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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 <따오기> 이야기

鄭宇東 0 2773
동요시곡 < 따오기 >

                              한정동 작사 / 윤극영 작곡

 1. 보일듯이 보일듯이 보이지 않는
당옥당옥 당옥소리 처량한 소리
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이드뇨
내어머님 가신 나라 해 돋는 나라
 
 2. 잡힐듯이 잡힐듯이 잡히지 않는
당옥당옥 당옥소리 구슬픈 소리
날아가면 가는 곳이 어디이드뇨
내어머님 가신 나라 달 돋는 나라

따오기 우는 소리는 한없이 처량합니다. 그것도 저녁놀이
질 무렵 시골 냇가에서 들으면 더욱 그렇습니다.
따오기 소리를 들으면 돌아가신 어머니가 떠오르고 눈물
이 납니다. 어머니가 가신 나라는 어디에 있는 나라일까?
멀고 먼 해 돋는 나라입니다.

이 동시에서 '달 돋는 나라' '별 돋는 나라'의 표현은 모두
'해 돋는 나라'의 대구로 씌어졌습니다. 즉 해, 달, 별이 돋
는 그 나라는 모두가 같은 나라인 것입니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가 있는 나라입니다. 어머니는 다시 오지 못할
나라로 가서 있습니다. 그래서 꿈에만 보는 어머니가 되었
습니다. 주인공은 애절한 따오기 소리를 통해 다시 돌아오
지 못할 나라의 어머니를 떠올리고 그러한 상상의 세계를
넘어서 달나라로 별나라로 해나라로 날아가 꿈에서만 보
던 어머니와 다시 만나고 싶은 것입니다.

이 동시 <따오기>는
한정동선생이 192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작품입
니다. 그 당시는 제목이 <당옥이>였고, 4련으로 된 동시이
었습니다. 윤극영선생의 곡으로 더 유명한 이 동요는 일제
강점기때 신음하는 조선인의 애환과 민족감정을 표현한 것
으로 간주해 이 노래의 가창과 반포를 금지시켰고, 조국의
광복 후에 부활하였습니다.

☞ 작시자 한정동(韓晶東, 1894~1976) 선생은
평안남도 강서에서 출생한 아동문학가로서 시인입니다.
호는 서학산인(棲鶴山人). 성수(星壽) · 백민(白民)입니다.
평범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11세까지 한문을 공부하다가
12세 때부터 신학문을 배웠습니다. 1918년 평양고등보통학
교 졸업 전후 평양시청의 서기를 거쳐 진남중학교 교사로
재직했습니다.
192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따오기>가 당선되어 신춘문
예를 통해 등단한 최초의 아동문학가입니다.
특히, <따오기>는 윤극영(尹克榮) 선생의 작곡으로 광복전
부터 널리 애창된 동요입니다. 1936∼1939년까지 조선일보 ·
동아일보 진남포 지국장 겸 기자로 활동하였으며, 그뒤에
진남포 영정초등학교를 설립하고 교장으로 취임하였습니다.
 
1950년 월남한 이후 부산국제신문사의 기자(1951∼1952)를
지내고, 서울 덕성여자고등학교 교사(1954∼1961)를 역임
하면서 한때 한국아동문학회회장의 중책을 맡았습니다.
1968년 노래동산회에서 시상하는 '고마우신 선생님상'을
수상하여 이 상금과 그동안 모아둔 원고료로 1969년 '한정동
아동문학상'을 제정하여 후진들의 길을 터 주었습니다.
현재 경기도 시흥시 물왕저수지 근처에 있는 남대문교회 묘역
에 그의 묘가 있고, 그 옆에 문인들이 세운 <따오기 동요비>
가 있습니다.

韓선생의 주요작품에는
동요로 <어머니생각· 고향생각· 갈닢배· 가을나뭇잎· 가을소풍>
등이 있고,
동화에 <제비와 복남· 촛불· 눈보라 속의 우정· 거룩한 선물>
등이 있습니다.
초기의 작품은 주로 민족적 슬픔을 향토적 애상으로 표현하고,
후기의 작품은 천진스러운 동심세계를 찬미, 표출하려는 경향
을 띠고 있습니다.
특히, 그의 동요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색은,
첫째 관용적인 문어체, 재롱등을 구사하거나 영합주의에 안 빠지고,
둘째 선행 · 친애 · 동정 등 도덕심 함양의 방편으로 삼지 않았으며,
셋째 시각적인 효과를 많이 사용한 점입니다.

