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머무는 곳에서
제가 머무는 곳에서
권선옥(sun)
제가 머무는 곳에서는 그래도 대구보다는 가까우니까,
토요일 강의가 끝나고, 점심을 먹자마자 군산으로 향했습니다.
워낙 길치라 전 같으면 엄두도 낼 수 없었습니다만
얼마 전 구입한 네비게이션을 믿고 길을 떠났습니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넘나들다 얼마 전 뭔가 날아와서 4만원 낸 것도
그랬지만 앞으로 몇 장이나 날아올 것이며, 또 얼마나 길을 헤맬 것인가를 생각하여 구입은 했습니다만
작동법을 잘 몰라서 오는 길에 '네이게이션 달고도' 익산 시내를 헤매다 겨우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제 차의 네비게이션은 주인을 닮아서인지 자기들 세계에서 아마 길치인 모양입니다.
가는 길에 어딘가 나들목 근처에서 의자를 젖히고 잠을 잤습니다. 졸음 운전하다 사고 날가 봐서요. 휴대폰 소리에 잠을 깨니 한 25분 정도 잠이 들었는지, 오후 4시였습니다.
저녁에 먹을 약을 모르고 아침약과 바꾸어서 복용한 겐지 오전 강의 시간 내내 졸리더니만.
20분 후, 군산 내마노가 열리는 목적에 도착하니, '아득히 먼 날 먼 곳에'를 부르시기로 한 송월당님의 순서를 1부 뒤편으로 미루어 두셨습니다.
김경양 작곡가님은서울에서 '한국예술가곡연합회 '총회 때 뵈었지만 군산에서 뵈니, 또 다른 반가움이었습니다. 아울러 김경양 작곡가님 덕분에 생긴 차비 3만원이 머리에 먼저 퍼~뜩(경상도 버전) 떠오르는 걸 보면, 전 역시 고상한 유심론자이기보다는 유물론자인 듯합니다. (김경양 작곡가님께서 지방에 있는 회원들이 모임에 참석하자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KTX 타면 교통비도 8~9만원은 투자해야 한다는 발언 덕분에 한국예술가곡회 신임 회장님이신 박경규 작곡가님으로부터 3만원(새마을 편도)을 즉각 전달 받았었지요.^^*)
김경양 작곡가님과 함께 박달목 시인님을 뵐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산에서 오신 열린세상님과 오랜만에 뵌 하늘곰님 노래하신 정창식님 반가웠습니다.
송월당님 유열자님 권혁민님 가곡사랑에 흠뻑 빠지셔서 실력도 나날이 일취월장하시고 더 중요한 것은 가곡사랑으로 인해 너무나 행복하심이 그대로 얼굴의 표정과 웃음으로 피어났습니다.
권혁민님 훌륭한 무대였습니다. 노래 실력, 제스처 그리고 의상 ..모두.
본인은 돈 들이고 투자한 결과라고 웃으셨지만, 노력과 열정도 더해졌음을 굳이 언어가 아니어도 가슴으로 느껴졌습니다.
송월당(김조자)님께서는 노래도 잘 불러 주시고, 또 저를 기다려 주셔서 행복했습니다. 제가 쓴 시가 작곡가님을 통해 아름다운 선율이 더해지고, 다시 부르시는 분에 의해 표현 양식으로 바뀔 때는 이미 저는 창작자가 아니라, 예술 음악을 '누리는 자'가 되어 그저 새롭기만 합니다. 일테면 송월당님께서는 저의 노래를 불러주심과 동시에, 제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 주신 것입니다.
한 마디로 가곡을 부르시는 열정 그 자체가, 바로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내 맘의 강물'을 부른 문상준님이 슬그머니 다가와서, 자신의 노래가 어땠냐고 묻지도 않고 '자신의 노래 부르는 실력이 전보다 훨씬 늘었다'고 합니다.
경상도 버전으로 '자화자찬 억수로 한대이~!'했지만 개의치 않는 그 자신감. 하긴... 훨씬 잘 부른 건 사실인 듯했습니다.
노랫말도 모두 외워서 부르시는 송월당님과 유열자님의 그 열정과 성실함. 유열자님은 최근 잠꼬대를 하시다 놀라서 깨어 보면 그것이 가곡 노랫말을 외워 가며 부르는 잠꼬대였다고 합니다.
무대 의상이 담긴 가방을 끌고 떠나시는 열성적인 그 분들의 뒤모습을 배웅하며, 나이 한 살이라도 젊은 저는 너무나 나태한 생활을 하는 것이 비교가 되는 듯함에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이 날의 호스트격으로 군산에 내 마음의 노래 카페식 레스토랑을 여신 왕짱돌님, 가곡 콩쿨에서 대상을 받으신 실력으로 황덕식 선생님의 '애모' 잘 불러 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음악대학 성악과 1학년에 입학하시어 성악가의 길을 걷고자 새내기가 되신 왕짱돌 님 축하드립니다. 배움의 기쁨도 누리시고 사업도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사회를 보신 황윤수님.
전라도 말씨가 점점 더 정겨워집니다.
제게 자작시를 발표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셨음에도 제가 못 한다고 하자,
아쉬움과 불만을 표현하셨죠? ㅎ.ㅎ.
시인에게 글만 쓰라고 해야지, 노래를 부르라고 하거나 시낭송을 하라고 부담 주면 안 된다고
저의 편이 되어 주시나 했는데... .
"경상도 사투리로 시 낭송하면, 시가 다 깨어진다."고 하셔서
하룻밤 지나고 나서 생각해도 하늘곰님께서 저를 감싸주심인지 깨부숨인지
여전히 아리쏭합니다.
<2008. 5. 18>
** 너무 소식이 깜깜하다는 말씀에
몇 자 올립니다.
