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연주.감상후기, 등업요청, 질문, 제안, 유머, 창작 노랫말, 공연초대와 일상적 이야기 등 주제와 형식, 성격에 관계없이 쓸 수 있습니다.
단,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는 금지하며 무단 게재할 경우 동의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회원문단은 자유게시판으로 통합되었습니다.

나 에미 맞는겨~?

음악친구 6 1518
어제,오늘 왜 이리 추운지~
난 추운건 딱 질색인 사람이라 기온이 조금만 내려가면 방안에서 꼼짝을 안합니다.

어젯밤 저녁을 짜파게티끓여서 대충 멕여서 그런가 나한테 엄마라고 부르는 애들 셋이서 붕어빵이 먹고 싶다고 짹짹 거립니다.
"아빠 올때 사오라고 할께~"
시간이 지나도 아빤 오지않고,핸드폰도 꺼져있고...

10시가 넘어도 참새들은 지칠줄 모르고 짹짹거립니다.
너무 시끄러워서"알았어~알았어~사다 줄께"

가까운 거리라 대충 둘러 입고 문을 여는 순간!
오 마이 갓~
찬바람이 머리 속까지~
갑자기 한기가 온 몸으로 스며들고 다시 들어가서 옷을 더 입고 올까 싶었지만 다시 들어가 나오기도 귀찮고 해서 갈데까지 가보자 하고 달려갔습니다.

붕어빵 2000원어치 식을까봐 잠바속에 쑤셔넣고 살을 에이는 추위를 온몸으로 막아가며 돌아왔습니다.
"헉헉~ 먹어~ 붕어빵이다. 실컷 먹어라~! 에고 에고 추워라~"
참새들은 날 쳐다도 안보고 "야~ 붕어빵이다~!"하곤 신나서 열심히 먹고 있습니다.

난 너무 추워서 이불속에 들어갔다가 잠시 몸을 녹이곤 습관적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음악을 틀었습니다.

잠시후~
나도 붕어빵 하나 먹어볼까~싶어 뒤를 돌아보니 붕어 8마리가 머리, 꽁지는 온데간데 없고 팥하고 밀가루만 잴 많은 가운데 토막만 덩그러니(아주 지져분하게) 떨어져 있었습니다.
갑자기 화가 나데요~
"야~! 니들 이리와봐~ 빨랑~ 하나,두울, 세엣!"
(우리집은 엄마가 애들 부를때 잴 무서운 게 하나,둘,셋! 그러면 거의 날라 옵니다)
"야~ 니들만 입이고, 엄마입은 주둥이냐~?
이 추운데 사왔으면 엄마도 하나 드셔보세요~해야지
지들은 맛있는데 다 먹고 난 니들 남긴거 먹는 내 입은 쓰레기통이야~? 엉~!
담부터 붕어빵 먹을 생각 하지도 마!"

---

언제 였던가~
친구가 애들 가르치다가 힘들고 피곤하면 먹으라고 쵸콜렛 10개들이 한상자를 사준게 있었다.
난 쵸콜렛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피곤할때 가끔하나씩 먹으면 순간 피로가 풀리는듯도 했다.
학원 서랍에 넣어두고 가끔 하나씩 꺼내 먹는 재미도 있었다
어느날, 우리 둘째한테 들켜버렸다.
많이 먹고 싶다는걸 꼬셔서 3개를 주고 올려 보냈다.
그리고 난 외출을 하고 돌아와보니`
또, 오 마이 갓!
쵸콜렛은 온데 간데 없고 빈 상자만 덩그러니...
난 달려 올라가 둘째를 불렀다
(참고로 우리 둘째는 올해 7살이 되었음)
" 너 내 쵸콜렛 어쨌어?"
" 다 먹었어~"
"야~~~그거 내꺼란 말야~~~~~~~~ 내 놔~~~"
그 모습을 보시던 우리 오마니
"너 에미 맞냐?
지 입에 들어간것도 새끼가 달라하면 줄판인데, 그깟 쵸콜렛 새끼가 먹었다고 내놓으라고 하는 니가 에미냐고~?"
 난 갑자기 화가 났다
" 왜~?
에미는 맨날 줘야만 하나?
내껀 내꺼지 내가 언제 지 좋아하는 딱지 뺏은적 있어? 탑블레이드 팽이 달라 한적 있어?
..."

우리 오마니는,
"아이고~ 애를 셋씩이나 낳는데도 언제 철드냐~"
하시며 혀를 끌끌 차시데~

"무겁게 철을 왜 들어요(???) 팔 아프게~"
ㅎㅎ~

왜 부모는 자식에겐 뭐든지  줘야 한다고 생각 하는 것일까~?
또, 자식은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하지만 나도 역시 우리 부모한테 받기만 하고 자라오지 않았던가~
우리 엄마 스케줄하고 상관없이 내가 외출하면 우리 엄만 내 아이들을 봐 주신다.
난 가끔 용돈 드리는 걸로 내 할일 다 했다 생각하고...

지금 생각해보면 난 우리 엄마한테 제대로 된 새끼 맞는겨~?
...

반성하고,
오늘은 우리 오마니 좋아하시는 떡하고, 우리 새끼들 좋아하는 맛있는거 한 아름 사가지고 와야 겠다.



