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잘린 도마뱀.
우선 심호흡을 크게 한번하고,
바지춤을 재차 한번 끌어 올리고,
발을 들여놓은 고기집 현관문.
벗어 놓은 님의 신발들도.
저들기리 너무 반갑고 서로 좋아서 얼싸 안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합창을 '
중창을 하는 듯 저의 눈에는 그리 보이네요.
소고기 구이집이라.......
낡은 피아노 한대라.....
그 고기집을 내마노에서 그날 하루를 통채로 전세내지 않고서야 어찌 그런 곳에서 노래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안 돌아가는 머리 그 머리속에 이리저리 굴려도 좀체 나의 그림이 그려지지지 않는다.
저 역시도
이벤트에 원체 강한 놈이라 머리속에 구상이 떠 오르지 않으면 쉽게 밑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낮에 점심을 먹고 회사 옥상위에서 몇 번 "황홀한 기다림"을 불러보지만 무대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딩이 쉽게 떠 오르지 않는다.
머리를 손질하러 미장원에 들러니 "금일휴업"이라고 푯말이 붙어 있다.
회사에 도착하여 미장원 또 들러니 그곳도 휴업이다.
겨우겨우 한곳을 찾아 입술이 유난히 반질반질한 아주머니 미용사께 나의 파마머리를 맡겨 놓고 잠시 후 눈을 떠보니 파마한 내 머리칼을 드라이기로 죄다 펴 놓으셨다.
우잉?
우째 이런 일이#@$%^&*........
거금 2만원을 들여서 43년만에 처음 한 나의 파마머리를 이렇듯 한 순간에 죄다 서해안 고속도로처럼 직선으로 펴놓으시다니.....
그냥 자연스럽게 해 달라고 .
그래서.......아줌마의 변명을 뒤로하고 그 미장원을 나오며 순간 나의 머리속에 번개처럼 스치는 느낌.
징크스.
내게도 그런 징크스(연주회를 앞두고 생기는 크거나 혹은 사소 할 수도 있는 일) 가 오늘 생길 수도 충분히 있다.
대충
노래하다가-가사 까먹기.
노래하다가-음정 박자 홀라당 날려 버리기.
약속시간내에 연주회장에 도착 못하기.
그게 세종문화회관 대 연주홀이던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무대이던
아니면 자그마한 고기집 현관이던
관중이 구름같이 많이 앉아 있던 연주 끝나고 피아노 치울 한사람만 덜렁 앉아 있던 그것도 무대이고 연주회장이고 내게는 최선을 다해야 할 책임이 있는 곳이다.
잘 하고 못하고는 그 이후의 문제이다.
1.나의 실수 하나.
30분 늦게 도착했다.
회장 분위기 파악이 안 되었음.나의 소리가 어느정도 공명되고 청중들이 또 그 소리를 얼마나 흡수하는 지 제대로 파악이 안 되었다.오페라를 가서 유심히 관찰하면 노래 부르는 이가 어느 한 장소에 이르러 노래 하기를 좋아 한다면 그 장소가 그 가수한테는 가장 기막힌 명당 같은 곳이다.
2.나의 실수 둘.
술 마시다 얼떨결에 호출받아 나와 피아노 옆에 서자마자 반주시작.
반주자용 악보가 피아노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노래하다 발견.
---어어 저러면 안되는데...후렴을 한번 더 해야하는데....이를 어쩐담.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네..그려.
나의 악보책-너무 급히 펼치다보니 첫장만 있고 뒷장은 아예 없다.그 뒤에 있었다.
그래도 어쩔 것인가?
노래는 이미 시작되었고 기차는 기적을 울리며 출발 하였는데.....
많이 불러보았던 곡이니 끝까지 갈 수 있을거야.....그래그래 올 낮에도 불렀보았잖아.속으로 자위는 해보았지만 등줄기에 차가운 액체가 주르르 흘러 내림을 그 찰라에도 느꼈다.
오늘은 특히 황홀한 기다림의 작사가이신 권 선옥님까지 먼길을 오셨으니 이를 어쩌면 좋으랴.
가사 틀리면 무슨 망신......
처음 끝소절은 조금 여리게하고 마칠 끝소절은 조금 강하면서 애절하게 천천히 길게 가려는 나의 의도는 빨리 포기해야 한다.
악보가 피아노 아래 떨어졌으니 간주는 도저히 불가능 할거니까.....마무리를 대충해야하는데....
겨우 수습아닌 수습을 마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데.....이거 영 기분이 아니다.
꼬리 잘린 도마뱀같다.
너무 급히 달려가 문 열고 볼일 보고 휴지 없이 나온 바로 그런 기분이었다.
다음부터는 무조건 빨리가서 나 나름대로 분위기 먼저 익히고 느낌 충만하게 받고
조그마한 소리로라도 "예행연습" 한번 해보고 그리 해야겠다.
이것은 내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막내:
엄마,아빠는 왜 오늘 이렇게 안오시지?
마술이야기를 빨리 들려 줘야지 잠을 자는데....
엄마:
아빠,오늘 약속이 있으셔서 조금 늦어신단다,먼저 자렴.
아들:
엄마,그런데 약속은 왜 있어?
엄마:
응,그건 지키라고 있는거야.
12시 조금 늦어 들어간 남편에게 아내는 냉장고에서 하얀 물수건 같은 맛사지 가면을 쒸워 준다.
얼굴은 순간 얼음처럼 차가왔지만 내 마음은 더 없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소리의 대가들 앞에서.
전문 음악가들 앞에서.
오늘도
나는 재롱을 떨고 왔다.
나의 어머니나 장모 앞에서 하듯 아주 천연덕스럽게 .
그렇게 말이다.
