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숲
바람의 숲
- 장미숙(초원)
사람들은 바람이었다
소중하게 여기던 인연도
조금 더 깊은 발자국을 남긴
바람일 뿐
그렇지 않고서야
사람 속에서 이토록 추울까
잔잔하던 바람이 어우러
회오리를 일으킨다
하늘 막는 바람
어느 결에
관계없는 힘이 되어
까마득 솟아오른다
바람의 중심에 중력을 심어
나를 서게 하는 바람은
어쩌면 기둥이었구나
바람의 숲을 나오며
그래도 사랑해야지
바람의 바람이 되어
사랑만 해야지.
*
2006년 1월호 문예사조 연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