡작사가협회

한국가곡작사가협회는 1990년 5월 가곡에 관심이 있는 시인, 수필가 등 문인들이 모여 시작되었다. 이후 해마다 노래시집 및 창작가곡제등을 열어 아름다운 창작 가곡을 전하고 있다. 17년 동안 꾸준히 창작 가곡을 지키고 있는 협회는 모두 문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가곡작사가협회는 아름답고 쉬운 시를 골라 순수 가곡으로 만들어 낸다. 시인과 수필가 등 살아있는 감성으로 전하는 그들의 노랫말이 오래도록 감동을 주고 있다.
한국가곡작사가협회 © 문화저널21


지난 6월 30일 한국가곡작사가협회와 한국작곡가회의 공동 주최로 제 8회 서울창작 합창제가 열렸다. 우리의 정서를 아름다운 화음과 가사로 세상에 선 보인 공연은 그들의 열정과 감성을 보여주었다.

송문헌 시인은 4년 전부터 한국가곡작사가협회 회장을 맡았다. 젊고 힘찬 발걸음을 위해 그는 협회 변화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남은 세월 시를 열심히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때로는 누구도 만나지 않고, 온전히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만든다. 그렇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다는 시인의 이야기에서 따뜻한 열정이 느껴진다.



송문헌 시인, 그의 따뜻한 시 이야기

어렸을 적 부터 글을 썼지만, 1992년 3월 동인지 천평시에 '진달래 만발' 외 11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그는 본격적으로 시를 쓰게 되었다. 첫 시집을 내고 오랫동안 시집을 내지 못했던 그는 하고 있던 일에서 실패하기도 했고, 방황도 많이 했다. 그러나 그에게 시는 오랜 인연의 끈처럼 지금까지 연결되어 있다.


시를 쓰는 밑거름 '오랫동안 써 온 일기'

그는 초등학교 때부터 20여년 간 일기를 꾸준히 써왔던 것이 시를 쓰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말한다. 처음엔 하루의 일상을 적는데 그쳤지만 후에는 여러 감상들을 떠오르는 대로 적어두었다고 한다. 사물을 보고 여러 상상과 생각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시를 쓸 수 있는 사람이 가진 재산이 아닐까. 어렵고 가난했던 어린 시절이었지만, 그는 재주가 많은 소년이었다. 하지만 고3시절 몸이 아파 삶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었다는 속얘기를 들려주었다. 이처럼 그의 마음이 담겨진 이야기들이 일년에 두권 세권 쌓여갔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일기를 꾸준히 써왔다고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시

송문헌 시인은 40여곡의 가곡 작사에 참여했다. 그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 그리움(송문헌 작시 / 김동완 작곡)', '별빛이 흐르는 밤에( 송문헌 작시 / 이수인 작곡)', ' 내 가슴의 그대여(송문헌 작시/ 박이제 작곡)'라고 한다. 가사가 같고 다른 곡을 붙인 '그리움'과 '별빛이 흐르는 밤'에는 그의 정서에 가장 와 닿는 곡이라고 한다.


창작은 실력이다
© 문화저널21

가능하면 젊은 사람들과도 함께 하고 싶어 변화를 추구해왔다. 그만큼 처음 2년간은 협회 반발이 많았었다. 지나고 나니 작곡가와 작사가가 서로가 이해하고 더욱 발돋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 나이가 많다고, 문단에 먼저 나왔다고 글을 잘쓰는 것은 아니다. 창작하는 것은 실력이지 나이가 무슨 소용인가. 창작하는 예술가는 실력이다." 이처럼 뜻있고 필요한 사람, 진정성이 묻어나는 사람을 스스로 찾아다닌다고 하는 송 시인은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간의 중화를 통한 협회 발전을 위해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다고 한다.


시의 매력

작사는 노랫말 혹은 노래시라고 한다. 가곡의 노랫말은 부르고 들었을 때 바로 알아 듣기 쉬운 것이어야 한다. 시를 쉽게 풀어 놓은 것이 노랫말인데, 노래시를 별도로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했다. 요청이 오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를 가곡화 하기위해 시적표현들을 쉬운말로 바꾸어 가곡의 가사화 하는 작업을 한다.

그는 시는 쓰고자 해서 쓰는 경우보다 하나씩 떠오르는 것의 즉각적인 메모에서 시작한다고 했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연상될 때, 그것이 시가 쓰여지는 단초가 된다고 말한다. 자신의 가슴에 와 닿아 나온 것은 멋진 시가 된다. 억지로 쓰는 것은 부자연스럽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곡의 작사와 시 쓰기의 매력을 물었더니 그는 자연스러움이 묻어나는 시가 감동을 줄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독자에게 소개하고 싶은 시

시의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어,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시를 물었더니, 그는 그의 시집 <그물에 걸린 바다> 에 있는 두 편을 소개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시는 '흰소를 찾아서'와 '지하동굴 카타콤' 이다. 다음은 흰소를 찾아서 전문이다.



