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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보엠

보엠 3 1614
  사람들은 대개 어릴 적에 장래의 큰 꿈들을 갖게 마련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주 소박한 진실을 추구하는 순수인간들이 이 세상 한 켠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가만히 보면 이 순수파들이 주로 예술 쪽으로 흘러 누가 뭐라든 저 좋은 제 삶을 살아가는데 따지고 보면 저도 결국 이 부류에 속하는 인간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어 오늘 한 줄 적어 올려봅니다.
 
  저 보엠 입니다. 물론 푸치니의 라보엠 바로 그 보엠 이지요.
  저는 어릴 적 부터 보헤미안을 동경했었습니다. 보헤미안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그런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왜 보헤미안이 그리도 가슴에 와 닿았을까요. 이제 생각해보니 그 건 '자유'였습니다.
  사족이겠지만 사전에 설명돼 있는 보헤미안의 뜻을 한번 더 음미해 보고 싶군요.
 
  보헤미안은 보헤미아사람이란 말이지요. 체코의 보헤미아 지방에 유랑민족인 집시가 많이 살고 있었는데 15세기경의 프랑스사람들은 이들을 보헤미안이라고 불렀습니다. 프랑스어로 보엠(Bohme)이 되겠지요. 이 것은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사회의 관습에 구애되지 않는 방랑자,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는 예술가 문학가 배우 지식인들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고, 실리주의와 교양 없는 속물근성의 대명사라 할 필리스틴(Philistine)에 대조되는 말로 쓰이고 있기도 합니다.
  저는 교양있는 삶을 추구하며 속물근성을 경멸합니다. 가난하더라도 사랑에 살고 예술에 살며 진정한 자유 위에 제 삶을 올려놓고자 노력합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저는 원래 보헤미안이었나 봅니다. 제가 고2때 처음 본 오페라가 '춘희'였고 그 후 두 번째 무대를 본 것이 '라보엠'인데 저는 그 때의 감동이라고 할찌 서글픈 서정이라고 할지 그 오페라를 보고난 후의 그 야롯한 감성을 지끔 껏 제 뇌리에서 지워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라 트라비아타'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화려한 오페라지만 '라 보엠'은 제가 몸으로 느끼는 오페라라고 할까요.
 
  '라 보엠'의 막이 열리면 눈내린 파리 뒷골목 풍경이 눈앞에 다가 옵니다. 때는 크리스마스 직전이죠. 여기에 나오는 인물들이 바로 시인 로돌포와 화가 마르첼로 철학자 콜리네 그리고 음악가 쇼나르 아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이들이 바로 보헤미안이고 자유인들이죠.
  저는 '라보엠'을 들을 때마다 푸치니의 아름다운 음악속에서 늘 일상을 탈출하여 자유인이 되곤 합니다.
  제가 바로 그 극중의 시인이요 화가요 철학자며 음악가입니다. 제가 시인이 되면 다른 이 들은 제 친구들이죠. 저는 제 마음대로 또 철학자가 되었다가 음악가가 되었다가 합니다.
  저는 보엠입니다. 영원한 보엠이죠.
 
  요즘은 이 보엠이 즐겨 찾는 곳이 있습니다. 다른 보엠들이 있는 곳. 바로 이 곳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우리도 로돌포 처럼  쇼나르 처럼 원고지와 악보를 난로에 넣고 불을 한번 지펴 볼까요.
3 Comments
미르 2002.12.07 09:23  
  댓글인사로는 처음 뵙는 것 같습니다...........
저도 교양있는 삶을 동경하고.... 사랑하지만.... 속물근성또한 경멸하지는 못합니다.

저도 오래전부터 음악으로서 보엠을 좋아했고... 로돌포가 미미의 찬손을 잡고 시작하는 케제리다마니나를 부릅니다... 물론 하이씨음에선 힘이달려 애먹지만... 그것 말고는 다 부를 수 있으니.... 그 절절한 멜로디를 어느 오페라아리아가 대신해 줄수 있을까요... 또 뵙겠습니다.....
유성 2002.12.07 11:54  
  먼저 낯선 이름에 인사 드립니다
영원한 보헤미안 보엠님!  푸치니는 저도 좋아합니다
*라보엠* 의  아리아 '그대의 찬손'은 고난도의  오페라 아리아 중에서 가장 부르기
어려운 노래가 아니던가요? 그래서 전 듣기만 좋아합니다
얼마나 라보엠에 매료 됐으면 닉네임도 '보엠' 으로 정하셨군요
사랑에 살고 예술에 살며 진정한 자유인의 삶을 영위 하십시요......
수선화 2002.12.07 17:39  
  아!  보엠님..

제목에서 부터 왠지..  무척 강렬한 느낌을 받아
님의 글을 여러번 다시 음미하며 읽어 보았습니다.

자신이 추구하는 삶에 대해 남다른 확실한 철학을 갖고 계신
시인이요.. 화가요..철학자며..  음악가인 ...
영원히 자유인이기를 원하는 분..

그렇게 님의 이미지가 강하게 전해지는군요.

인간의 내면에는 누구나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꾸는
'자유인' 으로서의 욕구가 꿈틀거리고 있겠지만

현실의 삶에 발목죄여  ' 동경 '만으로 만족해야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님의 글 속에선 그러한 자유인의 의지가 강하게 투영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현실 속에서 그러한 삶을 영위하고 계심이어서 인지는..

그러나 전 솔직히 긴장감이 도는군요.

저도 교양있는 삶을 추구하려 노력은하지만
제 안에는 속물근성도 상당히 내포되어 있기에..
님에게 혹시라도 들키지나 않을런지..  가슴이 두근거려요.

그러나 보엠님의 글 속에서..
이 곳에도 다른 보엠들이 많이 있다고 하신 것을 보고
다소 긴장감을 풀어도 될 것 같군요.

이곳엔 소박한 삶 속에서
맑고 순수하며 나름대로의 아름다운 삶을 가꾸고 계신 분들이
아주 많이 계신 것은 분명하니까요..

보엠님!  반갑습니다.
그리고 자주자주 뵙기를 바라며 ..

이 홈의 가족들은 크리스마스 이브를 열흘 앞당긴
12월14일에..  불을 지피려고 하는데..
함께 동참하심이 어떠신지요.

영원한 자유인이신 보엠님을 꼭 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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