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 소리
오늘 아침에는 날씨가 꽤 차갑게 느껴졌다.
행인들은 옷깃을 곧추 세운 채 잰걸음으로 걷고 있었고
그 얼굴 들에는 긴장의 빛이 역력했다.
게다가 날숨이 눈에 들어왔던 걸 보면 정말 쌀쌀했던가 보다.
오늘 아침 뉴스에서
용평의 기온이 영하 19도까지 내려갔다고 하는 걸 듣고서
이 곳은 그나마 다행이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삼한사온이라 했거늘 한이틀 있으면 이 추위도 풀리겠지.
아침에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각에 걸어서 출근하는데
'원! 雨水가 지난지 얼만데... 이렇게 쌀쌀하지!
立春을 거꾸로 새웠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문득 80년대초 직장선배가 했던 농담이 떠올랐다.
낭만이 깃든 멋진 거리로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충무로에서
근무하던 신입사원 시절이었다.
퇴근 후에 충무로의 한 OB베어집에 가서 한 잔하고
귀가하는 것이 우리들의 정해진 코스였다.
雨水가 지난 후였으니까 이맘 때쯤이었을 게다.
그 날도 퇴근 후 둘이 극동빌딩 뒤에 있던 단골 선술집에서
맥주 한 잔 마시고는 막 나오는데
마치 기다리고나 있었다는 듯이 찬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그래서 내가 "아이고. 박대리님!
雨水도 지났는데 무슨 날씨가 이렇게 춥지요? "하고 말했더니
그 양반 하는 말이
"응? 아! 크리스마스가 가까와 오잖아~~" 라는 것이었다.
" 예? 뭐라고요? 크리스마스가 가까와... "
하고 내가 말을 받고 있는 중에 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래서 둘이 한참을 웃고는 한 잔 더 걸쳐 추위를 떨친 후
전철을 탔던 기억이 떠 올랐었다.
그런데 오늘은 강의가 밤늦은 시각에 있는 날이라
저녁식사를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하고 잠시 쉬고 있었다.
그 새를 못참고 집사람이 나더러 킴스클럽에 같이 가잔다.
요새 남편들이 어찌 집사람의 청을 거역(?)할 수 있겠는가.
대문밖에 나서기가 무섭게
집사람은 20년 가까이 하던대로 내 팔짱을 끼었다.
밤바람이어서 더 차가웠는지 집사람은 얼마 걷지도 않아서
"왜 이렇게 쌀쌀하지요? 3월달인데..." 하면서 바싹 달라붙었다.
그러자 나는 그 농담을 한번 써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서
"응~~? 에이! 그 것도 몰라!
올 크리스마스가 가까와 오잖아~~!" 하고
내가 이기기나 한듯 의기양양하게 잽싸게 말했더니,
집사람은 역시 기대했던 반응대로
"예? 크리스마스가...? 으응~~ 하여튼 당신은 허튼 소리는..."
하고 말하면서 둘이 한바탕 웃었다.
그리고는 쌀쌀함을 잊은 채 그 속을 걸어 갔다가 왔다.
허튼 소리이면 또 어쩌랴.
그 허튼 소리로 쌀쌀함을 녹이고 부부간의 거리도 좁힐 수 있다면
몇번이라도 반복해 줄 수도 있는 일이지.
그 게 값비싼 보약보다도 훨씬 더 금슬을 좋게 해줄텐데.
행인들은 옷깃을 곧추 세운 채 잰걸음으로 걷고 있었고
그 얼굴 들에는 긴장의 빛이 역력했다.
게다가 날숨이 눈에 들어왔던 걸 보면 정말 쌀쌀했던가 보다.
오늘 아침 뉴스에서
용평의 기온이 영하 19도까지 내려갔다고 하는 걸 듣고서
이 곳은 그나마 다행이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삼한사온이라 했거늘 한이틀 있으면 이 추위도 풀리겠지.
아침에 평소보다 조금 이른 시각에 걸어서 출근하는데
'원! 雨水가 지난지 얼만데... 이렇게 쌀쌀하지!
立春을 거꾸로 새웠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문득 80년대초 직장선배가 했던 농담이 떠올랐다.
낭만이 깃든 멋진 거리로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충무로에서
근무하던 신입사원 시절이었다.
퇴근 후에 충무로의 한 OB베어집에 가서 한 잔하고
귀가하는 것이 우리들의 정해진 코스였다.
雨水가 지난 후였으니까 이맘 때쯤이었을 게다.
그 날도 퇴근 후 둘이 극동빌딩 뒤에 있던 단골 선술집에서
맥주 한 잔 마시고는 막 나오는데
마치 기다리고나 있었다는 듯이 찬바람이 얼굴을 때렸다.
그래서 내가 "아이고. 박대리님!
雨水도 지났는데 무슨 날씨가 이렇게 춥지요? "하고 말했더니
그 양반 하는 말이
"응? 아! 크리스마스가 가까와 오잖아~~" 라는 것이었다.
" 예? 뭐라고요? 크리스마스가 가까와... "
하고 내가 말을 받고 있는 중에 절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래서 둘이 한참을 웃고는 한 잔 더 걸쳐 추위를 떨친 후
전철을 탔던 기억이 떠 올랐었다.
그런데 오늘은 강의가 밤늦은 시각에 있는 날이라
저녁식사를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하고 잠시 쉬고 있었다.
그 새를 못참고 집사람이 나더러 킴스클럽에 같이 가잔다.
요새 남편들이 어찌 집사람의 청을 거역(?)할 수 있겠는가.
대문밖에 나서기가 무섭게
집사람은 20년 가까이 하던대로 내 팔짱을 끼었다.
밤바람이어서 더 차가웠는지 집사람은 얼마 걷지도 않아서
"왜 이렇게 쌀쌀하지요? 3월달인데..." 하면서 바싹 달라붙었다.
그러자 나는 그 농담을 한번 써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서
"응~~? 에이! 그 것도 몰라!
올 크리스마스가 가까와 오잖아~~!" 하고
내가 이기기나 한듯 의기양양하게 잽싸게 말했더니,
집사람은 역시 기대했던 반응대로
"예? 크리스마스가...? 으응~~ 하여튼 당신은 허튼 소리는..."
하고 말하면서 둘이 한바탕 웃었다.
그리고는 쌀쌀함을 잊은 채 그 속을 걸어 갔다가 왔다.
허튼 소리이면 또 어쩌랴.
그 허튼 소리로 쌀쌀함을 녹이고 부부간의 거리도 좁힐 수 있다면
몇번이라도 반복해 줄 수도 있는 일이지.
그 게 값비싼 보약보다도 훨씬 더 금슬을 좋게 해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