흰소를 찾아서 - 바람의 칸타타 2



어둑발 속에 길 떠나는 흰소들의 발자국소리 분주합니다
산문을 나서는 바랑을 따라 하얗게 길을 내며 갑니다
사람들이 밤하늘 별처럼 많기도 했던 동짓날 밤 당신은

나는 당신을 보내드리지 않았습니다
나는 당신을 단 하루도 잊어 본 적이 없습니다
삼동 내내 마른 가지에 우는 바람소리 잠 못 이룹니다

재를 넘어 산길마다 발길 닿는 당신은 오늘밤
날집승도 오가지 못할 먼먼 산사를 찾아
잿빛 굽이굽이 팔랑팔랑 찾아오시렵니까

소리 소문도 없이 살그락 살그락 걸어오실 당신
당신이 그랬듯이 이 밤은 나 촛불 하나 켜들고
오시는 길 산모랭이로 사운사운 귀의 돌문을 열어 놓겠습니다

가랑잎 휘파람을 앞세우고 오실 당신, 당신은
마당 가득 파르라니 은빛 승무 한 판 펼치렵니까
산바람 홀로 깨어 읽는 독경 소리 한밤 내 가슴을 두드립니다.

▲ 시낭송 중인 송문헌 시인 © 문화저널21

'흰소를 찾아서'는 힘들었던 시절 8개 여월을 절집에서 머물렀을 적 쓴 시이다. 아련한 그리움과 추억이 묻어있는 이 시는 사랑하는 연인을 이야기 할 수도 있고, 그리웠던 사람을 이야기 할 수도 있다. 표면적으로는 눈 내리는 것을 표현했지만, 그 깊은 이면에는 그리운 사람에 대한 애틋함이 묻어 있다. 흰소는 눈 혹은 스님을 상징한다. 동짓날 스님들이 많이 모였다가 돌아가는 모습을 그리며 그리운 이를 이야기 한다. 깊은 밤 절에는 고요한 바람소리만 들린다. 그곳에도 눈이 내리고, 그리운 이가 살고 있는 곳에도 눈은 내릴 것이다. 이처럼 그리운 사람은 지금 여기에 없지만 마음속에 항상 남아 있다. 쌓여가는 눈처럼 그리움도 쌓여간다는 시인의 이야기로 시는 끝이 난다.


시를 낭송하며, 감정이 격해지는 시인의 눈시울에서 그리워 할 이가 있는 사람의 따뜻한 애틋함이 묻어 났다. 시를 쓰는 사람의 저변엔 어떤 한 같은 것이 있다는 그의 말이 구수하게 느껴졌다.


이어 들려준 시 '지하동굴 카타콤.' 시인은 추운 겨울 날 어쩌다 술 한잔하고 집으로 돌아갈 때 종로에서 버스를 타지 않고 인사동에서 청계천, 을지로를 거쳐 중앙극장 앞까지 걸어갔다고 한다. 을지로 2가 지하도의 노숙자들이 궁금해서라고 그는 말했다. '지하동굴 카타콤'은 그 곳 지하도에 있던 노숙자들을 보고 쓴 시이다. 카타콤은 지하공동묘지라는 뜻인데, 그는 지하도에 머문 그들을 보러 밤 늦게 그곳을 여러번 걸어갔다고 하며 시를 읽어 내려 갔다.


시인이 되길 꿈꾸는 사람에게

그의 시가 전하는 애잔한 느낌은 오래도록 이어졌다. 그렇다면 송문헌 시인이 생각하는 시쓰기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어릴적부터 앉으면 읽을거리를 늘 찾았던 시인은 먼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했다. 뭐든지 읽는 습관을 기르고, 바쁠 땐 부담이 덜 가는 시집을 반복해서 읽으라고 한다. 이어 그는 습작을 할 때는 좋아하는 시인의 시집을 읽고, 연필로 한 줄 한 줄 정성껏 따라 써보라고 권했다. 같은 시를 여러 번 쓰다보면 절로 외워지고, 이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사물을 볼 때 무심히 보지말고 생각의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습관이 중요하다. 그것이 감성과 만났을 때 자신의 시가 써 진다." 그리고 늘 공부하는 자세를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시인은 " 몸은 늙어가고 세월은 흘러간다. 끊임없이 새로운 공부를 하지 않으면 예전에 가지고 있던 것도 잊고, 결국 남은 것으로 글을 쓰게 된다. 공부하지 않으면 작아지고, 그것으로 시를 쓴다면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열심히 공부해도 가지고 있던 것을 지키기 힘들다고 했다.

