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작곡가 이수인 선생님의 '순서 없는 작은 음악회'
원로 작곡가 이수인 선생님의 '순서 없는 작은 음악회'
권선옥(sun)
어제 1월 8일 이수인 선생님 댁에서 순서 없는 방문객 중심의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일전에 사모님으로부터 멀어서 오라고 하기는 뭣 하지만 1월 8일 매년 집에서 저녁이나 먹는 선생님 신년회를 하니까, 올 수 있으면 오라고 하셨다.
"방학이니까, 갈게요. 그런데 한 사람 달고 가도 돼요?"
"그~럼. 문상준씨? 문선생님은 내가 오라고 했어."
" 아니요. 아직 안 물어 봤는데, 다른 사람이에요."
"그~럼. 물론 음악하시는 분일 거 아~냐."
항상 친절하시고 밝은 사모님의 목소리였다. 다음 카페'작곡가 이수인을 사랑하는 사람들' 운영자로 음악을 올리느라 수고하시는 손종열님을 한 번은 소개해 드리는 것이 예의일 것 같아서였다.
좀 꾸물닥거리는 성격 탓에 2시 46분 기차를 예매했다가 놓칠 것 같아서 다시 4시 6분 기차를 예매한 후, 여유 있게 길을 나섰다, 하지만 6시에 서울역에 도착하여, 전철을 타고 두 번 갈아타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손종열(정^^열)님을 만나서 선생님 댁에 도착하니, 저녁 7시가 넘었다.
그리 넒은 공간은 아니지만 손님이 많았다. 작은방의 낯설은 동요 관련 가족들과 거실의 반가운 '내 마음의 노래 ' 회원들이 눈에 들어 왔다. 정우동 선생님, 송월당님, 유열자님, 권혁민님, 그리고 파랑새 동요회 부회장님이신 전준선 선생님, 작곡가 이안삼 선생님, 테너 이재욱님과 함께 계시는 이수인 선생님께 인사를 드렸다.
작은방에서 정열님과 식사를 하는데 아는 얼굴이라고는 작곡가 신상춘님과 '파랑새 동요제' 뒷풀이에서 얼굴이 익은 동요 지도 선생님 한 분 뿐이었다. 송택동 선생님은 존함은 알고 있었지만 대면은 처음이었다. 모르는 분들 속에서 식사를 하자니, 어째 좀 불편했지만 먹는 일에는 역시 충실했다. 이 날의 메인 매뉴인 게장과 회를 비롯하여 전라도 멀리서 가져 온 찬조 식품 젓갈 무침도 맛깔스러웠고, 완자 모양의 시금치전과 모듬 나물무침에 젓가락이 자주 갔다. 옆에 앉아서 식사를 하시는 정열님도 나 못지않게 밥을 두 그릇째 신청을 하자, 사모님께서 무척 좋아 하셨다.
밥 가져 오실 동안 정열님이 말을 거셨다. 이수인 선생님 생신이라고 홍합과 해산물을 넣어서 끓인 미역국은 왜 안 먹느냐고 했다.
"앞에 있는 공동 음식을 먼저 먹어 치우고, 개인에게 배당된 미역국은 나중에 다 먹을 거에요."
"...... !"
머슥한 농담을 주고 받았다.
좀 늦게 들어선 한지영 작곡가가 식사하는 것을 보고, 자리를 거실로 옮겨 갔다. 역시 나도 이제 나이가 나이니 만큼 거실의 'silver'석이 더 마음이 편하다. 거실에는 제 시간에 오신 손님들의 술판이 벌어졌다.
커피를 마신 후 딸기와 한라봉을 후식으로 먹으면서 '순서 없는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이미 막걸리를 몇 잔 드신 이수인 선생님께서 이 방과 저 방을 오가시며, 이 사람 저 사람 골고루 이름을 부르시면서 애정 표현을 하셨다. 많은 손님들이 오고 가는 과정에서 그리 밝지도 않은 살구 색 티셔츠와 푸른 빛깔의 얇은 바지를 입으신 이수인 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 '먹거리'에는 신경을 쓰셔도, '옷거리'에는 한참 신경을 안 쓰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다 보니, 아무리 봐도 선생님의 푸른빛 얇은 바지가 예사롭지 않았다. 분명 주무실 때나 입는 파자마였다. 그 차림으로 손님을 맞으시고 보내시고 피아노를 치시면서 게스트 별로 음악 지도까지 하셨다. 게다가 뱃집이 없으시니, 가끔씩 내려오는 고무줄 바지를 손을 넣어 올리는 모습을 연출하신다. 소탈하시다 못해 다들 웃게 만드시고, 결국은 마음을 열게 하신다.
