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이 다가기전에
오후 3시50분 좀 넘어서, 프로그램이 바뀌는 사이 가곡을 한 곡씩 들려준다.
KBS FM 콩을 띄워놓고 듣다보면 이런저런 클래식이 방송되다가 그렇게
가뭄에 콩 나듯이 가곡이 들려온다.
분주할 때는 그 잠깐의 시간을 놓쳐버려 못 듣고 지나칠 때도 많다.
어제는 책상에서 일어나 다른 일을 하는 사이 귓전을 스치는 피아노 전주가
어쩐지 가슴을 설레게 해 급히 책상으로 다가와 볼륨을 올렸다.
'삼월이 다가기전에' 반갑고 기뻤다.
듣기만 해서는 성이 안 차 따라서 부른다.
여전히 올라가지 않는 ‘아~ 아~’ 부분에서는 그때 처음 배울 때처럼 쉬었다가...
제목 탓인지 삼월이 되어야만 그 감흥이 살아나는 곡이다. 그래서 자주 들려오거나
부르게 되지 않지만 내겐 참 각별한 노래다.
사방이 막힌 듯 답답하고 아무런 삶의 희망도 즐거움도 없던 시절이 있었다.
내마노 사이트를 알고부터 유일하게 마음 붙이며 살다가 가곡교실이 열린다는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의 모짜르트 까페를 찾던 날은 상당히 쌀쌀한 3월의 마지막 월요일.
어색하게 들어서서 아는 얼굴이라고는 동생 밖에 없었는데 그는 그때나 지금이나
찍사 노릇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가끔 사이트에 글을 올리는 바람에 '노을'이라고 하자 모두 반겨주셨고
그날 이름만 알고 있던 많은 분들을 만나 인사도 나누었다.
다 기억은 못하지만 얼핏 생각나는 일은 특히 오숙자 교수님의 아름다움에
깜짝 놀란 일과 척 봐도 한눈에 예술가 같은 풍모를 지니신 윤교생 선생님,
처음 만난 사람 같지 않게 너무도 친절하신 정우동 선생님, 닉 만큼이나 넉넉하게
품어주시던 바다님, 아까님, 해야로비님, 신정미님, 서들비님, 꽃구름언덕님,
장미숙시인님, 모두 그날 처음 뵈었을 것이다.
모짜르트 까페 안팎은 나직나직한 수런거림 사이로 설렘과 들뜬 분위기가
가득하여 팽창한 풍선처럼 곧 어디로 날아갈 것만 같았다.
피아노 소리에 맞추어 목청을 가다듬고 계신 임준식 선생님의
멋진 바리톤이 간간이 들리고 끊임없이 나누는 다정한 인사말과 속삭임,
그리고 무슨 일인가 통유리창 밖에서 기웃거리는 젊은이들,
다탁에 놓인 떡과 찻잔, 그리고 악보들...
오랜만에 맛보는 유쾌하고 따뜻한 정감 넘치는 분위기에 매혹당한 나는
'3월이 다가기전에'를 배우면서 그동안 잊고 살았던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이
다시 살아남을 느꼈다.
한데 뭉뚱그려 '아름다움'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지만 그 안에는
나를 진정으로 살아있게 해주는 삶 외적인 정서적이고 감성적인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
그 아름다움을 다시 만나게 된 그날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지금도 ‘3월이 다가기전에’를 들으면 그날의 광경이 되살아난다.
그동안 장소가 마포체육센터로 옮겨졌지만 처음 만났던 마로니에 공원
모차르트 까페의 그 분위기는 내 기억 속에서 여전히 다감하기만 하다.
더구나 어제처럼 ‘3월이 다가기전에’가 들려오기라도 할라치면....
오늘은 그래서 '3월이 다가기전에'를 한 열 번 쯤 들었다.
그때처럼 또 누가 나좀 말려주세요... 하고 도움을 청할지도 모르지만.
KBS FM 콩을 띄워놓고 듣다보면 이런저런 클래식이 방송되다가 그렇게
가뭄에 콩 나듯이 가곡이 들려온다.
분주할 때는 그 잠깐의 시간을 놓쳐버려 못 듣고 지나칠 때도 많다.
어제는 책상에서 일어나 다른 일을 하는 사이 귓전을 스치는 피아노 전주가
어쩐지 가슴을 설레게 해 급히 책상으로 다가와 볼륨을 올렸다.
'삼월이 다가기전에' 반갑고 기뻤다.
듣기만 해서는 성이 안 차 따라서 부른다.
여전히 올라가지 않는 ‘아~ 아~’ 부분에서는 그때 처음 배울 때처럼 쉬었다가...
제목 탓인지 삼월이 되어야만 그 감흥이 살아나는 곡이다. 그래서 자주 들려오거나
부르게 되지 않지만 내겐 참 각별한 노래다.
사방이 막힌 듯 답답하고 아무런 삶의 희망도 즐거움도 없던 시절이 있었다.
내마노 사이트를 알고부터 유일하게 마음 붙이며 살다가 가곡교실이 열린다는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의 모짜르트 까페를 찾던 날은 상당히 쌀쌀한 3월의 마지막 월요일.
어색하게 들어서서 아는 얼굴이라고는 동생 밖에 없었는데 그는 그때나 지금이나
찍사 노릇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가끔 사이트에 글을 올리는 바람에 '노을'이라고 하자 모두 반겨주셨고
그날 이름만 알고 있던 많은 분들을 만나 인사도 나누었다.
다 기억은 못하지만 얼핏 생각나는 일은 특히 오숙자 교수님의 아름다움에
깜짝 놀란 일과 척 봐도 한눈에 예술가 같은 풍모를 지니신 윤교생 선생님,
처음 만난 사람 같지 않게 너무도 친절하신 정우동 선생님, 닉 만큼이나 넉넉하게
품어주시던 바다님, 아까님, 해야로비님, 신정미님, 서들비님, 꽃구름언덕님,
장미숙시인님, 모두 그날 처음 뵈었을 것이다.
모짜르트 까페 안팎은 나직나직한 수런거림 사이로 설렘과 들뜬 분위기가
가득하여 팽창한 풍선처럼 곧 어디로 날아갈 것만 같았다.
피아노 소리에 맞추어 목청을 가다듬고 계신 임준식 선생님의
멋진 바리톤이 간간이 들리고 끊임없이 나누는 다정한 인사말과 속삭임,
그리고 무슨 일인가 통유리창 밖에서 기웃거리는 젊은이들,
다탁에 놓인 떡과 찻잔, 그리고 악보들...
오랜만에 맛보는 유쾌하고 따뜻한 정감 넘치는 분위기에 매혹당한 나는
'3월이 다가기전에'를 배우면서 그동안 잊고 살았던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이
다시 살아남을 느꼈다.
한데 뭉뚱그려 '아름다움'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지만 그 안에는
나를 진정으로 살아있게 해주는 삶 외적인 정서적이고 감성적인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
그 아름다움을 다시 만나게 된 그날을 나는 잊을 수가 없다.
지금도 ‘3월이 다가기전에’를 들으면 그날의 광경이 되살아난다.
그동안 장소가 마포체육센터로 옮겨졌지만 처음 만났던 마로니에 공원
모차르트 까페의 그 분위기는 내 기억 속에서 여전히 다감하기만 하다.
더구나 어제처럼 ‘3월이 다가기전에’가 들려오기라도 할라치면....
오늘은 그래서 '3월이 다가기전에'를 한 열 번 쯤 들었다.
그때처럼 또 누가 나좀 말려주세요... 하고 도움을 청할지도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