그는 대학에서 글쓰기 관련 학문을 공부한 것도 아니었다. 오래전 동창회장을 하던 때에 공문을 만들어 보냈더니, 친구가 공문도 시처럼 쓴다며 시를 써보라고 한 데에서 시와 그의 끈이 견고해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사회생활을 하고 있던 그는 퇴근 후에는 문화센터나 불교대학 등지에서 강의를 들으며 시를 썼다. 이처럼 열정과 실천을 통해 그의 시쓰기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정서가 있으면 글을 쓸 수 있다"면서, "시는 호흡이 짧은 편이라 직장을 가지고, 자신의 일을 하며 쓸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가방이나 주머니에서는 여기저기 메모지를 볼 수 있었다. 항상 메모하는 습관이 시인 송문헌의 시의 한 단락을 차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좋은 시를 쉽게 접할 수 있다며, 사람들이 인터넷을 잘 활용하여 좋은 시를 많이 만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 또한 자신의 홈페이지에 일주일에 한번씩 신작시를 올리며, 인터넷 상의 집을 가꾸고 있다.


시인의 마음으로 24시간을 살아라
© 문화저널21

좋은 시란 무엇일까? 그는 작위적이지 않은 것, 자신이 쓰고 싶은 것에 느낌을 살려 표현했을 때 남에게 감동을 주는 시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시를 쓴다는 시인의 마음, 작가의 마음으로 24시간을 살아라." 그리고 좀더 날카롭고 적극적으로 생각한다면 언제든 시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덧붙여, "걸어다니면서도, 잠들기 전까지도 나는 시를 써야하는 시인이다."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려 한다고 했다.

송문헌 시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얼마나 게을렀던가를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故 박정만 시인을 좋아한다며, 그를 회상했다. 故 박정만 시인은 죽기 얼마전부터 분단위로 시를 썼다고 한다. 죽음을 앞두고 그렇게 하루에도 수십편의 시를 쏟아 냈다. 88올림픽 폐막식 날 홀로 쓸쓸하게 세상과 작별한 그를 지인이 발견했을 때는 숱하게 쌓인 빈 소주병만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는 외롭고 쓸쓸했던 사람이었다.

누구에게나 서럽고, 외롭고, 쓸쓸한 순간이 있다. 송문헌 시인 또한 그런 날들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시를 쓸 수밖에 없는 자신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다. 마음을 열어두면 이야기꺼리가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글을 쓴다. "집착같은 집중을 해야한다."는 송문헌 시인. 시간도 많고 얼마든 시를 쓸 수 있는데 더 부지런하지 못한 자신에 대해 늘 반성한다는 그의 모습이 시에 대한 열정을 보여준다.


앞으로의 계획

한국가곡작사가협회는 현재 9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곡을 사랑하는 문인들이 모여 가곡을 작사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지만, 시대 변화에 따라 변신을 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고 한다. 기존의 작사가들만의 조직도 좋지만 정체성이 고루해진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개인은 위상에 기댈 필요가 없지만, 단체는 그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경쟁 단체가 있는 한, 그 경쟁에서 밀려날 이유는 없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 인터뷰를 마치고 © 문화저널21

현재 작사가와 작곡가들의 사비로 연주회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늘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그는 설득과 협의를 통해 이제 사단법인화 하여 작사가와 작곡가의 연합을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싶다고 했다. 모두의 의견이 일치되긴 어렵겠지만 현실적으로 필요한 사항인 것 같다며, 무엇보다 작사가 협회를 업그레이드 하는데 남은 임기동안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굳혔다.


한국가곡작사가협회 회장직의 임기는 금년 말까지, 그는 임기가 끝나면 배낭하나 짊어지고 싸다니며 시를 쓰고 책을 보며 살고 싶다고 한다. 산에 가고 싶으면 산에가고, 완행버스를 타고 여행을 다니며, 살아갈 날동안 글을 쓰며 살고 싶다고 했다. "오래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맑은 정신으로 시를 쓸 수 있는 날들이 언제까지 일지, 그것이 내일 일 수도 모레 일 수도 있으니, 하루 하루를 열심히 시를 쓰며 살고 싶다." 고 그는 말한다.

올해 나이 예순 둘의 그에게는 시를 사랑하는 열정이 여전히 활짝 피어 있었다. 또한 가곡을 사랑하고 아름다운 우리의 정서를 노랫말로 옮기는 작업에도 애정을 잃지 않는 그의 여전한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도 시를 쓰는 사람으로 오래도록 따뜻한 감성을 전해주길 기대해 본다.

그는 개인홈페이지 (http://www.solbalam.com)를 통해 신작시를 꾸준히 선보이는데, 그곳에서는 그가 작사한 가곡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아름다운 창작 가곡을 더 만나고 싶다면 한국작사가협회홈페이지(http://jaksaga.net) 를 방문하면 된다.


글, 편집 / 최하나 기자
사진 / 최재원 기자
2007/07/19 [09:00] ⓒ 문화저널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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