권선옥(sun)
제가 머무는 곳에서는 그래도 대구보다는 가까우니까,
토요일 강의가 끝나고, 점심을 먹자마자 군산으로 향했습니다.
워낙 길치라 전 같으면 엄두도 낼 수 없었습니다만
얼마 전 구입한 네비게이션을 믿고 길을 떠났습니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넘나들다 얼마 전 뭔가 날아와서 4만원 낸 것도
그랬지만 앞으로 몇 장이나 날아올 것이며, 또 얼마나 길을 헤맬 것인가를 생각하여 구입은 했습니다만
작동법을 잘 몰라서 오는 길에 '네이게이션 달고도' 익산 시내를 헤매다 겨우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제 차의 네비게이션은 주인을 닮아서인지 자기들 세계에서 아마 길치인 모양입니다.
가는 길에 어딘가 나들목 근처에서 의자를 젖히고 잠을 잤습니다. 졸음 운전하다 사고 날가 봐서요. 휴대폰 소리에 잠을 깨니 한 25분 정도 잠이 들었는지, 오후 4시였습니다.
저녁에 먹을 약을 모르고 아침약과 바꾸어서 복용한 겐지 오전 강의 시간 내내 졸리더니만.
20분 후, 군산 내마노가 열리는 목적에 도착하니, '아득히 먼 날 먼 곳에'를 부르시기로 한 송월당님의 순서를 1부 뒤편으로 미루어 두셨습니다.
김경양 작곡가님은서울에서 '한국예술가곡연합회 '총회 때 뵈었지만 군산에서 뵈니, 또 다른 반가움이었습니다. 아울러 김경양 작곡가님 덕분에 생긴 차비 3만원이 머리에 먼저 퍼~뜩(경상도 버전) 떠오르는 걸 보면, 전 역시 고상한 유심론자이기보다는 유물론자인 듯합니다. (김경양 작곡가님께서 지방에 있는 회원들이 모임에 참석하자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KTX 타면 교통비도 8~9만원은 투자해야 한다는 발언 덕분에 한국예술가곡회 신임 회장님이신 박경규 작곡가님으로부터 3만원(새마을 편도)을 즉각 전달 받았었지요.^^*)
김경양 작곡가님과 함께 박달목 시인님을 뵐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산에서 오신 열린세상님과 오랜만에 뵌 하늘곰님 노래하신 정창식님 반가웠습니다.
송월당님 유열자님 권혁민님 가곡사랑에 흠뻑 빠지셔서 실력도 나날이 일취월장하시고 더 중요한 것은 가곡사랑으로 인해 너무나 행복하심이 그대로 얼굴의 표정과 웃음으로 피어났습니다.
권혁민님 훌륭한 무대였습니다. 노래 실력, 제스처 그리고 의상 ..모두.
본인은 돈 들이고 투자한 결과라고 웃으셨지만, 노력과 열정도 더해졌음을 굳이 언어가 아니어도 가슴으로 느껴졌습니다.
송월당(김조자)님께서는 노래도 잘 불러 주시고, 또 저를 기다려 주셔서 행복했습니다. 제가 쓴 시가 작곡가님을 통해 아름다운 선율이 더해지고, 다시 부르시는 분에 의해 표현 양식으로 바뀔 때는 이미 저는 창작자가 아니라, 예술 음악을 '누리는 자'가 되어 그저 새롭기만 합니다. 일테면 송월당님께서는 저의 노래를 불러주심과 동시에, 제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 주신 것입니다.
한 마디로 가곡을 부르시는 열정 그 자체가, 바로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내 맘의 강물'을 부른 문상준님이 슬그머니 다가와서, 자신의 노래가 어땠냐고 묻지도 않고 '자신의 노래 부르는 실력이 전보다 훨씬 늘었다'고 합니다.
경상도 버전으로 '자화자찬 억수로 한대이~!'했지만 개의치 않는 그 자신감. 하긴... 훨씬 잘 부른 건 사실인 듯했습니다.
노랫말도 모두 외워서 부르시는 송월당님과 유열자님의 그 열정과 성실함. 유열자님은 최근 잠꼬대를 하시다 놀라서 깨어 보면 그것이 가곡 노랫말을 외워 가며 부르는 잠꼬대였다고 합니다.
무대 의상이 담긴 가방을 끌고 떠나시는 열성적인 그 분들의 뒤모습을 배웅하며, 나이 한 살이라도 젊은 저는 너무나 나태한 생활을 하는 것이 비교가 되는 듯함에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이 날의 호스트격으로 군산에 내 마음의 노래 카페식 레스토랑을 여신 왕짱돌님, 가곡 콩쿨에서 대상을 받으신 실력으로 황덕식 선생님의 '애모' 잘 불러 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음악대학 성악과 1학년에 입학하시어 성악가의 길을 걷고자 새내기가 되신 왕짱돌 님 축하드립니다. 배움의 기쁨도 누리시고 사업도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사회를 보신 황윤수님.
전라도 말씨가 점점 더 정겨워집니다.
제게 자작시를 발표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셨음에도 제가 못 한다고 하자,
아쉬움과 불만을 표현하셨죠? ㅎ.ㅎ.
시인에게 글만 쓰라고 해야지, 노래를 부르라고 하거나 시낭송을 하라고 부담 주면 안 된다고
저의 편이 되어 주시나 했는데... .
"경상도 사투리로 시 낭송하면, 시가 다 깨어진다."고 하셔서
하룻밤 지나고 나서 생각해도 하늘곰님께서 저를 감싸주심인지 깨부숨인지
여전히 아리쏭합니다.
<2008. 5. 18>
** 너무 소식이 깜깜하다는 말씀에
몇 자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