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치맛자락
붉은 치맛자락
권선옥(sun)
넓은 세상 먼지로 떠돌다
밟혀서 부스러진 낙엽으로 떠돌다
숨어들 곳을 고양이처럼 찾아든 시기
문득 그 어머니를 떠올려 본다.
농가의 깊은 밤
희미한 호롱불 아래
흐트러진 옷매무새로
흐느끼는 여자의 멍든 눈물
이불을 뒤집어 쓴 갑갑함에
숨죽이며 입 호흡하던 아이
울고 있던 그 설움 북 바친 자리에
어울리지도 않는 시선 걸고
어른이 된 아이
같은 방향으로 노을을 본다.
엄마의 치맛자락 같은 발그레한 노을
놓칠까 조바심하던 그 따뜻함이어라.
해는 저물어 밤이 와도
더 깊은 울먹거림에 매달리는
엄마의 붉은 치맛자락
슬픈 유년의 기억을 접은 채
분노의 술잔을 거푸 기울이다
그 아버지의 고장 난 트럭을 몰아 본다.
삐걱거림이 어딘가에서 멈추긴 멈출 것이다.
짙은 나뭇잎색으로 가린다.
봄볕에 돋아나는 여린 마음으로
사랑이 아름답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혐오스러움이 오히려 애착으로 다가드는
그 무엇임을.
<2006. 5. 31.>
권선옥(sun)
넓은 세상 먼지로 떠돌다
밟혀서 부스러진 낙엽으로 떠돌다
숨어들 곳을 고양이처럼 찾아든 시기
문득 그 어머니를 떠올려 본다.
농가의 깊은 밤
희미한 호롱불 아래
흐트러진 옷매무새로
흐느끼는 여자의 멍든 눈물
이불을 뒤집어 쓴 갑갑함에
숨죽이며 입 호흡하던 아이
울고 있던 그 설움 북 바친 자리에
어울리지도 않는 시선 걸고
어른이 된 아이
같은 방향으로 노을을 본다.
엄마의 치맛자락 같은 발그레한 노을
놓칠까 조바심하던 그 따뜻함이어라.
해는 저물어 밤이 와도
더 깊은 울먹거림에 매달리는
엄마의 붉은 치맛자락
슬픈 유년의 기억을 접은 채
분노의 술잔을 거푸 기울이다
그 아버지의 고장 난 트럭을 몰아 본다.
삐걱거림이 어딘가에서 멈추긴 멈출 것이다.
짙은 나뭇잎색으로 가린다.
봄볕에 돋아나는 여린 마음으로
사랑이 아름답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혐오스러움이 오히려 애착으로 다가드는
그 무엇임을.
<2006. 5.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