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쓸쓸하지 않으리,가을이 오면
어찌 쓸쓸하지 않으리,가을이 오면 / 차영섭
봄을 보시오
매마른 나뭇가지에서 꽃 피고 잎 나며
파랗게 물 든 강물빛과
새들의 사랑의 광란을,
이것은 생기가 몸체에 스며든 까닭입니다.
가을을 보시오
가을의 문턱에서 햇살의 감촉을
파란 잎에 단풍 들고 지며
온갖 풀벌레들이 밤새 우는 사연을,
이것은 생기가 몸체에서 빠져나간 까닭입니다.
봄에 웃는 얼굴은
내가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지는 것이요,
가을에 쓸쓸한 표정은
내가 짓는 것이 아니라
지어지는 것입니다.
어찌 쓸쓸하지 않으리,가을이 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