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커뮤니티 > 공연정보
공연정보

아주 특별한 연주회.

권혁민 15 860
점심을 직원들보다 조금 늦게 먹고 회사로 다시 돌아 오는 길에
구두를 닦아 주시는 분을 만났다.

전에는 훤히 보이는 길가 모퉁이에서 앉아 구두를 닦았는데......
오늘보니 주택가 깊숙한 곳에 쪼그리고 앉아서...... 숨어 구두를 닦고 계셨다.

궁금해서
왜 그리 했냐고? 이유를 다시 물어보니

우리 건물 건너 편에 구두를 먼저 닦던 이가 찾아와서 여기는 자기영역이라고.
자기구역이라고 못 닦게해서 이렇게 숨어서 닦는다고.

포장마차만 그런 일이 있는 줄 알았는데......
구두 닦는 분들도 예외는 아닌 듯해  그 이야기를 듣는 내내 기분이 우울 했다.

왼손에는 장갑을 껴서 시리지 않을 지 모르지만
구두약을 뭏히고 구두에 싹싹 바르시는 오른손은 한겨울의 날씨에도 그냥 맨손이다.

남의 구두를 반짝반짝 빛나게 닦아주는 그의 손과 마음에 난 깊은 감동을 했다.
그래서 그가 구두를 닦는 그동안 그를 위해 노래를 불러 주기로 했다.

물론 주택가이니 만큼 성량을 많이 줄여서 말이다.
황 덕식님의 아름다운 동행.

영원을 수 놓는 아름다운 동행이어라~~~
행복을 빛-내는 아름다운 손길이어라.

아저씨,참 노래 잘 하시네요.
감사합니다,아저씨는 구두 참 잘 닦아 주시내요.

점심을 사 드리겠다고하니 아침을 늦게 먹었다고 극구 사양한다.
구두 닦은 수고비를 두배로 올려 드리고 돌아 오는 나의 발걸음.

한 겨울의 차가운 햇살에 빛나는 것은 내 구두의 광택만이 아니었다.
저보고 이렇게 노래하라고,이럴 때 당신의 노래를 들려주라고.....

당신의 노래를 저의 음역에 다 마추어 (테너키를 바리톤 키로 조정하여)보내 주신
황 덕식 선생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당신의 노래로 많은 이들에게
기쁨과 희망과 위로와 휴식을 전해 주는 소리꾼이 되겠습니다.
 

 



 

15 Comments
김수경 2007.01.15 14:16  
  훈훈하고 행복감을 주는 아름다운 이야기..
님의 가슴에 있는 그 정과 용기를 닮고 싶습니다.
님께 올 한 해 행복과 행운이 가득할 것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기원합니다.
 
자 연 2007.01.15 14:47  
  겸손이 넘쳐나니 향기라 이르고요

이 가곡 손끔보니 금년신수 님 차지요

가문은 불러 외워야  赫이난다 하더라 
정우동 2007.01.15 15:32  
  근래에 와서 인간생활 전반에 걸쳐
특히 문화예술활동에서 뚜렸한 한 경향으로 유목성-목축성이
중요시 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살롱 박물관 미술관 음악당등의 특정 공간과 시간에
국한-매이지 않으면 문화활동을 할수 없었던 시대에서
지금은, 유목민이 언제 어디서나 거처를 옮겨가며 생활을
영위하듯이 예술활동도 공간적이나 시간적으로 자유롭습니다.

권혁민 사장님은
계급장 떼고 태어 날때의 만민이 평등한 사우나에서 노래하고
구두를 닦는 아저씨를 위하여 2인 음악회도 곧 잘 치루어 냅니다.
노래를 잘 한것은 가창의 기교나 음색보다도 한데서 일하는
형편을 배려해 주는 그 따뜻한 마음씨가 그야말로 명창입니다.
심우훈 2007.01.15 16:52  
  너무나 감동적인 글 입니다... 그 구두닥는 분은 그 음악회를 평생 기억해 줄거니까...50년*365=18250 명의 관객이 감격한 훙륭한 연주였네요 ..경의를 표합니다.
김경선 2007.01.15 17:04  
  권혁민을 꼭 만나고 짚다.
수패인 2007.01.15 17:38  
  내마노에 황금 복돼지가 들어 왔네요. 님의 활동모습 황금빛 이상 입니다.
오경일 2007.01.15 18:30  
  선한 사마리아인을 보는것 같습니다.
우리 내마노 회원 모두가 권혁민님과 같은 향기나는 삶을 살아 갑시다.
권혁민님.  화이팅!!!!
해야로비 2007.01.15 19:30  
  선하신 분....주변을 환히 밝혀주는 촛불같은 분이십니다.
정창식 2007.01.15 21:18  
  시간과 공간을초월한 이시대의 진정한 연주자이시고 모든이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시는 소리꾼이 되셨습니다.
갈물 2007.01.15 22:05  
  권혁민님의  열정에  감사드리고  그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바리톤 2007.01.16 00:39  
  불현듯 슈벨트의 연가곡 겨울나그네 가운데 "der liereman"이 생각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회가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구두를 닦는 그분에게도 권혁민 선생님께도. ^^
바다 2007.01.16 11:33  
  권혁민님!
너무나 따뜻하고 아름답습니다.
이후에도 그 음악회 비록 청중이 한 분일지라도 구두를 닦으실 때마다 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다 보면 거리의 음악회 깜짝 음악회가 될 것이고 아~ 그 이후는 너무 행복할 것 같아 말을 생략하렵니다.
송월당 2007.01.17 00:27  
  권혁민님의 감동적인 글 너무 아름다워요.
님의 지극한사랑을 전수하고 싶어요.
노을 2007.01.18 10:11  
  마음을 베푸는 일에도 용기가 필요하지요.
아름다운 마음씨와 용기까지 갖추신 분,
그 음악회에 열렬한 박수갈채를 보냅니다.
유열자 2007.01.27 17:15  
  아름다운 마음의 소유자 여러사람의 사랑을 받기에 적합한 사람인
권혁민님 이 아름다운 사건을 지금 알게되 부끄 부끄
눈에 어리는 그모습 눈에그려봅니다 애써 적음음량 조절하려 애쓰시는 모습은 2007년벽두에 가장쑈킹한 뉴우스입니다
건강하쎠서 할아버지께서 기쁘하시는 손자되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