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생각
 
松花 강 봉환
 
사랑은 결코 아니리라
다만, 그리움이라
가을이 깊어질수록
물안개 피워 오르듯
애처롭게 그리워지는 것은
 
어느새 책장 속에 숨겨놨던
낡은 앨범을 꺼내드는
그리움에 젖는 마음인지라
나에게서 흘러간 추억이 그리워
몸부림치는 사랑이 아닌
벌써 가버린 기억의 저편인데
 
이 가을,
하염없이 떨어지기만 하는
나뭇잎마저 낙엽 되어 흩어지고
모두가 가는 가을을 추스르련만
 
지나온 내 힘든 삶의 뒤안길은
오늘도 피어오르는 물안개마냥
잠시 수면위로 사라져 버리고 마는데
 
내 영혼을 혼미하게 하는
스치는 저 추억의 그림자도
또 다른 계절을 향해
흩어지는 낙엽과 함께 떠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