그리고 주요저서로는
동요 · 동시 · 동화 · 동극을 함께 엮은 《갈닢피리》(靑羽出版社,
1957), 유치원의 어린이를 위한 동화집 《꿈으로 가는 길》(文藝
出版社, 1968)이 있습니다.


 * 따오기에 대하여 *
한자어로는 주로(朱鷺)·홍학(紅鶴)이라고 하며
학명은 Nipponia nippon (TEMMINCK)입니다. 시베리아 우수리
지방에서 중국 동북 지방(만주)과 서부 산시성(山西省)에 걸쳐
분포하며, 우리 나라에는 겨울새로 도래하여 월동합니다.

몸길이는 77㎝이며 부리가 아래로 굽어 있습니다. 머리는 흰색
이나 이마·눈앞·눈주위·목에는 붉은 피부가 노출되어 있다. 뒷
머리의 깃털은 연한 등홍색을 띤 관모양을 이루고 있으며, 등·
어깨· 허리 및 윗꼬리덮깃은 흰색이나 깃털의 기부는 연한 등홍
색입니다. 날개깃·날개덮깃 및 꼬리는 흰색이며 연한 등홍색을
띄웁니다. 가슴·배·옆구리는 흰색이며 부리의 기부는 적색, 그
나머지는 흑색입니다. 다리는 짧은 편이며 적갈색입니다. 번식
기의 생식깃은 관우(冠羽)·목·등·어깨깃·날개덮깃 등이 회흑색
을 띠기도 합니다.

19세기 말 우리나라를 답사한 폴란드의 조류학자 타크자노우
스키(Taczanowski)는 서울 근교에서 50마리 정도의 따오기떼를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영국의 캠벨(Campbell)
은 우리나라에서 봄과 가을에 흔히 볼 수 있으며, 쉽게 사냥총의
밥이 되는 새라고까지 표현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었으며 1966∼1978년
사이에 대성동 자유의 마을에서 간혹 목격된 한 마리를 비롯
하여 세계적으로 20여 마리가 확인되어 있을 뿐입니다.

[민속과 상징]
우리 나라의 설화 속에서는 울음소리가 아름답지 못한 새로
나타납니다. <황새의 재판>이라는 설화는 꾀꼬리와 따오기가
서로 목청 자랑을 하다가 황새에게 가서 판결을 받기로 하였
는데, 따오기가 개구리를 잡아 황새에게 뇌물로 쓴 까닭인지
황새는 꾀꼬리 소리를 간사하다고 하고, 따오기 소리를 점잖은
장부의 소리로 평했다는 내용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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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뒤로 미룬 이 노래의 작곡자의 소개를 서둡니다.
☞ 작곡가 윤극영(尹克榮, 1903.9.6~1988.11.15) 선생은
동요 <반달>을 작사, 작곡한 대한민국의 동요작가이자 동화
작가입니다. 별명이 반달 할아버지일 정도로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본관은 해평(海平) 尹씨입니다.

한성부 출생으로, 1917년 교동보통학교를 졸업했습니다.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상록수>의 작가 심훈(沈熏)과
함께 독립만세운동에 참가하였습니다.
1920년 경성법학전문학교에 입학했으나, 결국 음악공부를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동양음악학교에 입학해 바이올린을 전
공했지만, 얼마 후 성악으로 전공을 바꿨습니다.
1922년 도쿄에서 ‘색동회’를 조직하고 다음해에 <반달, 고드
름, 설날>을 비롯하여 30여 편의 동요를 작곡했습니다. 1926년
에 한국 최초의 동요작곡집 <반달>을 출판하기도 했습니다.
8.15 광복후 만주 지린성 룽징과 대륙 허베이성 톈진에 있다가
1947년 월남하여 ‘노래동무회’를 조직했으며, 동요 100여 곡도
작곡했습니다. 1988년 11월 15일 향년 86세로 별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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