선생님을 뵌 몇 번의 만남에서 '외갓길'에 대한 회상은 이미 선생님이 늙으시고, 선생님의 어머님께서 돌아가신 또 수십 년이 흘렸어도 그 때의 감정이 그대로 생생하신가 보다. 그런데 외갓집에 맡겨져서 어머님이 오시지 않은 동안의 어린아이의 심경에서 한 단계 더 발전된 하이라이트가 있었으니, 바로 어두운 살굿빛 티셔츠에 푸른빛 파마자 차림으로 연기한 '엄마 떼어놓은 아기의 울음소리 퍼포먼스'에서 음악으로의 빠른 버전 바꿈이었다.(사진15 참조)
교감 선생님이라 중간에 오신 진동주 작곡가님의 '눈 내리는 날'과 홍일중 작사 이수인 작곡의 '바람아' 등 여러 가곡들을 독창 중창 혹은 합창으로 부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밤 11시를 목전에 두고 일어나려는데, 초인종 소리에 이어 마지막 손님인 시인 박수진 작곡가 김애경 커플이 들어섰다. 대구로 내려 와야 함에 악수 하던 손등에 선생님의 3회 연속 입맞춤을 인사로 대문을 나섰다.
문상준 테너는 '집도 가까운데, 너는 더 있다가 가아.'라는 말씀과 함께, 왔다 하면 습관처럼 붙잡혀서 밤 12시는 되어야 풀려날 것을 예감하며.
<2006. 1. 9.>
- 사진1. 전준선 작곡가. 정우동님. 2007. 1. 8. -
- 사진2. 이안삼 작곡가. 한지영 작곡가 정윤환 작곡가 외 -
- 사진3. 유열자님. 송월당님. 시인 권선옥. 작곡가 전준선 -
- 사진5. 선녀님 독창 외.-
- 사진5. 송월당님. 유열자님 중창 -
- 사진6. 테너 이재욱 독창1 -
- 사진7. 테너 이재욱 독창2 -
- 사진8. 이안삼 선생님. 이수인 선생님. 테너 이재욱 -
- 사진9. 청중 다수 -
- 사진10. 테너 문상준 독창1 -
- 사진11. 테너 문상준 독창2-
- 사진12. 테너 문상준 독창3 -
- 사진13. 이수인 선생님. 테너 문상준. 작곡가 진동주. 테너 손종열 중창1 -
- 사진14. 이수인 선생님. 테너 문상준. 작곡가 진동주. 테너 손종열 중창2 -
- 사진15. 이수인 선생님. 하이라이트1: 엄마와 떼어놓은 아기 울음소리 퍼포먼스 -
- 사진16. 이수인 선생님. 하이라이트2 -
권선옥(sun)
어제 1월 8일 이수인 선생님 댁에서 순서 없는 방문객 중심의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일전에 사모님으로부터 멀어서 오라고 하기는 뭣 하지만 1월 8일 매년 집에서 저녁이나 먹는 선생님 신년회를 하니까, 올 수 있으면 오라고 하셨다.
"방학이니까, 갈게요. 그런데 한 사람 달고 가도 돼요?"
"그~럼. 문상준씨? 문선생님은 내가 오라고 했어."
" 아니요. 아직 안 물어 봤는데, 다른 사람이에요."
"그~럼. 물론 음악하시는 분일 거 아~냐."
항상 친절하시고 밝은 사모님의 목소리였다. 다음 카페'작곡가 이수인을 사랑하는 사람들' 운영자로 음악을 올리느라 수고하시는 손종열님을 한 번은 소개해 드리는 것이 예의일 것 같아서였다.
좀 꾸물닥거리는 성격 탓에 2시 46분 기차를 예매했다가 놓칠 것 같아서 다시 4시 6분 기차를 예매한 후, 여유 있게 길을 나섰다, 하지만 6시에 서울역에 도착하여, 전철을 타고 두 번 갈아타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손종열(정^^열)님을 만나서 선생님 댁에 도착하니, 저녁 7시가 넘었다.
그리 넒은 공간은 아니지만 손님이 많았다. 작은방의 낯설은 동요 관련 가족들과 거실의 반가운 '내 마음의 노래 ' 회원들이 눈에 들어 왔다. 정우동 선생님, 송월당님, 유열자님, 권혁민님, 그리고 파랑새 동요회 부회장님이신 전준선 선생님, 작곡가 이안삼 선생님, 테너 이재욱님과 함께 계시는 이수인 선생님께 인사를 드렸다.
작은방에서 정열님과 식사를 하는데 아는 얼굴이라고는 작곡가 신상춘님과 '파랑새 동요제' 뒷풀이에서 얼굴이 익은 동요 지도 선생님 한 분 뿐이었다. 송택동 선생님은 존함은 알고 있었지만 대면은 처음이었다. 모르는 분들 속에서 식사를 하자니, 어째 좀 불편했지만 먹는 일에는 역시 충실했다. 이 날의 메인 매뉴인 게장과 회를 비롯하여 전라도 멀리서 가져 온 찬조 식품 젓갈 무침도 맛깔스러웠고, 완자 모양의 시금치전과 모듬 나물무침에 젓가락이 자주 갔다. 옆에 앉아서 식사를 하시는 정열님도 나 못지않게 밥을 두 그릇째 신청을 하자, 사모님께서 무척 좋아 하셨다.