6 Comments
바다 2003.01.29 15:03  
  "붕어빵 2000원어치 식을까봐 잠바속에 쑤셔넣고...
"지들은 맛있는데 다 먹고 난 니들 남긴거 먹는 내 입은..."
우리네 에미의 참모습을 보고 있어 가슴 찡하고

"친구가 애들 가르치다가 힘들고 피곤하면 먹으라고 쵸콜렛..."
 피곤할까 봐 초코렛을 사다주는  친구의 모습에서는 그 우정에 전율을 느끼고

그 모습을 보시던 우리 오마니
"너 에미 맞냐?
위대한 어머니 앞에선 우린 언제나 세 살 짜리 철부지가 되고

"아이고~ 애를 셋씩이나 낳는데도 언제 철드냐~"
하시며 혀를 끌끌 차시데~
"무겁게 철을 왜 들어요(???) 팔 아프게~"

항상 재치와 해학이 번뜩이고

"왜 부모는 자식에겐 뭐든지  줘야 한다고 생각 하는 것일까~?
또, 자식은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

그 이유는 피를 나눈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특권 중의 특권이 아닌가 싶다

이 글을 읽으며 인생의 한 단면을 오려내어 보는 것 같아 행복하면서도
오래도록 가슴에 여운이 남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미리내 2003.01.29 15:27  
  하하~~푸하하^^
정말로 친구 오래만에  싫컷 웃음보따리 선물하는구나..
언제나  ......
웃음으로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하당께요..
에미도 먹으야하고 새끼도 먹으야하기에..하지만 ,,,,,,,,,,,,,,,,
친구야 뒤돌아 보고 또 돌아보기요,,새끼 할머님께는  자네가 얼마나  열심으로.
진정으로,, 뭘 해드렸는가..말일쎄/

어느 부모님 다 그렇게 자식을  사랑으러 키우셨다네/
지금은  생활도 조금씩은 넉넉하기에..그예전에 어머님들의 생활은 어려워서도ㅡ
당신 입에 들어 가지도 못하고 ,
그저 자나깨나  자식 사랑에.지금에  젊은 엄마들은  반성할 부분도 너무많으니

가끔씩은  짜증나는  일도 더러는 보고하지.
홈에  가금씩 이렇게 재미나게 웃음을 선사도 하고  그러시게나..

아무튼  웃음으로  가득채워져서 고마워,,
설지나고 나면  제자아닌  학생하고 같이  갈께 그때 다시 얼굴볼수있겠지..
그때까지 ,,잘지내시게나^^
수선화 2003.01.29 15:37  
  친구여! 내가 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 아이를 둘 이상 낳은 여자는~ 모두 위대하더이다."

교대 재학중 조금은 특이하던 국어과 교수님께서
" 자네들 결혼하면 아이는 결혼기념으로 꼭 하나만 낳아 기르면 돼."

그 말이 유독 내 귀에는 쏘옥 들어와 박혀 버려서인지..
말이 씨가 되어 내겐 우리 부부사이에 결혼기념물인 아들이 하나밖에 없기에

올망졸망 귀여운 아이들 셋을 낳아 그 속에서 대장(?) 노릇하며
하루하루를 누구보다도 바쁘게 지낼 음악친구를 생각하면
난 정말~  존경스럽기까지 하답니다.    " 친구여.. 화이팅!! " 
 
 

평화 2003.01.29 17:36  
  나이 마흔에 벌써 그 무거운(?)철이 들어서일까?
나더러 자네라 불러도 용서가 될것만 같은
사랑스런 마리아!^^

나도 집에서 우리 아들내미들이랑 자네처럼 산다네.
아들 둘이서 나에게 조금만 소홀한 기색이 엿보이면
가차없이 "있을때 잘해!"라고 큰소리치며 니네들 장가가서
덜도말고 더도말고 꼭 너희같은 자식 하나만 낳아서
키워봐! 그땐 이 애미 맘 알껴! 이 넘들아!!!

정말 무지 말 안들을땐 비오는날 먼지가 폴폴 날리도록
흠씬 두들겨 패주고 싶다가도 그래도 그래도
나에겐 여전히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사랑스런 새끼들!*^-^*

근데 오늘 날씨가 무지 추운데 울엄마 하늘나라에서 안추우실까???
마리아 덕분에 괜시리 눈시울이 젖네....으이그 주책!^^
deborah 2003.01.29 18:37  
  낡은 기도서와
가족들의 빛 바랜 사진
타다 남은 초가 있는
어머니의 방에 오면

철없던 시절의
내 목소리 그대로 살아 있고
동생과 소꿉놀이하며 키웠던
석류빛 꿈도 그대로 살아 있네

어둡고 고달픈 세월에도
항상 희망을 기웠던
어머니의 조각보와
사랑을 틀질했던
어머니의 손재봉틀을 만져보며

이제 다시
보석으로 주워답는
어머니의 눈물
그 눈물의 세월이

나에겐 웃음으로 열매 맺었음을
늦게야 깨닫고 슬퍼하는
어머니의 빈 방에서
이젠 나도 어머니로 태어나려네
 
**이해인 님의 " 어머니의 기도 "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격려로 다가가기를...!
너무 엄숙했나?요~~

소렌 2003.01.29 21:54  
  냉면 먹을 때 계란 날름 뺏아 먹는 새끼...말은 못하고 허탈해서 슬프기조차 하던데요^_^어미 이전에 한 인간인 걸...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