바지춤을 재차 한번 끌어 올리고,
발을 들여놓은 고기집 현관문.
벗어 놓은 님의 신발들도.
저들기리 너무 반갑고 서로 좋아서 얼싸 안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합창을 '
중창을 하는 듯 저의 눈에는 그리 보이네요.
소고기 구이집이라.......
낡은 피아노 한대라.....
그 고기집을 내마노에서 그날 하루를 통채로 전세내지 않고서야 어찌 그런 곳에서 노래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아무리 안 돌아가는 머리 그 머리속에 이리저리 굴려도 좀체 나의 그림이 그려지지지 않는다.
저 역시도
이벤트에 원체 강한 놈이라 머리속에 구상이 떠 오르지 않으면 쉽게 밑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낮에 점심을 먹고 회사 옥상위에서 몇 번 "황홀한 기다림"을 불러보지만 무대에 대한 이미지 트레이딩이 쉽게 떠 오르지 않는다.
머리를 손질하러 미장원에 들러니 "금일휴업"이라고 푯말이 붙어 있다.
회사에 도착하여 미장원 또 들러니 그곳도 휴업이다.
겨우겨우 한곳을 찾아 입술이 유난히 반질반질한 아주머니 미용사께 나의 파마머리를 맡겨 놓고 잠시 후 눈을 떠보니 파마한 내 머리칼을 드라이기로 죄다 펴 놓으셨다.
우잉?
우째 이런 일이#@$%^&*........
거금 2만원을 들여서 43년만에 처음 한 나의 파마머리를 이렇듯 한 순간에 죄다 서해안 고속도로처럼 직선으로 펴놓으시다니.....
그냥 자연스럽게 해 달라고 .
그래서.......아줌마의 변명을 뒤로하고 그 미장원을 나오며 순간 나의 머리속에 번개처럼 스치는 느낌.
징크스.
내게도 그런 징크스(연주회를 앞두고 생기는 크거나 혹은 사소 할 수도 있는 일) 가 오늘 생길 수도 충분히 있다.
대충
노래하다가-가사 까먹기.
노래하다가-음정 박자 홀라당 날려 버리기.
약속시간내에 연주회장에 도착 못하기.
그게 세종문화회관 대 연주홀이던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 무대이던
아니면 자그마한 고기집 현관이던
관중이 구름같이 많이 앉아 있던 연주 끝나고 피아노 치울 한사람만 덜렁 앉아 있던 그것도 무대이고 연주회장이고 내게는 최선을 다해야 할 책임이 있는 곳이다.
잘 하고 못하고는 그 이후의 문제이다.
1.나의 실수 하나.
30분 늦게 도착했다.
회장 분위기 파악이 안 되었음.나의 소리가 어느정도 공명되고 청중들이 또 그 소리를 얼마나 흡수하는 지 제대로 파악이 안 되었다.오페라를 가서 유심히 관찰하면 노래 부르는 이가 어느 한 장소에 이르러 노래 하기를 좋아 한다면 그 장소가 그 가수한테는 가장 기막힌 명당 같은 곳이다.
2.나의 실수 둘.
술 마시다 얼떨결에 호출받아 나와 피아노 옆에 서자마자 반주시작.
반주자용 악보가 피아노 밑으로 떨어지는 것을 노래하다 발견.
---어어 저러면 안되는데...후렴을 한번 더 해야하는데....이를 어쩐담.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네..그려.
나의 악보책-너무 급히 펼치다보니 첫장만 있고 뒷장은 아예 없다.그 뒤에 있었다.
그래도 어쩔 것인가?
노래는 이미 시작되었고 기차는 기적을 울리며 출발 하였는데.....
많이 불러보았던 곡이니 끝까지 갈 수 있을거야.....그래그래 올 낮에도 불렀보았잖아.속으로 자위는 해보았지만 등줄기에 차가운 액체가 주르르 흘러 내림을 그 찰라에도 느꼈다.
오늘은 특히 황홀한 기다림의 작사가이신 권 선옥님까지 먼길을 오셨으니 이를 어쩌면 좋으랴.
가사 틀리면 무슨 망신......
처음 끝소절은 조금 여리게하고 마칠 끝소절은 조금 강하면서 애절하게 천천히 길게 가려는 나의 의도는 빨리 포기해야 한다.
악보가 피아노 아래 떨어졌으니 간주는 도저히 불가능 할거니까.....마무리를 대충해야하는데....
겨우 수습아닌 수습을 마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데.....이거 영 기분이 아니다.
꼬리 잘린 도마뱀같다.
너무 급히 달려가 문 열고 볼일 보고 휴지 없이 나온 바로 그런 기분이었다.
다음부터는 무조건 빨리가서 나 나름대로 분위기 먼저 익히고 느낌 충만하게 받고
조그마한 소리로라도 "예행연습" 한번 해보고 그리 해야겠다.
이것은 내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막내:
엄마,아빠는 왜 오늘 이렇게 안오시지?
마술이야기를 빨리 들려 줘야지 잠을 자는데....
엄마:
아빠,오늘 약속이 있으셔서 조금 늦어신단다,먼저 자렴.
아들:
엄마,그런데 약속은 왜 있어?
엄마:
응,그건 지키라고 있는거야.
12시 조금 늦어 들어간 남편에게 아내는 냉장고에서 하얀 물수건 같은 맛사지 가면을 쒸워 준다.
얼굴은 순간 얼음처럼 차가왔지만 내 마음은 더 없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소리의 대가들 앞에서.
전문 음악가들 앞에서.
오늘도
나는 재롱을 떨고 왔다.
나의 어머니나 장모 앞에서 하듯 아주 천연덕스럽게 .
그렇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