밥 가져 오실 동안 정열님이 말을 거셨다. 이수인 선생님 생신이라고 홍합과 해산물을 넣어서 끓인 미역국은 왜 안 먹느냐고 했다.
"앞에 있는 공동 음식을 먼저 먹어 치우고, 개인에게 배당된 미역국은 나중에 다 먹을 거에요."
"...... !"
머슥한 농담을 주고 받았다.
좀 늦게 들어선 한지영 작곡가가 식사하는 것을 보고, 자리를 거실로 옮겨 갔다. 역시 나도 이제 나이가 나이니 만큼 거실의 'silver'석이 더 마음이 편하다. 거실에는 제 시간에 오신 손님들의 술판이 벌어졌다.
커피를 마신 후 딸기와 한라봉을 후식으로 먹으면서 '순서 없는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이미 막걸리를 몇 잔 드신 이수인 선생님께서 이 방과 저 방을 오가시며, 이 사람 저 사람 골고루 이름을 부르시면서 애정 표현을 하셨다. 많은 손님들이 오고 가는 과정에서 그리 밝지도 않은 살구 색 티셔츠와 푸른 빛깔의 얇은 바지를 입으신 이수인 선생님의 모습을 보면서 '먹거리'에는 신경을 쓰셔도, '옷거리'에는 한참 신경을 안 쓰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다 보니, 아무리 봐도 선생님의 푸른빛 얇은 바지가 예사롭지 않았다. 분명 주무실 때나 입는 파자마였다. 그 차림으로 손님을 맞으시고 보내시고 피아노를 치시면서 게스트 별로 음악 지도까지 하셨다. 게다가 뱃집이 없으시니, 가끔씩 내려오는 고무줄 바지를 손을 넣어 올리는 모습을 연출하신다. 소탈하시다 못해 다들 웃게 만드시고, 결국은 마음을 열게 하신다.
선생님을 뵌 몇 번의 만남에서 '외갓길'에 대한 회상은 이미 선생님이 늙으시고, 선생님의 어머님께서 돌아가신 또 수십 년이 흘렸어도 그 때의 감정이 그대로 생생하신가 보다. 그런데 외갓집에 맡겨져서 어머님이 오시지 않은 동안의 어린아이의 심경에서 한 단계 더 발전된 하이라이트가 있었으니, 바로 어두운 살굿빛 티셔츠에 푸른빛 파마자 차림으로 연기한 '엄마 떼어놓은 아기의 울음소리 퍼포먼스'에서 음악으로의 빠른 버전 바꿈이었다.(사진15 참조)
교감 선생님이라 중간에 오신 진동주 작곡가님의 '눈 내리는 날'과 홍일중 작사 이수인 작곡의 '바람아' 등 여러 가곡들을 독창 중창 혹은 합창으로 부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밤 11시를 목전에 두고 일어나려는데, 초인종 소리에 이어 마지막 손님인 시인 박수진 작곡가 김애경 커플이 들어섰다. 대구로 내려 와야 함에 악수 하던 손등에 선생님의 3회 연속 입맞춤을 인사로 대문을 나섰다.
문상준 테너는 '집도 가까운데, 너는 더 있다가 가아.'라는 말씀과 함께, 왔다 하면 습관처럼 붙잡혀서 밤 12시는 되어야 풀려날 것을 예감하며.
<2006. 1. 9.>
- 사진1. 전준선 작곡가. 정우동님. 2007. 1. 8. -
- 사진2. 이안삼 작곡가. 한지영 작곡가 정윤환 작곡가 외 -
- 사진3. 유열자님. 송월당님. 시인 권선옥. 작곡가 전준선 -
- 사진5. 선녀님 독창 외.-
- 사진5. 송월당님. 유열자님 중창 -
- 사진6. 테너 이재욱 독창1 -
- 사진7. 테너 이재욱 독창2 -
- 사진8. 이안삼 선생님. 이수인 선생님. 테너 이재욱 -
- 사진9. 청중 다수 -
- 사진10. 테너 문상준 독창1 -
- 사진11. 테너 문상준 독창2-
- 사진12. 테너 문상준 독창3 -
- 사진13. 이수인 선생님. 테너 문상준. 작곡가 진동주. 테너 손종열 중창1 -
- 사진14. 이수인 선생님. 테너 문상준. 작곡가 진동주. 테너 손종열 중창2 -
- 사진15. 이수인 선생님. 하이라이트1: 엄마와 떼어놓은 아기 울음소리 퍼포먼스 -
- 사진16. 이수인 선생님. 하이라이트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