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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에 걸려온 전화

정문종 3 827


        • 사춘기 시절 등교길에서 만나 서로 얼굴 붉히던 고 계집애 예년에 비해 일찍 벚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 아내 앞에서도 내 팔짱을 끼며, 우리는 친구지 사랑은 없고 우정만 남은 친구지, 깔깔 웃던 여자 친구가 꽃이 좋으니 한번 다녀가라고 전화를 했습니다 한때의 화끈거리던 낯붉힘도 말갛게 지워지고 첫사랑의 두근거리던 시간도 사라지고 그녀나 나나 같은 세상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우리 생에 사월 꽃잔치 몇 번이나 남았을까 헤아려보다 자꾸만 눈물이 났습니다…
(정일근, `사월에 걸려온 전화’ 중) 아직 열지 못한 꽃망울이더라고, 어느새 하늘하늘 떨어져 내리는 흰 꽃잎이더라고… '사월에 걸려온 전화’에는 꽃향기 자주 끼여듭니다. 우리가 함께 하는 날들에 사월 꽃잔치 몇 번이나 남았을지요. img_29_3127_7?1106888776.jpg Spring Song(from songs without words) - Mendelssohn
3 Comments
sarah* 2007.03.04 09:13  
  ..지난 젊은 시절 무심히 흘려보낸 사월의 기억들이 그저 화안한
빛 무리들로 뭉뚱그려져 떠오릅니다...
우리 생에 함께 할 사월 꽃잔치 얼마나 남았을까 여며보니...
회한의 눈물에 앞서 정신이 번쩍 드는군요
앞으로 남았을 몇 번의 사월중에 가장 아름답고 빛날 다가오는 사월을
어떻게든 소중하게 눈부시게 기억속에 담을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의 마음을 깨워야겠습니다
아름다운 사월의 노래로 함께 맞을 수 있도록..............
 
정문종 2007.03.06 04:04  
  잔인한 사월이 아닌 희망과 보람을 갖는 사월이 되시기를,,,
권혁민 2007.03.07 11:03  
  어제는 정우동님을 만났는데.....선생님께서 "권사장,토라진 애첩같은 쌀쌀한 꽃샘추위가  요즈음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네."그 말 뜻을 생각하다
한참을 웃었지요.붉어지는 얼굴을 숨기고서.
선생님의 마음이 이러할진데....유랑인님은 분홍셔츠를.정우동님은 또 분홍빛 와이셔츠를.저는 빨간 넥타이를 목에 매고 두꺼운 외투로 꼭
꼭 우리들의 봄을 덮어두고 있지요.
한꺼번에 동시에 "꽝"터트릴 폭탄 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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