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부哀犬賦
* 애견부哀犬賦 * / 안재동
1
복날, 사람 입의 만족을 위해
개는 대체 얼마나 많은 숫자가
하얗지도 않을 죽음을
맛보아야 하나
밤이 이슥할 무렵, 시민체육공원에서
어떤 귀여운 개를 만났다
주인이 어디론가 잠시 간 사이
일면식도 없는 나에게
꼬리를 살랑거리며 다가오더니
내가 불쑥 내민 손을
간지럽도록 마구 핥던,
그런 너의 혓바닥마저
또 다른 어떤 입이 참 만족스럽게도
먹어치우겠구나 언젠가는,
어쩌면 어느 복날
넌 언제 어떻게 죽더라도
하얗게나 죽었으면 좋겠다
2
열대야,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로
사람들 기진맥진이다
아예 큰 대자로, 아무런 생각 없이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버린 세상
가로등 주변 외엔
거리는 완전히 어두워졌지만
건너편 산기슭
형광등 불빛 휘황한 저 영양탕집에선
붉디 붉게 울음 흘리며
갖은 힘 다해 발버둥치다
그만 본능의 힘마저 잃고만 존재들,
아직도
가마솥 안에서 뜨겁게 팔팔
끓여지고 있겠지
1
복날, 사람 입의 만족을 위해
개는 대체 얼마나 많은 숫자가
하얗지도 않을 죽음을
맛보아야 하나
밤이 이슥할 무렵, 시민체육공원에서
어떤 귀여운 개를 만났다
주인이 어디론가 잠시 간 사이
일면식도 없는 나에게
꼬리를 살랑거리며 다가오더니
내가 불쑥 내민 손을
간지럽도록 마구 핥던,
그런 너의 혓바닥마저
또 다른 어떤 입이 참 만족스럽게도
먹어치우겠구나 언젠가는,
어쩌면 어느 복날
넌 언제 어떻게 죽더라도
하얗게나 죽었으면 좋겠다
2
열대야,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로
사람들 기진맥진이다
아예 큰 대자로, 아무런 생각 없이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버린 세상
가로등 주변 외엔
거리는 완전히 어두워졌지만
건너편 산기슭
형광등 불빛 휘황한 저 영양탕집에선
붉디 붉게 울음 흘리며
갖은 힘 다해 발버둥치다
그만 본능의 힘마저 잃고만 존재들,
아직도
가마솥 안에서 뜨겁게 팔팔
끓여지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